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I 35

[인니가 한국과 다른 점] 3. 도움, 감사, 답례

예전엔 나도 '도움'을 한국식으로 인식했다.발리 첫 여행 때, 숙소를 찾는 나를 도와준다고 한 사람이 숙소까지 오토바이로 태워주고서는 돈을 달라고 했을 적에 '인니 참 엿같은 나라네!'라고 욕한 적도 있고 그랬다. 지금은 도움을 받으면 가급적 답례를 하려고 한다. (물론 가장 깔끔하고 유용한 도구인 돈으로)상황과 상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작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적은 돈으로라도 감사의 표시 정도는 한다.인니에도 "담뱃값이라도 하세요."라는 관용적 표현이 있다.관용적 의미가 한국과 다른 점은 한국은 정말 담뱃값만큼 주면 거지 취급하냐고 기분 나빠하지만, 여긴 그보다 덜 줘도 된다는 거다.못사는 나라라서가 아니라, 돈에 체면을 연관시키는 한국과 달라서 그렇다.물론 안줘도 된다.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안준..

공무원이 되면 뒷돈 뜯는 게 당연해지는 건가?

난장판 마을 반장 선거 포스팅을 했던 적 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601)(반장 자리 안놓겠다고 버티다 결국 떨어져 나간 전임 반장은 선거 사건 후 1년이 안되어 코로나로 사망했습니다. 인생무상...)포스팅 마무리 글에 '이제 갓 두 달이라 평가하긴 이르지만, 전임 반장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습니다'라고 썼네요.평가가 일렀습니다. ㅋㅋㅋ전임 반장은 돈 밝히고 권위주의 쩔기는 했지만, 최소한 발급은 해줬는데, 신임 반장은 발급을 안해줍니다. 반장 취임한지 2년 무렵입니다.자동차 세금 때문에 도미실리를 발급 받으려 아내가 반장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반장이 집에 있을 때 가서 받아야 하거든요.읽음 표시는 떴지만 답장이 없습니다.다음날 오전 아내가 다시 메시지를 보내..

[결혼의 행복] 1. 바퀴벌레

벌레가 무섭다. 아마도 군대에서 제초작업하다가 벌에 몇 방 쏘여서 쇼크로 죽을뻔 한 이후로 그렇게 된 거 같다. 어렸을 적엔 안그랬다. 시골에서 자랐고, 어지간한 벌레는 다 손으로 잡고 놀았다. 죽을뻔 했다는 거 과장 아니다. 벌독 알레르기 체질이었다. 영화 에서 소년이 죽었던 그 체질인데, 100명 중 1명 꼴이니 그리 희귀한 건 아니다. 군사지역 답게 차량이 뜸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다른 부대 간부 지프차 없었으면 정말 죽었을 거다. 어렸을 적엔 쏘다니며 여기 저기 쑤시고 다니며 다치거나 뭐에 물린 적도 많았는데, 하필 벌에 쏘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그런 체질인지 몰랐다. ㅋ 일단 변명은 잘 깔았고... 내 아내는 바퀴벌레를 그리 무서워하지 않는다. 아무렇지 않아 하는 건 아닌데, 돌고래 초음파 비..

엄한 놈 똘짓에 같은 한국인이라고 불이익 당한 썰

체류 허가 연장이나 차량 세금 납부 등에 도미실리 Domisili (실거주 증명서)가 필요하다. 반장이 발급하고 통장의 서명까지 받아야 효력이 있다. 차량 세금 납부 때문에 도미실리를 발급 받으려는데 어째 차일피일 미뤄졌다. 보통 당일이나 그 다음날이면 나올 게 닷새가 지나도 발급 받으러 오라는 얘기가 없다. 어찌된 건지 알아봤더니 최근 주택단지 내에서 한국인이 사고를 쳤다고 한다. 예전에 이 주택단지에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간 한국인이 이곳에서 도미실리를 받았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이민국 직원과 경찰이 방문 조사를 온 사건이 터졌고, 비슷한 시기에 60대 한국인이 저녁 7시에 주택단지 후문을 열라며 자동차 클락손을 계속 울리고, 급기야 통장이 왔는데 욕설을 하며 싸우는 사건도 터졌다고 한다. 후문은 ..

르바란 연휴 직후 배달음식 주의

르바란 명절 나흘 후 피자헛에서 피자를 주문했다. 느낌은 좀 쌔했지만, 그래도 개점 후 3일 지났으니 괜찮겠거니 했다. 피자는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데, 갈릭 크림 소스가 상태가 영 안좋다. 냉장고에 오래 뒀을 때 나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소스는 버리고 피자만 먹었다. 배탈 났다 향 강한 토마스 소스 처발라 익혀서 그럭저럭 괜찮게 느낀 거지, 피자 재료들도 냉장고에 처박아 놨던 거였나 보다. 3일이면 소진이 됐거나 버렸거나 했을 거라는 생각이 안일했다. 긴 명절 연휴가 있다면, 그 전에 식재료를 조절해서 장기 보관하는 양을 최소화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다. 예전엔 짧으면 7일, 길면 10일의 르바란 연휴 동안 전국이 올스톱이었지만, 요즘은 쇼핑몰과 프랜차이즈가 명절 피크 2~..

인니 최대 명절, 르바란 기간에 귀향한 인니인들은 뭘 할까?

2024년 르바란 휴일은 4월 7일부터 15일까지다. 7~10일 간의 휴가 기간 동안 귀성길 정체를 뚫고 고향에 가서 친구나 친지를 만나고, 이틀 간의 명절을 지내고, 일터가 있는 도시로 귀경하는 일정인 거야 딱히 한국과 다를 거 없다. 효율을 중시하는 사람은 정체를 피하기 위해 명절 첫날만 지내고 서둘러 귀경길에 오르기도 하는 것도 한국과 비슷하다. 고향의 가족, 일가친척, 친족과의 유대감은 (한국과 달리) 여전히 두텁다. 고향을 떠나기 싫어서, 명절 후 떠나야 할 때를 하루 이틀 일주일 미루다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한국과 좀 다르다. 심지어 귀경을 포기하고 고향에 눌러앉는 사람들도 그리 드물지 않다. 대부분 일반 생산직이나 식당 종업원, 막노동꾼 등 힘들고 보람은 적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도..

Oishi Rasa Udang Pedas - 새우깡의 완벽한 대체품

새우깡 먹고 싶을 때 사먹는 현지 과자 오이시 Oishi. 한인 마트 새우깡은 이거 보다 양도 적은데 가격은 세 배다. 맛 똑같다. 어차피 새우깡도 일본 과자 배꼈는데 뭐. 근데 웃기는 건, Oishi래서 일본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태국 토종 브랜드랜다. 태국에서도 일본 과자 배껴 팔았는데 대박 터져서 종합식품 대기업이 됐고, 동남아 지역을 석권했다고 한다. ㅋㅋ 한 가지 더, 일본의 오리지널 새우 스낵도 인니의 끄리삑 우당 Keripik Udang 이 원조라는 썰이 있다. 다시 또 거슬러 올라가면 끄리삑 우당도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썰도 있고... 뭐 어쨌든 굳이 비싼 수입 제품 한국 새우깡 사지 않아도 돼서 좋다는 게 결론.

Tolak Angin Icecream - 쌍화탕 아이스크림?

인니 제약회사 시도문출 Sidomuncul 에서 똘락 앙인 Tolak Angin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는 소식. 몇 차례 포스팅 했던 똘락 앙인은 네덜란드 약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인니 최고의 생약 명약이다. 한국의 쌍화탕과 맛도 비슷하고 효능도 거의 같아서 늘 상비해두고 있다. 으실으실 하거나 컨디션 좀 안좋다 싶을 때 요거 하나 먹고 자면 좋다. 가격도 쌍화탕 5분의 1. 한국에는 쌍화탕 아이스크림 안나오나?

헛똑똑이 현지인 사기꾼

"수작업으로 했어도 평균 월 6백만원은 벌었어요. 안디가 3백, 제가 3백 나눠 가졌죠. 설비가 있다면 더 벌 수 있습니다." 아르디는 자신있는 목소리로 단언했다. 그가 내민 제안서에는 원료 단가나 생산 코스트, 매출 같은 구체적 수치가 없었다. 하지만, 미스터 킴은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미스터 킴의 심정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암 판정을 받고 화학 치료를 거쳐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아직도 한 달에 한 번 투약을 받아야 했다. 완치는 불가능했고, 회사는 그만 뒀다. 그는 책임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이미 주어진 책임은 끝까지 다 지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남겨질 가족에게 지속적인 수입원이 되어줄 사업 아이템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두고 싶었을 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