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52

선거는 차선의 선택이 아니라 증오의 역선택이다

'OO 지역에서는 XX당 후보라면 강아지도 공천 받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있다.폭력, 사기, 성범죄 전과자들의 당선으로 실제 증명되기도 했고.이런 일들을 어떻게든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부패했지만 유능한 OO당 후보, 깨끗한척 하지만 무능한 XX당 후보, 이념 갈등, 정부 예산, 지역 홀대...다 개소리다. 머리 좋은 보수 언론들이 프레임으로 뿌린 새빨간 거짓말이다.애초에 논리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틀렸다.투표 행위를 차선을 뽑으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건 완전 착각이다.투표 행위는 감정이다.그리고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미움, 즉 증오다. 증오의 대표적인 예가 백인 우월주의자의 흑인에 대한 증오다.OO 지역에서 YY당 후보가 당선되는 건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 후..

시사 2024.12.19

부자의 세금에 대한 감정

소득으로 따지면 한국에서 난 평민이었다. 평민 계층 중에서도 중하위 정도?인니에서는 고소득자가 됐다. 인니도 소득 분위별 과세율이 달라서 계산이 좀 복잡한데 대략 평균을 내면 근로 소득세가 대략 27% 정도 됐다.근데 내가 뭐 혜택 받은 건 없다.예전엔 외국인은 사각지대였던 건강 보험도 강제로 가입시키고 악착같이 뜯어 간다.관련 부처 대변인이 건강 보험 예산 부족 이슈 관련해서 '부자들은 건강 보험료는 납부하지만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기를 권장한다'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문화가 다른 나라다. (구걸과 반강제적 기부 강요에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하지만, 건강 보험 적용 진료는 너무 열악해서 실질적으로는 혜택 받을 일이 없다.아니, 그냥 인니 의료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병원에 가질 않는다.물론 외..

시사 2024.07.10

맥도날드 알바나 하고 살겠다는 허황된 꿈

맥도날드 알바로 생계 유지하면서 소소하게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해외 여행이니 좋은 집 같은 욕망 포기하면 가능하지 않겠냐. 고등학교 갓 졸업했던 시절, 친구와 의기투합(?)해서 나눈 얘기다.그 후 몇 년 뒤, 친구가 변했다.회사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고 커리어를 쌓았다.난 친구가 변했다고 생각했다.친구는 그런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내가 얼마나 현실성 없는 꿈을 꿨는지, 시간이 더 지나서 알게 됐다.맥도날드 시급 수입 정도로 주거비가 감당이 되는 지역엔 맥도날드가 없다는 사실을.맥도날드 시급 수입 정도로 주거비가 싼 지역에서 맥도날드를 출퇴근 하려면 교통비 지출이 커진다는 사실을.대중교통비가 무료가 될 나이가 되면 맥도날드에 취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괜찮은 지역에 있는 괜찮은 회사에 들..

시사 2024.06.07

대기업은 납품 단가 인하를 흥정하지 않는다

대기업은 단가 인하를 흥정하지 않는다.대기업은 납품 단가를 조정하고 협의한 후 통보한다. 하청의 원자재 및 부품 사입 단가표를 펴놓고 납품 단가를 조정한다.하청의 담당직원 불러다 놓고 조정한 납품 단가 리스트와 원가표를 들고 협의한다.그리고 통보한다.그 과정은 격정적이지 않다. 숫자만 본다. 앓는 소리는 좀 해도 그냥 나오는 소리다. 그런 거 안통한다는 거 서로 뻔히 안다. 대기업 구매부 정도 되면 하청이 납품하는 제품 원자재 하나 하나의 사입 가격을 다 파악하고 있다.하청의 인건비, 설비비 및 감가 상각, 수도광열비, 관리 지원비까지 거의 정확하게 추정한다.무슨 첩보원이 정보 수집이라도 하듯 대단한 것도 아니다.하청의 거래선 뻔히 파악하고 있고, 조달하는 자재나 부품도 대기업이 사려면 못살것도 없다. ..

시사 2024.04.26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능가.

1960년대까지 결혼식에서 애국가 부르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 남자 장발은 걸리면 바리깡으로 밀었고, 미니스커트도 단속했다. 관련 법령은 1988년 12월31일까지 존재했다 1980~81년엔 사람들 마구 잡아다가 삼청교육대에 집어 넣었다. 1981년까지 0시부터 4시까지 밖에 다니면 경찰서 유치장에 갖혔다. 1988년까지 단순 관광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지도 못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군대에서 딱히 간부 눈치를 보지 않고 하급자 구타나 가혹행위를 했다. 1994년까지 비행기나 버스 안에서 흡연 가능했다. 1997년 IMF 이전에는 직장 상사가 형, 삼촌, 사장이 아버지와 같다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회사를 가족처럼', '직원이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같은 드립의 근본이 이 때였다. 1..

시사 2023.12.29

Gim Bori 후리카케

한류가 주류로 올라서면서, 드디어 후리카케에 김이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까지 나왔다. (한국에는 밥에 뿌려 먹는 양념가루를 뜻하는 단어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서 부득이 원조인 후리카케라는 단어를 쓴다.) 원래는 음식 카테고리에 올릴 포스팅이었는데 하필 Gim Bori, 까딱 하면 짐보리라고 읽게 되는 제품명 덕분에 애매해졌다. 짐보리라고 하면 상당히 언짢아 할 사람들이 있겠구나 싶어서 시사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정치적 문제를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침묵하지 않는 사람은 비난 받아 마땅한 게 소위 자유민주주의라는 한국의 독특한 이념 아니던가. 정치 문제를 거론하는 행위를 죄악시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요지경 세상이다.

시사 2023.10.13

예전은 좋은 시대였고, 지금은 불행한 시대일까?

지금의 2030 세대가 윗세대의 청년 시절 때에 비해 더 불행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윗세대 때가 더 힘들었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2030 세대는 윗세대 때보다 '더 불행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불행은 감정이다. 감정은 정량 비교 할 수 없다. 불행은 결핍감에서 나오고, 대부분의 결핍은 비교로부터 비롯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비교가 더 분명하고 수월해졌다. 동류들과 분노와 불행의 감정을 나눠 증폭되기 쉬워졌다. 더 불행함을 느끼는 이유는 정보 공유 기술의 발전 탓이다. 요즘에 비해 사회와 기술 발전이 뒤떨어진 시대였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는 말은 틀렸다. '더' 힘들다는 비교는 동일 조건에서 해야 한다. 80, 90년대가 지금보다 뒤떨어진 시대였지만,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대였다. ..

시사 2023.09.01

시험 -> 공정성, 공정성 -> 시험?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불공정합니다. - 그동안 일해왔던 계약직들은 정규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정규직이 되려면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고 입사해야 합니다. - 시험을 왜 치르는데요? 그게 공정하니까요. - 적합한 사람을 뽑는 방법 중 시험이 공정한 거 아닌가요? 시험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적합하지 않습니다. - 계약직들은 이미 수년간 근무하면서 적합성을 입증했습니다. 그럼 계속 계약직으로 두면 됩니다. 정규직이 되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공정합니다.

시사 2023.07.31

아무렴 TV조선도 바보일리 없지

TV조선은 예능이고 드라마고 당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감이 없는 건 줄 알았다. 최근 한극에 가서 부모님 집에 있었다. 부모님은 TV를 보지 않으시더라도 TV조선을 틀어 놓으셨다. 나야 조선에 좃자도 싫어하지만, 내 집이 아니니 잠자코 있었다. 어차피 TV는 아예 안본지 몇 년 됐다. 안볼 순 없지만, 안들을 순 없다. 며칠 들리는대로 소리를 듣다가 문득 깨달았다. TV조선의 '모든'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템포가 느렸다. 전체적으로 컷 전환이나 말투가 느렸다. 예능은 노인이나 예전에 유명했던 사람이 주로 나온다. 티키타카도 옛날 식이고 서로 까대는 거 없이 잔잔했다. 연장자를 대우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장자가 말을 하면 다들 경청하는 자세와 표정이었다. 젊은 출연자는 까불까불 재롱을 부리는..

시사 2023.04.18

국민 통합이라는 허구

자연 보호 정책은 토건 개발 이익 집단에게 손해다. 탈원전은 원전 이익 집단에게 손해다. 월급쟁이 생활 수준의 향상은 고용주들에게 손해다. 심지어 교통 체계를 완벽에 가깝게 개선해서 교통사고율을 1%이하로 낮춘다면 국민 모두가 좋아할 것 같지만, 보험회사나 렉카차 등 사고 처리 관련 업계가 어려워진다. 옳은 일이니까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건 인격자나 가능하다. 거의 국민은 인격자가 아니고,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면 불만을 품게 마련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 통합은 불가능하다. 제각각 가치관이 다르고, 이익 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이 대립하고 분열하는 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국민 통합을 주장하는 정치인은 거짓말을 하는 거다. 혹은 독재옹호자, 권위주의자거나. 너와 내가..

시사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