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스트레스 7

우린 서로 당연히 다르다

우리는 흑도 아니고 백도 아닌, 그 사이에 어딘가에 있으면서 흑이나 백 쪽으로 약간 치우쳤을 뿐이다. 성격이 소심한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게 아니다. 소심한 정도는 모두 다르다. 이기적인지, 성급한지, 폭력적인지, 교활한지, 비겁한지, 성향 각각은 모두 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그 각자 무수히 다른 지표들이 모여서 한 사람의 성격을 형성한다. 우린 서로 당연히 다르다. 사람을 무언가를 하려고 움직이는 동인은 세 가지다. 하고 싶어서거나, 하기는 싫지만 한 후의 보상 때문이거나, 하기는 싫지만 안했을 경우 겪을 대가가 더 싫거나. 그런데, 하고 싶다거나 싫다는 감정도 사람마다 각자 그 정도가 당연히 다르다. 우리 애는 왜 공부를 안할까. 옆집 애처럼 진득하게 하지 못할까. 감각하는 바가 달라서 그렇다..

단상 2024.01.12

욕망하지 않는다면 결핍도 없다

빠 오가 Pak Ogah 에게 줄 동전 문제 때문에 잔돈을 신경쓰게 됐습니다. * 빠 오가 : 유턴이나 우회전 등을 돕고 수고비를 받는 사람. http://choon666.tistory.com/730 참조예전엔 식당에서 잔돈 정도는 서빙 직원들 팁으로 놓고 나왔는데요.운전기사가 알아서 해결했으니 잔돈 신경 쓸 필요가 없었거든요.이젠 제가 직접 몰고 다니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거스름돈이 올려진 계산판에서 동전을 주섬주섬 줍자니, 스트레스가 밀려옵니다.그 계산판에 5천 루피아짜리 지폐를 올려 놓으면서 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원래는 지폐는 챙기고 동전은 냅뒀거든요.그렇게 챙긴 동전은 수요량에 비해 턱도 없습니다.자질구레 자주 사지 않고, 한 번에 쇼핑을 하는 외국인 특성 상 잔돈이 들어올..

단상 2019.05.06

주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주고 잊어 버려요

주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주고 잊어 버려요.조건이니 보답 따위 생각해봐야 스트레스만 받아요.조건이든 보답이든 어차피 남일이예요. 가령, 당신 부모에게 매달 용돈을 100만원씩 드리기로 이미 결정했다면, 그냥 드리면 되는 거예요.고령이라 취업을 할 수 없어서 수입이 없으시다던가, 몸이 불편하시다던가 하는 조건들은 결정할 때 고려할 사항들이예요.이미 결정하고 났으면, 그 돈을 어떻게 쪼개서 드려야 하나, 자기 사정만 생각하세요.부모님 형편이 어렵다면 같은 액수라도 더 요긴하시겠지만, 부족하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그건 부모님 입장이에요.당신 입장에서 보면, 형편 넉넉한 부모님께 100만원을 드리든, 형편 어려운 부모님께 100만원을 드리든, 당신 돈 100만원이 나간다는 사실은 똑같아요.건강하셨던 부모님이 ..

단상 2018.12.06

하찮은 일 좀 하면 어때. 항상 유익한 일만 하란 법 있냐?

직장일은 대부분 멀티테스킹의 연속이다.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그래서 휴일에는 아무것도 안하거나, 게임, TV 등에 느슨한 집중, 혹은 즐거운 몰입을 하면서 푼다.심각한 것,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은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하찮은 것'을 주로 한다.몰입하고 있는데 누군가 자꾸 방해를 하면 집중이 깨진다.질문병 걸린 시기의 아이라던가 배우자의 잔소리가 그렇다.뭐가 됐든 몰입하고 있는 상황이 중요한 것이지만, 타인은 그걸 알아채기 어렵다.타인이 보기에 그건 하찮은 일이니까, 방해해도 괜찮다고 여긴다. 집중이 깨지는 일이 반복되면 머리에 슬슬 열이 오르면서 짜증이 나는데, 일단은 참는다.'하찮은 것'을 하고 있으니까.아랑곳하지 않고 방해가 계속되어 어느..

단상 2017.11.25

머릿속 책갈피 기능

인니인들은 직장상사가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도, 자기 말할 거 그냥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불이 나도록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계산기 두들겨 가며 숫자 적고 있는 거 뻔히 보이는데도 달려드는 경우를 흔히 겪는다.아마도 자기 말할 것만 신경쓰느라 그럴 수도 있고, 무언가에 대해 집중해 본 적이 없어서 방해 받는 게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인니에 살면서, 현지인이 남이 불러도 못들을 정도로 몰입하는 경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뭔가 계산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때, 계산의 단락까지만이라도 끝내려고 잠시만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면,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내 손이나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안달복달' 기다리는 기척을 노골적으로 보낸다.신경쓰여서 환장하겠다.아무리 교육..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을 때는 이걸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원한대로 되는게 정상인가. 가령, 키우던 고양이에 새 고양이를 데려 왔는데, 둘이 사이 좋게 지냈으면 했는데, 허구헌날 싸워서 속상하다면, 생각해 보세요. 싸우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낯선 게 왔는데 아무 경계심 앖이 친하게 대하면 그 게 비정상 아닌가? 평생의 앙숙이 될지, 그러다 친해질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경계심이 누그러지고 익숙해지기까지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을 때는 이걸 생각해 보세요. 당연하지 않은 걸 원하니, 스트레스 받는게 당연한 게 아닐까.

단상 2017.05.12

유능해 보이고 싶은 본능, 그걸 포기하는 심리

최근 잠시동안 인터넷 쇼핑몰 물류센터에서 단기알바를 했을 때 느낀 점을 정리해 봅니다. 그 전에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간단히 설명 드려야겠네요. (서론이 좀 긴데, 귀찮으시면 스크롤 내리셔서 바로 본론으로 가시길~) 1. 팔 제품을 대량으로 받는다. 2. 받은 제품을 검수하고, 일련번호가 부여된 선반에 적재한다. 3.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들어온 주문대로 선반에 돌아다니면서 낱개를 카트에 담는다. 4. 잘 포장해서 발송한다. (출처 : 모름. 대충 구글에서 퍼왔음. 기업 기밀이면 삭제 요청 하시길~) 뭐 별거 없습니다. 굳이 물류 관련 일을 해본 적 없어도, 산업 시스템을 알면 '중요한 부분들'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건 '중요한 부분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상 201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