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UI 16

마또아 Matoa - 두리안 맛 살짝 나는 인니 과일

내가 처음 필드에 나간 골프장 이름이 마또아 Matoa 였다. UI BIPA 어학 코스 시절, UI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었다. 마또아가 과일 이름이란 걸 안 건 몇 년 후였다. 골프장 인근에 마또아가 많이 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나. 10여 년 만에 드디어 마또아 실물을 봤다. 생긴 건 당장에라도 새끼 익룡이 알을 깨고 나와 지구를 멸망시킬 것 같이 생겼지만... 노르스름 쫄깃한 과육이 들었다. 단맛이 은은한 편인데, 두리안 맛을 1백분의 1로 희석한 거 같은 묘한 구린내가 있다. 두리안과 렝껭이 종을 넘어선 뜨거운 금단의 사랑을 나눠서 태어난 녀석인 거 같다. 그리고, "이 아이의 이름은 마또아로 지으시오."하고 떠났겠지. 남자들이란... (마또아는 렝껭, 리치, 람부탄, 망고스틴과 같은 종이다...

예전의 데뽁 Depok 마르곤다 길 Jalan Margonda 풍경

2009년 7월, 마르고 씨티 Margo City 앞 육교 위에서 찍은 Jalan Margonda 자카르타 방향당시 3차선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데또스 Detos (Depok Town Squre) 앞에는 항상 저렇게 앙꼿들이 죽치고 있었다.2009년에 인니 생활 초기, 금식 Puasa 기간에 저 곳에서 앙꼿을 탔다가 아버지가 주신 카메라 휴대폰을 털리기도 했었다.바로 이 사진을 찍은 카메라 휴대폰이다. 지금은 이렇게 완전히 3차선이 됐다.대기할 공간도 없어져서인지, 앙꼿들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도 예전에는... 이랬었다. 보도블럭이 깔려 있던 걸 다 걷어내고... 세멘 공구리를 치고, 그 위에 아스팔트 포장을 한 거다. 내가 마르곤다 아파트에 살면서 UI에 통학하던 시절에는 육교가 없었다.대강 대강 ..

BIPA 졸업 ~좋은 시절은 다 갔다~

인니에 온지도 얼추 1년 반, 어느새 졸업입니다. 여기저기서 축하한다고 하는데, 글쎄요... 무사히(?) 졸업했다는 의미라면 축하가 맞겠지만, 좀 우울하기도 합니다. 지구상 3만8천 가지 직업 중 가장 좋은 직업인 학생 시절이 끝났거든요. (신분 확실하지, 호의적이지, 자잘한 잘못은 단지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너그럽게 넘어가지...) 하하, 좋은 시절 다 갔네요. 다시 이렇게 학생 생활을 누릴 기회가 내 인생에 또 올 지 모르겠습니다. 초,중급 때는 몰랐는데 전날 예행연습이 있더군요. 이번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초,중급반에서 사회나 축사 등으로 발탁되는 사람들은 다 성적이 좋은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거의 맞습니다만), 활달하고 적극적이고, 비주얼이 좋은(!) 사람들도 뽑히더군요. 무대 한 켠에 설..

임시체류허가(KITAS) 연장,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보통 KITAS는 1년 단위로 나옵니다. 장기비자 자체가 1년 단위로 나올 뿐더러, KITAS 보증 기간이 끝나면 어차피 KITAS의 효력 역시 자동적으로 끝나기 때문에, 굳이 얼마나 필요하나 따질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1년 짜리로 받습니다만... 유독 저와 어떤 한국인 한 분은 7개월 15일 짜리가 나왔더군요. 이 황당한 상황에 최대한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봤습니다만, 대답은 한결같이 " 나는 모른다.". 그래서 뭔가 서류 상의 문제가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이제 거의 알 것 같습니다. BIPA 사무실 측의 스폰서 레터에는 ' 이 학생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부할 예정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뭐 서류 대로라면 KITAS도 그 때까지로 나와야겠습니다만, 보통 그런 ..

데뽁 Depok의 밤

아무래도 전기가 부족한 나라이다 보니, 가로등이 후한 편은 아니다. 범죄 욕구나 피범죄 우려가 느껴지기 충분한 사각이 도처에 널렸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한국의 여름처럼 덥다하여 한국의 여름철처럼 해가 길지는 않다. 오후 6시 즈음이면 금새 어두워진다. 따로 가로등 따위는 없고, 상점의 불빛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당연히 사람들도 상점을 중심으로 모여든다. 학교의 곳곳에 있는 조명은 형광등이다. 6시가 넘으면 대부분의 건물들은 소등과 함께 폐쇄된다. 지금 시간은 오후 8시.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벤치의 불빛 아래에서 노트북을 쓰고 있다. 특히나 저 지역이 많은데, 저 지역이 무선 인터넷이 가장 잘 되는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걸까. 을씨년하기까지 하다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여학..

UI 대학 그 밖에 이곳 저것

노란색 자켓은 UI(인도네시아 대학)의 교복이다. Jaket Kuning(노란 자켓), 줄여서 Jakun이라고 하는데 목젖이라는 뜻의 단어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말장난이다.) 각 대학 별로 다른데, 보통 단색이다. 모든 대학이 각기 다 있는지는 모르겠다. 위의 사진은 데모하고 있는 사진. 인니는 비록 한국보다 경제발전은 뒤쳐져있지만, 데모 정도는 할 수 있다. 데모하면 빨갱이라는 한국보다는 민주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전경이 몽둥이로 때려잡고, 피켓 들었다고 경찰이 잡아가고 그러지 않는다. ㅋㅋㅋ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ㅆㅂ 무슨 일 있으면 곧잘 입고 다닌다. 보통은 안입고 다니지만, 입고 다닌다고 해서 촌스럽다거나 이상한 눈으로 보거나 하지 않는다. 야자 따위는 널리고 널렸다. 녹지도 풍부하고 ..

UI 대학 Kantin(단체식당, 혹은 부속식당 - 학생식당이나 직원식당 같은 곳)

인니의 학생식당은 좀 독특합니다. 학교는 계약을 통해 장소만 제공할 뿐, 운영은 사업자 맘입니다. (노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 복지를 위해 그럴듯한 건물 세운다? 그딴 거 없습니다. 위생 수준을 보면 위생 점검 따위도 없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뭔 일 터지면 학교에는 전혀 책임이 없는 구조인 모양입니다. 인문대 지역에서 가장 큰 깐띤. 가장 크다는 얘기는 여기 말고 여기 저기 몇 군데 더 있다는 얘기다. 비는 막고 음식 굽는 연기는 내보내는 구조...이지만, 연기는 그냥 고스란히 식당 내부를 휩쓸고 다닌다. ㅋㅋ 천정 선풍기가 매달려 있지만 작동하는 것을 본 적 없다. 그리고 없기를 바란다. 기름에 쩐 먼지가 무지막지하게 떡져있다. 바로 밑이 음식 만들어 내는 주방이다. ㄷㄷㄷ 원형으로 생긴..

UI 대학 FIB(인문대)의 여기저기

여긴 기차길 건널목 너머 법학부 건너편 길. UI 대학의 배수로들은 헛디뎌 빠지면 크게 다칠만큼 깊다. 어른 가슴 높이 정도? 그나마도 뚜껑도 없다. 하긴 뚜껑이 있으면 하구한날 막힐 것이다. 워낙 쓰레기들을 생각없이 버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런 식으로 그 깊은 배수로가 찰랑찰랑하게 다 찬다. 인문대 지역의 중심, 인문대 도서관 앞 광장. 패션이 촌스럽다 깔보면 안된다. 이들 중 많은 학생들이, 고용인이 몇 명 있는 정원 딸린 집에 살며, 태어나서 지금껏 라면 한 번 제 손으로 끓여 본 적 없는 학생들이다. 외려 반팔과 긴팔, 아프로 파마, 레게 스타일과 스포츠, 히잡(인니 무슬림 여자의 머리쓰게)과 파마 스타일들이 모두 공존하는, 다양성을 보장 받는 멋진 곳이다. 누가 배바지 입으면 뭣도 모르고 ..

2009 하반기 BIPA I-C 강사와 학생들

사진 정리하다가 나온 관계로, BIPA 중급이 끝나가는 마당에 초급반 때 사진을 올리게 됐다. Ibu Cynthia 읽기 Membaca 담당. 차분하고 상냥한 선생님. Ibu Desril 청취 Menyimak 담당. 작년 12월에 결혼. 목소리가 톤이 높아 약간 독특한 편이나, 발음이 명료해서 알아듣기 좋았다. Ibu Ika. 말하기 Berbicara 담당. 작년 겨울에 한국에도 여행왔었던 활달한 선생님. 가장 젊은 감각의 선생님이다. Bapak Peras. 발음구조 Struktur Lafal 담당. 초급에만 있는 수업인 발음의 선생님. 장난끼가 넘친다. Ibu Wiwin. 작문 Menulis 담당. 과목이 작문인지라 엄격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나, 차분한 선생님. Ibu Lia. 문법 Tata Bahas..

하숙집 kos 풍경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들어선지는 고작 3년이 안됐다고 한다. 그 전에 여기서 살며 공부하던 외국인들은 예외없이 다들 꼬스에 살았었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현지인 대학생들은 이 곳에서 살고, 나름 목적이 있는 외국인 학생들도 이 곳에 살고 있다. 대부분 목적은, 현지인과의 친목과 문화체험이지만, 가끔 경제적 문제라는 신선한 이유를 대는 학생들도 있다. (일본 친구들 중에 많다.) 한 달에 대략 5~10만원 정도 차이 나는데 그렇다. 아, 물론 저 돈이 작은 돈이라는 뜻은 아니다. 저 정도 돈의 차이로 감수해야 하는 생활의 불편 정도가 그리 작지 않기 때문이다. 차 한 대가 지나가면 나머지는 우루루 옆으로 붙어야 하는 너비의 골목, 이 양쪽에 있는 집들이 다 꼬스 아니면 하숙생 상대의 가게나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