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태국 0808

방콕 시암파라곤, 헬스랜드 ~부록 : 태국 초보라면 여행 초반에 한 번쯤 가보면 도움될 곳~

명랑쾌활 2008. 10. 14. 16:57

람부뜨리 싱글룸 C101의 결점
1. 콘센트가 출입문 근처에 있다.
2. 에어컨 리모콘이 없다. 끄고 싶다면 출입문 근처의 전원 차단기를 내려야 한다.

대략 이렇다.
이용자보다는 전적으로 시공자 위주의 멋진 인테리어다.
아답터 밑에 있는 것이 전원 차단기다.
충전이고 TV고 모조리 꺼진다.

3. TV도 리모콘 기대하지 마라.
뒹굴뒹굴 TV 보다 졸리면... 벌떡 일어나서 끄고 다시 눕는 건강한 구조 되시겠다.

4. 볕이 잘 들지 않고 통풍도 잘 안된다.
젊은이들에겐 낭만일 수도 있는 빈곤한 풍경.
우리에겐 내일이 있잖아?
젊은이... 그 내일이 내 오늘일세. -_-;;

5. 세면기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마개 따위는 있지도 않고 필요도 없다.
그냥 틀어 놓으면 물이 찬다.

... 람부뜨리 빌리지 싱글 에어컨 룸이라면 거기서 거기긴 한데, 기억하시라.
씨원오원은 가급적이면 피하길 바란다.


잠을 설쳤다.
에어컨을 끄면 좀 있다 더워지고, 키면 춥고...
리모콘이 없으니 온도 조절도 못한다.
끄려면 출입문까지 가서 차단기를 내려야 하는 구조다.
타인과 같이 쓰지만 않는다면 제법 잠자리는 관대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도 나이가 먹었나 보다.
나이에 맞게 누리려면 그만큼의 재화가 필요하다는 이치가 잠깐 심난하게 한다.

오늘도 잠신님께서 나발라이 조식부페에 불러 주셨다.
잘 알지 못하는 후배를 그저 태사랑 소모임 <낀 아라이>의 같은 멤버라고 여러가지로 많이 챙겨 주신다.
오늘 조식은 나마스떼지님도 함께 했다.
나마스떼지님도 나발라이에 묵고 계셨는데, 루프뷰가 방이 없어서 디파짓 걸어 놓고 이곳에 계신거라 하신다.
오늘 방 나왔다고 연락 받아서 옮긴다고 하신다.
오홍... 가시는 김에 혹시 또 방 없나 알아 봐 달라고 부탁드렸다.

디카 메모리가 꽉 찼다.
람부뜨리 빌리지 앞 피씨방에서 자료 백업 겸 간만에 인터넷 서핑.
저렇게 생긴 곳에다 10밧 넣으면 타이머에 남은 시간이 분 단위로 뜬다.
15분에 10밧... 싼 편은 아니다.
잔돈이 없는 사람은 말없이 카운터 같은 곳에 지폐를 내밀면 된다. (물론 웃으면서)

작업이 끝날 무렵 나마스떼지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방 있단다. +_+
람부뜨리 빌리지 맘에 안들자 마자 바로 루프뷰에 방이 나오다니, 운이 좋은건가?
바로 짐 챙겨서 옮겼다.
가는 길에 잠신님께서 도와주신다고 동행해 주셨다.

3일 2,400밧. 전망 좋고 대 만족이었다.
특히 1층 로비의 셀프 주방과 셀프 음료수 판매 저금통이 너무 맘에 들었다.
사용자의 도덕성을 믿는 이 시스템이 모쪼록 서로 행복하게 유지되길 바란다.
람부뜨리의 1층에서 루프뷰의 5층으로... 지하에서 하늘로 간 듯한 느낌?
저 멀리 라마 8세 다리까지 보인다.
잠신님, 나마스떼지님과 방에 앉아 오늘 일정에 대해 얘기해 본다. (계획따윈 없다. ㅋㅋ)
서울에 왔으면 종로에, 방콕에 왔으면 시암에.
시암 갔다가 그 유명한 헬스랜드에 가기로 한다.
나마스떼지님은 따로 일정이 있으시다 하여 저녁 때 만나기로 했다.

두 분 먼저 내려가시고, 샤워하고 짐 정리 좀 하고 내려갔다.
로비에서 잠신님과 나마스떼지님이 한국 아가씨와 얘기하고 있다.
동행자들의 사정으로 졸지에 혼자서 씩씩하게 여행을 다니게 된 지혜양 되시겠다.
파타야에 있다가 방콕에서 며칠 채류하다 귀국할 예정이란다.
(후일 낀 아라이 낙슥사 사건으로 비화된 그 분이 바로 이 분이다.)
혼자 다니기 심심할 거 같았는데 잘 됬다며 냉큼 합류한다.
어디든 동행하겠다며... (이봐요 아가씨... -_-;;)

태국 무시하면 안된다는 교육을 주시는 시암 파라곤.
(원래부터 무시한 적은 없다... 아니 뭐... 조금은...)
엄청 넓은 주제에 사람은 별로 없는 쾌적한 곳이다.
1층에 위치한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위층으로 훑어 다녔다.
아직 태국 물가 감이 덜 잡혀서 윈도우쇼핑만 했지만, 한국 물가에 비한다면 그리 비싸게 느껴지진 않았다.
특히 태국 민속 기념품 품질 좋은 것으로 구입하려면 이 곳 5층의 민속품 코너가 좋을듯 하다. (가격도 싼 것도 많다!)
시장은 시장대로 스릴이, 백화점은 백화점대로 안정성이.

원래 안좋아하는 쇼핑, 관광인셈 친다고 달라질 거 있을까.
게다가 어제의 안좋은 기억이 슬슬 올라온다.
지미님과 연락이 되어 합류하여 헬스랜드로 Go Go.
가격은 2시간에 450밧. 코스마다 약간씩 다르다.
유명하고, 비싸고, 좋은 곳이라는데 사전 지식이 없으니, 그런가 보다 했다.
맛사지 소감은... 뭐 머리털 나고 첨 받아 보는 거라 이렇다 저렇다 모르겠다.
누가 내 몸뚱아리 만지는걸 싫어하는 예민하고 섬세한 -ㅂ- 성격인데, 안마사 손길이 제법 시원하게 느껴진거 보면 괜찮은 거 같기도 하다. (연인 아니면 여자가 만지는 것도 그닥...)
...솔직히 말해서 비틀고 꺾을 때마다, 자꾸 목구녕에서 괴음이 흘러 나오는데 통제가 안돼서 좀 당황스러웠다.
나 안마하는 분이나, 같은 방의 다른 분들 키득거리고... -_-;;
전문가 잠신님이나 지미님의 말씀으론 정말 잘한다고 하신다.

근처에 씨티은행이 있다니, 거기 국제현금카드 만드신 분은 참고하도록.
주차관리 하게 생기신 분들에게 물어보면 손가락질로 친절히 가르쳐 주신다.
(활짝 웃으면서 물어보면 좀더 격렬한 손가락질로 화답해 줄 것이다.)

모두 안마를 끝내고 집결하니 오후 5시 쯤?
이르다. 숙소로 돌아가기도 맨숭맨숭 하다.
잠신님이 근처에 나이트 바자가 있으니 거기나 들렀다 가자고 제안하신다.
수상시장, 주말시장, 중국시장, 백화점을 거쳐 드디어 야시장까지...
누가 나를 킹 오브 마켓이라 불러다오~ ㅠㅠ
저 허연 것은 고기 굽는 연기나 심령사진이 아니다.
담배를 물고 찍은 불손함의 댓가라고나 할까...

의외로 야시장은 좋았다.
선선했고, 그렇게 번잡하지도 않았다.
규모 상 다양함은 상대가 안되겠지만, 적어도 티셔츠 종류라면 제법 다양하다.
뭐 개인 취행이겠지만, 나로서는 짜뚜짝보다 훨씬 좋았다.
게다가 가격도 짜뚜짝에 비해 다소 저렴하게 후려친 상태에서 딜 들어간다.

조용히 동행해 오던 지혜양이 야시장에 오니 갑자기 눈에서 광채가 나기 시작한다.
각자 행동 하고서 2시간 뒤에 만나자고 하니 격하게 찬성하며 어느샌가 사라졌다.
연로하신 잠신님과 지미님, 신체 나이로는 더 연로한 나는 스윽 한 바퀴 돌아 보고는 시장 옆의 노천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환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여기 노천술집 웃기는게 서빙들이 모두 호시탐탐 손님 테이블을 매의 눈으로 노려 보다가, 맥주병이 다 비면 치타의 다리로 달려와 샤샥 치우면서 더 주문할거냐고 묻는다.
(집에 사람으로 변하는 말이라도 키우나... -_-;)
안주도 거의 다 비어가면 은근하지도 않게 메뉴판을 들이민다.
보통 세계 어디를 가던 알바에게 과도한 적극성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두 가족인가?
어떤 떡밥으로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지혜양이 묵직한 양손과 가벼운 발걸음로 합류하고, 일행은 루프뷰 방면으로 향했다.
N님과의 약속 장소는 루프뷰 들어가는 골목 입구 모퉁이의 씨푸드 가게.
음식은 보통이었으나 조용해서 좋았다.
배쓰(태국말로는 모름)라는 왕따시 물고기 구이는 담백하니 좋았다.
지미님 말씀으로는 원래 피쉬소스를 뿌려 나오는데, 한국 입맛엔 별로니 빼달라고 하는게 좋다고 하신다.
나마스떼지님은 반정부 시위에 동조하는 NGO 단체 예술가 캠프에 다녀 왔다고 한다.
거기서 친해진 태국 남자 한 분을 데리고 왔다.
32살의 윌리엄(태국 이름은 모름). 태국 최남단 작은 마을의 미술 선생님이란다.
고향에 처자식을 두고 떠나온지 6개월, 며칠 뒤면 돌아 간다고 한다.
32살이라지만 삼촌같은 마스크를 자랑한다.
평화롭고 아름답다고 고향 자랑을 하는데, 눈이 반짝인다.
다음에 태국에 오게 되면 꼭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득 잠신님이 촛불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피력하기 시작하신다.
반정부 시위에 동조하시는 나마스떼지님 때문이었을까?
분위기 시원해져 간다.
중간에 나서서 진화했지만, 사실 기분은 좋지 않았다.
잠신님이 다소 과격한 어조로 비난하시던 그 촛불 시위자 중 하나가 나였기 때문이다.
쇠고기나 대운하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얘기들... 할 말이야 많다.
하지만 그냥 참았다.
장소가 아니고, 상황이 아니었다.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어색하게 수습 후 모두 파한다.
윌리엄이 꼭 자기 고향에 와보라며 악수를 청한다.
윌리엄. 당신을 만난게 오늘 일 중 가장 기분 좋은 일이었네요.

아직 불편한 여운에 맥주를 사들고 방으로 향했다.

탁 트인 전망, 서민적인 풍경이 마음을 씻어 준다.
카오산 근처와는 달리 고적한 분위기가 좋다.

...참, 루프뷰의 장점이야 조사하면 잔뜩 나오지만, 특히 수압이 훌륭하다는 얘길 하고 싶다.
샤워기 틀면 찬 물, 더운 물 시원하게 나와, 여행에 지친 몸을 후련하게 지압해 준다.
심지어 핸드 비데를 쓰면, 직장청소의 흔치않은 경험을 누리게 될 것이다. -ㅂ-

~부록 : 방콕 초보라면 초반에 한 번쯤 가보면 도움될 곳~

1. 시암 파라곤 1층 푸드코트
태국에 오면 먹어 보고 싶었을 음식이 보기 좋게 주욱 정리가 돼있다.
물론 각자 맛집들 사전에 조사해 왔겠지만, 그전에 실제로 보고 감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주문도 어렵지 않다. 그냥 진열장 보고 짚으면 된다.
게다가 위생적이다.
저런 부스에서 식권 카드를 산다.
장 당 100밧인걸로 기억한다.
대충 요런 분위기인 곳을 돌아보다가 먹음직스러운 것을 짚어 주고, 식권 카드를 내민다.
알아서 조리해서 준고 카드와 영수증도 돌려 준다.
만약 카드에 충전된 가격보다 주문 가격이 더 나오면 말해준다. (못알아들으면 계산기에 찍어준다.)
모자란 만큼 다른 카드로 계산해도 된다.
그 앞에 놓인 소스와 오이는 우리나라의 셀프 단무지와 김치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다.
적당히 빈 자리에 앉아서 먹으면 된다.(자리 불편한 것도 같다.)
나가면서 카드를 샀던 부스에 카드를 제시하면 그 안에 남은 돈을 거슬러 준다.

2. 시암 파라곤 1층 대형마트
구조나 형식이 우리나라 대형마트와 비슷하다.
여기를 추천한 이유는 바로 각종 말린 과일이나 주전부리를 시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나나처럼 말려도 알아 볼 수 있는 과일만 있는게 아니다.
코코넛이나 두리안 같은 것은 써붙여 놔도 이게 뭔 듣보잡인지 모를 수도 있다.
과연 맛있을까도 궁금하고.
상당히 많은 종류의 건과가 진열되어 있고, 시식할 수 있게끔 놓여 있었다.
단, 값도 비싼 편 아니니 한 두개 정도는 사도록 하자.
나의 이 정보로 인해서 한국인 사절이라는 팻말이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코코넛 말린거 강추!! 쫄깃쫄깃~ ^ㅠ^
뭘 말린 것인지 겉보기로는 절대 모를 것이다.

3. 빅씨나 까푸(까르푸)같은 대형마트
태국의 대략적인 물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좋다.
태국에서 신발이나 옷, 라면, 음료수, 정육, 수산물 등에 심지어 자전거까지 모두 모여 있다.
많은 종류의 과자와 음료수가 늘어서 있으며, 한국제품들도 상당히 많다.
여기를 먼저 왔다면, 암파와나 짜뚜짝에서 바가지를 덜 썼을 터였다.
짜뚜짝에서 깎는다고 깎아서 샀던 신발이 여기서는 반값이었다. ㅠ_ㅠ
장기체류에 취사 가능한 곳(루프뷰같은)에 오래 묵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한차례 장을 봐 가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