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또바 호수 12

[또바 호수 Danau Toba - 더 변하기 전에] 06. 다시 올테니 너무 많이 변하지 마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다.어제 일정이 어지간히 피곤했는지, 일행을 깨우려고 했더니 으르렁 거린다. 조금 더 건드리면 물 것 같아서 그냥 혼자 아침 산책을 나섰다. 숙소에 딸린 바 겸 레스토랑 원래는 이 전망 좋은 바 사진을 보고 이 숙소를 선택했는데, 단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뭔가 구려서였다.저 무대에서 여성 가수 혼자 가라오케 반주(키보드나 드럼 안씀)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데, 당최 노래로 밥 벌어 먹을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언뜻 봐서 그 가수가 맞는지 확실하진 않은데, 낮에 객실 청소를 하고 있는 걸 봤다. ㅋㅋ 숙소 앞 풍경아, 묵었던 숙소 이름은 DG Inn, Cafe & Restaurant 였다. 뭐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건너편에 줌바 댄스 하는 곳이 보인다.줌바 댄스 ..

[또바 호수 Danau Toba - 더 변하기 전에] 04. Tele 전망대

이전에 쉬었던 곳이 마지막 굽이였다.주욱 따라 올라오니, 뗄레 전망대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뗄레 전망대 전까지만 구름이 잔뜩 끼었고, 전망대부터는 선명하다. 망했다. 구름 잔뜩이다.전망대 오기까지 풍경을 즐겼는데, 정작 전망대에서는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입장료 1인당 2천 루피아 맑은 날 왔으면 좋았을텐데... 예술 사진을 찍고 있는 두 사람 ㅋㅋ 곱게 차려 입고 천천히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찍고 있다. 오토바이 타고 달리며 찍은 사진구름이 잔뜩 끼었던 길이... 산밑으로 내려갈 수록 점점 구름이 걷힌다. 대략 이런 분위기다.길 아래로 낭떠러지다.가드레일도 없기 때문에, 오토바이 초보에게는 위험하다.같은 길도 가고 옴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마냥 뒤를 보며 앞으로 갈 수 없고, 멀어지는 풍경과..

[또바 호수 Danau Toba - 더 변하기 전에] 03. 인니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길

사모시르 섬 다리에서부터 뗄레 전망대 Menara Pandang Tele 까지의 길은 풍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제가 지금껏 인니에서 지나 본 길 중 가장 풍경이 아름다운 길로 첫 손가락을 꼽습니다.그전까지는 롬복의 승기기 Senggigi부터 방살 선착장 Pelabuhan Bangsal 까지의 구간과 역시 롬복 남부 꾸따부터 셀롱 블라낙 해변 Pantai Selong Belanak 가기 전까지의 구간, 사모시르 섬 뚝뚝 Tuktuk 부터 빵우루란 Pangururan 구간이 제 마음대로 순위에서 1~3위를 다투었었죠. 바다쪽에 이런 풍경이 보이는 해안도로인 승기기-방살 코스http://choon666.tistory.com/291?category=289511 오르락내리락 고갯..

[또바 호수 Danau Toba - 더 변하기 전에] 02. 전망대 롸이딩

아침 7시 반 쯤 풍경고산지대라 기온은 쌀쌀하지만, 적도지방답게 햇빛은 벌써 제법 따갑다. 오늘은 오토바이를 빌려 뗄레 Tele 전망대까지 롸이딩을 하는 게 주요 일정이다.또바 지역 오토바이 대여료 시세는 보통 1일 12만 루피아에 기름 만땅이다.오토바이 기름 만땅 4리터라고 치면, 대략 오토바이만 8만 루피아에 기름 1리터 당 1만 루피아 정도가 되겠다.오토바이 대여료만도 다른 지역에 비해 꽤 비싼 편이지만 (발리 6만 루피아), 기름값을 1리터 당 1만 루피아로 책정해서 만땅 넣고 대여하는 상술이 얍삽하다.기름값이 1리터에 8~9천 루피아 정도니, 대여하면서 4리터를 본래 가격보다 비싸게 강매하는 셈이고, 기름 똑 떨어진 오토바이를 끌고 가서 반납하지 않는 한, 아무리 알뜰하게 타도 반납할 때 기름을..

[또바 호수 Danau Toba - 더 변하기 전에] 01. 실랑잇 국제공항으로

또바 호수 Danau Toba 에 다녀왔습니다.약 7년 전에 가보고 이번이 두번째네요.http://choon666.tistory.com/325?category=289511또바 호수로 여행지를 결정한 이유는, 첫째, 또바 호수에서 가까운 실랑잇 공항 Bandara Silangit 과 자카르타 공항을 이어주는 항공편이 생겨서 여정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실랑잇 공항에서 빠라빳 항구 Pelabuhan Parapat 까지 2시간입니다. 기존의 메단 Medan 에서 빠라빳 항구까지는 대략 6시간 정도 걸렸지요.게다가 또바호수 옆을 달리는 구간은 내리막 굽이길인데, 워낙 차들이 무식하게 달려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위험구간이기도 하고요.2011년도에 또바 호수에 갔을 적에는 꼭두새벽에 자카르타의 집에서 ..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8. 이런저런

또바 호수를 여행하려는 분들을 위한 이것저것 1. 메단에서 또바 가는 택시는 가급적 앞에 앉아서 갈 것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쏠쏠한데, 앞에서 보는게 제 맛! 하지만 보통은 일행과 같이 다니니, 저처럼 혼자 다니는 사람들에게나 쓸모 있는 팁이군요. 2. 선착장 삐끼와는 가급적 거래하지 말 것. 내 또바 여행에 자잘하게 시련을 준 이런개%$%#삐끼색히 Burju 발리를 제외하고는 인니 어디를 가든 관광지에는 삐끼가 달라 붙는데, 삐끼를 통하지 않는게 당연히 여러모로 낫습니다. 달라 붙으면 싱긋 웃으면서 " No, Thanks." 라고 단호하게 얘기하세요. 이미 숙소 구했다, 어쨌다 말 많이 하면 할 수록 피곤합니다. 그냥 싱글거리면서 못알아듣는 척 하는게 상책입니다. 굳이 정보가 없어서 삐끼 소개로 숙..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7. 보너스 보트 투어, 그리고 복귀

보트 타고 빠라빳 항구로 돌아간 여정 떠나는 날 아침 숙소 레스토랑에서 본 거리 인니에서 이런 추적추적한 비는 드물다. 다른 열대지방이 그렇듯, 요즘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한국도 그렇듯, 게릴라가 느닷없이 나타나 와다닥 쏘고 사라지는 비가 보통이다. 하늘도 온통 구름으로 넓게 뒤덮였다. 따로 예약을 하거나 연락을 하거나 할 필요 없다. 숙소 호변 쪽에서 시내버스 기다리듯 기다리면 된다. 개인 자가용도 다닌다. 아니다. 자영업자의 영업용 운송수단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좀 기다리자니 한 대 온다. 오른편이 내가 묵었던 사모시르 코티지, 그 왼편은 안주 Anju 코티지... 술만 가져가면 되는 숙소인가 보다. 따로 돈 내고 보트투어를 할 필요가 없다. 마을보트(?)가 손님을 태우려 호변을 샅샅이 훍고 ..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6. 잔 곳, 먹은 것, 본 것

사모시르 코티지 호수 반대편 방향 입구 보통 배 타고 바로 호수 쪽 선착장에 내리기 때문에 여기가 정문이 아닌 거 같다. 사모시르 코티지의 가장 싼 방 10만 루피아에 묵었는데, 가격 대비 무난했다. 적도 근처의 열대지방에 왠 담요냐 싶겠지만, 매우 필요하다. 추위에 약한 사람이라면, 새벽에는 김밥말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변기에 물이 안차서 휴지통에 물 받아 처리해야 했던 화장실. 덕택에 다른 방 바꿔달라고 해서 갔는데, 거기도 물 시원찮게 내려가기는 마찮가지였다. 그냥 휴지통에 물 받아 수동으로 처리하는게 더 깔금할 정도. 방 앞에서 바라본 복도. 어디가든 먹어보는 인니 볶음밥 나시 고렝 Nasi Goreng. 사모시르 코티지에 딸린 레스토랑 것의 수준은 절대값으로도 내가 먹어 본 중에 중간 약간 밑..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5. 스쿠터 롸이딩 III - 잘못든 길로

왼쪽 길로 들어섰어야 했다. 오른쪽 길은 물론, 정면의 길도 지도 상에는 없는 길이었다. 오른쪽 길이 지도 상에 없는 길이니, 당연히 정면 길로 가면 된다는 생각을 어쩌다 하게 됐을까? 왼쪽 길은 왜 아예 생각도 안했을까? 이제 길은 포장 따위는 해 본 적이 없어 보이는 진정한 비포장 도로다. 마주치는 현지인들의 표정도 이제 거의, '여기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을 보는 듯한 표정이다. 급기야 뜬금없이 길 한가운데에 왠 애 하나가 엎드려 뒹굴 거리고 있다. " 뭐냐? 왜 그러고 있냐?" " 요 뒤에 다리 끊어졌어요~" " (허걱) 오 그래? 그럼 되돌아 가야 하니?" " 아뇨, 요 옆길로 가시면 돼요." " 엉, 고맙다." 넌 왜 거기서 그러고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애들에게 너무 어려운 질문을 ..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4. 스쿠터 롸이딩 II - 가지 말라는 곳으로

2단계 코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쁘지 않았다. 1단계 코스 못지 않게 경치도 좋았고, 길만 따지면 더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는 코스였다. 관광객들이 가이드나 호텔 직원의 권유를 잘 따라서인지, 관광객이 드물게 오는 모양이었다. 마주치는 현지인들이 나를 보는 표정에서, 신기한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이 더 강했다. 짓고 있는 중인지, 아니면 요즘 대세인 뉴웨이브 미니멀리즘 컨셉인지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난 교회. 결혼식하는 곳이 있어서 잠시 멈춰서서 찰칵. 한순간 신랑신부보다 더 주목 받는 존재가 되었다. 확실히 외국인이 드물긴 드문 모양이다. 덤으로 붙잡아다 결혼 시킬듯한 시선집중이 무서워 얼른 자리를 떳다. 한국 버스 개념의 저 봉고차 버스도 다른 곳과는 달리, 지붕에 바리바리 짐들이 쌓여 있었다.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