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욕망하지 않는다면 결핍도 없다

명랑쾌활 2019. 5. 6. 12:03

빠 오가 Pak Ogah 에게 줄 동전 문제 때문에 잔돈을 신경쓰게 됐습니다.

 * 빠 오가 : 유턴이나 우회전 등을 돕고 수고비를 받는 사람. http://choon666.tistory.com/730 참조

예전엔 식당에서 잔돈 정도는 서빙 직원들 팁으로 놓고 나왔는데요.

운전기사가 알아서 해결했으니 잔돈 신경 쓸 필요가 없었거든요.

이젠 제가 직접 몰고 다니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거스름돈이 올려진 계산판에서 동전을 주섬주섬 줍자니, 스트레스가 밀려옵니다.

그 계산판에 5천 루피아짜리 지폐를 올려 놓으면서 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원래는 지폐는 챙기고 동전은 냅뒀거든요.

그렇게 챙긴 동전은 수요량에 비해 턱도 없습니다.

자질구레 자주 사지 않고, 한 번에 쇼핑을 하는 외국인 특성 상 잔돈이 들어올 일이 별로 없거든요.


생각다 못해 은행에서 동전을 잔뜩 바꿨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1059 참조)

두둑해지니 저절로 대범해집니다.

예전처럼 계산하고 나서 거스름돈 동전은 시원하게 냅두고 일어납니다.

값어치보다는 용도 상의 필요에 의해 모으느라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홀가분합니다.

동전이 충분해지자 여유가 생겼습니다.

여유가 생기자 스트레스도 줄었고요.


사는 것도 똑같지 않나 싶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돈이 문제 아니냐는 타박을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글쎄요... 여유는 그저 돈이 많은 게 아니라,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돈을 더 많이 갖는 것만 방법이 아니라, 필요하다 생각하는 걸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실제로 그런 방법을 쓰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내 집 마련 생각 안하고, 현실에 치중한다고 하는데, 그런 게 바로 제가 말한 필요를 줄이는 방법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욕망하지 않는다면 결핍도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