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160

정체 불명의 현지 소주 <오빠 주세요 Oppa JuseYo>

인니 현지 한류팬들 SNS에 돌아다니는 사진입니다. 인니 업체에서 만든 제품이라네요.하긴, 한국인이 생산에 관련이 있었다면 '참이슬'이라는 글자를 떡하니 박아 넣는 패기를 보일리가 없겠죠.구글링 해봐도 관련 정보가 전혀 뜨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막 시판되는 모양입니다.나날이 높아져 가는 한류의 위상을 다방면에서 실감하게 됩니다. ㅎㅎ

자카르타 동부 복층 유료도로

2019년 12월 15일,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뻗은 유료도로*의 복층 도로가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2017년 초에 건설을 시작하여 거의 3년 만입니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유료도로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통행료를 받기 때문에 오토바이나 어중이 떠중이 차들이 진입하지 못할 뿐, 관리가 미흡하여 도로 상태도 좋지 않고 정체가 상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고속으로 달리기 힘든 도로거든요. 빈 땅 널리고 널렸는데 확장하면 될 걸 뭐하러 2층으로 올렸냐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인니는 사유재산 권리 보장이 한국보다 강력합니다.국책사업을 위한 강제 수용이 한국에 비해 매우 까다로와서 거의 불가능합니다.다수의 효율을 위한 소수의 희생 강요 Vs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소수의 권리 보장어느쪽이 더 옳은가는 각자 가치관..

인니의 불닭볶음면 짝퉁 제품

불닭볶음면 짝퉁입니다. ㅋㅋㅋ 삼양 SAMYANG 의 로고 폰트까지 비슷하게 흉내내어 SAYANK 이라고 교묘하게 바꿨네요.인니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미 삼양 Mie Samyang'이라고 합니다. 사양 Sayank 은 원래 sayang 이라는 단어를 살짝 변형한 SMS 속어입니다.인니인들은 재미 삼아 원래의 단어 철자를 비슷한 발음이 나는 철자로 바꿔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sayank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뜻은 사랑, 애정이라는 의미의 어근이고, 연인이나 배우자, 자녀를 부르는 애칭이기도 합니다. sayank 이라는 뜻답게 닭이 사랑스럽게 고추를 껴안는 그림을 넣었네요. ㅋㅋㅋ도대체 어떤 업체가 이런 멋진 짓을 했는지 찾아 봤습니다. PT. Megah Putra Sejatera 라는 업체는 술라웨시..

과연 포장 때문일까요?

인니의 모 한인 마트의 자체 생산 가래떡과 떡볶이떡 포장이 바뀌었네요. 예전엔 떡집이 흔히 하는, 스티로폼 접시에 담아 랩으로 포장하는 식이었는데, 비닐 봉지에 담아 열처리로 밀봉하는 포장이 되었습니다.비록 가장 저렴한 단색이지만 상표와 로고도 포장 위에 그럴듯하게 인쇄되어 있고요.한국에서 수입해오는 종가집 브랜드 제품(사진 좌측 빨간색)에 비해 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떨어지니까 그 대책으로 포장을 비슷하게 리뉴얼한 모양입니다.흠... 매출 감소의 원인이 과연 포장 때문일까요? 전 가래떡을 좋아합니다.설탕이나 조청, 꿀이 앞에 있어도 그냥 맨가래떡만 먹을 정도로 가래떡 자체를 좋아합니다.떡볶이나 떡국도 좋아하는데, 가래떡으로 한 음식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거지요.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반드시 가..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외전 4. 그 때 그 사람

강찬승 부장은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식의 전형적인 한국식 공장 관리자였다.베트남 근무 당시, 다른 직원들을 규합해 반항하던 깡패 출신의 직원을 공장 외부로 불러 맞짱 떠서 굴복 시켜 자신의 심복으로 삼았다는 일화를 자랑스레 얘기하곤 했다. 실제로 그랬는지 아니면 그런 사람으로 보여지길 바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성격의 사람이 새로 부임한 공장에서 적당한 대상 하나 잡아 본보기로 박살을 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기강을 잡으려고 했을 건 뻔하다. 일반 직원 잡아 봐야 웃음거리만 된다. 짱을 먹으려면 그 지역 짱이나 최소한 그에 버금가는 애를 박살내야 한다... 뭐 그런 생각이었을 거다.그는 공장 내 배후 권력자들 중 생산 총괄을 타겟으로 잡았다. 생산 총괄은 오랜 한국 봉제 업체 경력을 인정 ..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외전 3. 권력 싸움이 훑고 지나간 자리

창업주 회장과 아들인 사장, 그 밑으로 치열하게 견제하는 부사장파와 상무파.스카웃된 해외파 부사장은 기업 운영의 선진화, 합리화를 지향.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파 상무의 반발.드라마에나 나올 너무 전형적인 패턴이지만, 바꿔 말해 전형적이기 때문에 실제로도 흔한 법이다. 본사 부사장은 각 해외 공장들의 생산 관리를 현대화 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의 주먹구구식 자재 사용을 막아야 했다. 불량이 터져도 차후 생산 자재를 끌어다 써서 덮기 때문에 생산성과 불량률을 정학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창고 관리를 외주에 맡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창고 관리 직원이 같은 회사 소속이면 소용없다. 인사권도 없는 외주 업체의 통제를 직원들이 따를리 만무하다. 부사장은 창고 관리 직원까지 외주 업체 소..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외전 2. 해외 진출 봉제업계, 그 험한 세계

사람은 자신이 다루는 것과 성격이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돌을 다루면 돌처럼, 쇠를 다루면 쇠처럼, 흙을 다루면 흙을 닮아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천과 옷을 다루는 봉제업은 하늘하늘 부드럽고 따듯할까? 봉제 분야는 거칠다. 한국의 다른 공장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그렇다. 더 한 곳이라면 신발 정도일까. 80년대, 외국의 저임금 국가로 진출했을 당시의 사고 방식에서 멈췄다. 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인과 달랐고, 그 나라 정부 역시 외국인의 편은 아니었다. 갖은 고초를 겪으며 결국 살아 남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방식이 옳다는 굳건한 신념이 있다. 이후에 들어온 한국인들도 그런 사람을 윗사람으로 모시고 일을 배웠다. 윗사람의 방식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발 붙일 수 없다. 최소한 선배와 비슷하거나, 더 지독하게 ..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외전 1. 왜 굳이 남의 회사에 창고 외주 관리를 맡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고 관리 업무란 게 별 거 없어 보일 것이다.생산할 제품에 필요한 자재들을 파악하고 소요량을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생산 일정에 맞춰 자재 발주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가공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납품된 물건 종류와 수량 맞는지 확인하고, 잃어 버리거나 파손되지 않게 잘 보관했다가, 생산에서 달라는 대로 인계하면 되는 거 아닌가.맞다. 창고 관리 업무라는 건 그 게 전부다. 별 거 없다.하지만 그렇다면, 왜 어떤 회사들은 다른 회사에 비용 지불해가며 외주 관리를 맡길까?단순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납품된 물건 종류와 수량 맞는지 확인하고, 잃어 버리거나 파손되지 않게 잘 보관했다가, 생산에서 달라는 대로 인계하면 되는 그 별 거 없는 업무가 어..

초자연적 현상을 경험했던 썰

제가 근무하던 공장은 주변에 인가가 전혀 없는 곳이었습니다.뭐 인니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이 그렇습니다만, 그보다 더 심했습니다.부도로 폐쇄된 공단 구역 내 한 켠을 임대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용무가 있어서 찾아 오는 사람 말고는 아예 인적이 없었지요.낮엔 그나마 괜찮았지만, 밤이면 분위기가 제법 음산했습니다.폐쇄된 공단이니 전등 시설을 가동할 리도 없으니 컴컴했지요.몇 년간 방치된 빈 공장 건물이 옆에 있었는데, 밤이면 유난히 시커먼 유리창 너머 뭐가 있을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호젓한 분위기였습니다. (두 번째 사진 참조) 2011년도 초중순 즈음이었을 겁니다.공장 초기 세팅 때문에 거의 매일 밤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 혼자만요.한국에서 보낸 기계는 아직 도착 전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노동자의 날에 돌아다니는 하이에나들

회사 관리자 입장에서, 인니의 노동자의 날은 좀 특별합니다.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은 몰라도 노동자의 날 만큼은, 회사가 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특근을 시키지 말아야 하는 날이거든요.특근을 시키려면 반드시 출근하는 직원들의 동의를 받고 그 증거를 확실하게 남겨두어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노동자 연합 단체가 회사에 쳐들어 와서 시비를 걸 때 골치 아픕니다. 언젠가 노동자의 날에 마케팅 오피스로 출근했던 적이 있습니다.반드시 처리해야 할 사무 업무가 있어서 저 외에 사무직 직원 3명만 출근했습니다.사실 생산 업무도 좀 급했지만, 그럭저럭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직 직원들은 출근 시키지 않았습니다.마케팅 오피스는 공단 구역 내에 있었습니다. 공단 구역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2층 사무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