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Belitung 14

[Belitung III] 04. 평범한듯 특이한 곳

등대섬 투어 후 딴중 띵기 해변 Pantai Tanjung Tinggi 에 갔다. 뭔 일이 있었는지, 영화 촬영지라는 안내 표지판이 아주 검소하게 바뀌었다. 표지판 떼다 팔아서 이거 만들었나 보다. 딴중 띵기 해변은 큰 바위들이 볼거리지만 딱히 감탄할만한 풍경이 있는 건 아니다. 영화 촬영지였다는 점과 물이 잔잔하고 깨끗해서 아이들도 수영하기 좋다는 점이 장점이다. 굳이 꼭 어려운데 싹을 틔우는 것들이 있다.이왕 피운 거 바위 뽀갤 수 있을 정도로 자라길 바란다. 블리뚱 관광청에서 운영하는 맛집인 띰뽀 둘룩 Timpo Duluk Timpo는 Tempo, Duluk은 Dulu의 옛날 말로, 해석하면 '옛 시절' 정도 되겠다.건물 자체가 블리뚱 관공서가 지정한 사적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골통품들이 전시되어 ..

[Belitung III] 03. 예쁜 거 보다 물량으로 압도하는 스노클링

섬이 작기 때문에 사람을 내려 놓으면 배들은 섬에서 떨어진 곳에 정선을 한다. 등대섬 투어는 일단 등대섬부터 찍고 스노클링을 하는 순서인데, 아주 적절하다.등대 꼭데기 찍고 내려오면 다리도 후들거리고 전신이 땀범벅이다.시원한 물에 들어가 힘 빼고 둥실둥실 떠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블리뚱 등대섬 스노클링은 예쁜 산호초보다는 물고기 물량으로 압도한다.저렇게까지 많으니 겁도 좀 났다.한 입씩 만 뜯어 먹혀도 금새 뼈만 남을듯. 오리배... 아니, 오리 실은 배저걸 대여해주는 가게도 생겼다. 스노클링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들른 작은 섬 먼저 온 커플 여행객이 화보 사진 촬영질을 하고 있었다. 불가사리 커플 좀더 드라마틱하라고 삼각관계를 만들어 줬다. 이 바위섬은 뭍에서부터 수영으로도 건너올 수 있을 정도로 ..

[Belitung III] 02. 힘들어서 욕 나오면서도 왜 꾸역꾸역 올라갈까?

예전엔 평소엔 게으르고 늦잠 자다가도 여행만 오면 일찍 일어났었는데, 지금은 아니다.게으른 건 여전하지만 평소에도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어서 좋다.하루하루 사는 게 재미 있어서 이렇게 변하지 않았나 싶다.사는 게 재미없다면 하루가 긴 것도 달가울리 없다. 일을 좀 신바람 나게 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면 회사에도 분명 이득일 거다.금전적 보상은 한계가 있으며, 비전 제시가 정답이라는 건, 조직경영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이미 사실로 판명된지 오래다.비전 제시라고 하면 좀 추상적인데, 쉽게 말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과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취감을 공유하는 거다.사회 집단의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은 쓸모있는 존재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하기 싫지만 돈 때문에..

[Belitung III] 01. 3년 만에 다시 찾다.

2014년 초 이후로 만 3년 만이네요.그 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제는 이렇게 다시 갈 수 있는 상황이 된 게 행복합니다.한국의 힘든 상황을 잠시 겪은 이후로는 더 자주 감사와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일상생활에서 매사 느끼는 감사와 행복도 있지만, 가끔 이런 여행이라는 사서 고생 돈지랄을 하게 되면 좀 더 강하게 체감하게 된다고 할까요? 비행기 출발 대기를 하면서, 이번엔 라운지에 생돈을 내고 들어가봤다. 라운지 리셉션 직원에게 제휴 멤버만 이용 가능하냐고 촌스럽게 물어봤는데, 활짝 웃으며 일반인도 가능하다고 한다.1인당 8천원 가량인데, 영수증도 없고, 심지어 거스름돈도 없다는 게 재미있다.리셉션 직원은 오늘 부수입 짭짤하게 챙긴 거다. ㅎㅎ 돈에 비해 음식 질은 한참 못미치지만, 크게 실망스럽진..

[Belitung II] 04. 등대섬 주변 섬들

자신보다 작은 작은 배 하나 타고 나온 현지인. 관광은 절대 아닌거 같고, 고기 잡으러 나온 모양이다. 왼편의 바위로 이루어진 섬이 작은 돼지 섬 Pulau Babi Kecil. 바위만 있는게 아니라... 나무들이 제법 울창한 곳도 있다. 한가하면 여기서 수영이나 스노클링 해도 뭐라 할 사람 없다. 배는 오후 5시까지 빌린 거다. 음식과 이런 저런 것들 준비해 온다면 하루종일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 수도 있겠다. 혼자 온 나야 뭐... ㅋㅋ 섬들 중에서 제법 큰 끄빠양 섬 Pulau Kepayang. 무슨 건물인가 했더니 식당이다. 제법 많은 여행객들이 여기에 들러 식사를 한다. 신선한 해산물 바베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원한 맥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 플라스틱 박스에 밥과 반찬 두어 종류가 다다. ..

[Belitung II] 02. 대충 둘러보고 딴중빤단으로

비록 가짓수는 작지만 부페 식기들이 보이길레 기대 좀 했었다. 그러나 부페 시스템은 장식이고, 무조건 볶음밥으로 통일이다. 그럼 그렇지, 40만 루피아 짜리 주제에. ㅋㅋ 경험 상, 조식이 부페냐 아니냐의 기준은 50만 루피아 정도가 아닐까 싶다. 볶음밥 맛은 5점 만점에 2점. 망가르 지역은 오토바이 렌탈 업소도 없는 모양이다. 프론트에 물어보니, 직원이 3시 퇴근 전까지 돌려주면 된다면서 자기 스쿠터를 빌려준다. 친절해서 고맙긴 한데, 이것 참... 망가르는 자칭 Kota Wisata 1001 Kopi Warung(1001 곳의 커피점이 있는 관광도시)이라고 선전하는 곳이다. 인니어로 1000은 '많다'라는 뜻인데, 1001이니 '더 많다' 정도가 되겠다. 인니 국기를 닮은 위는 빨간색, 밑은 하얀색..

[Belitung II] 01. 동부 쪽에 한 번 가볼까?

일은 자기 소모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너무 재미있다는 부류도 드물게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은 '일'이죠. 소모했으면 충전해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 여행입니다. 한 번 다녀오면 한달 정도 양이 충전됩니다. 한국에 가면 두 달 정도 양이 충전됩니다. 아무데도 안가고 부모님 집에, 예전처럼,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거리다, 집밥 먹고, 해 떨어지면 친구 만나 술 마시고... 이젠 누릴 수 없는 '예전 그 평범한 일상'이 최고의 여행입니다. 12월 초에 한국에 갔다 왔습니다. 평소 패턴대로라면 1월까지는 너끈히 지낼 양을 충전하고 왔는데, 12월 말에 방전되어 버렸습니다. 12월 중순 본사 출장자를 필두로 연말 하루 전날까지 손님들이 릴레이로 왔거든요. 본사 출장자야 '일단 명분은' 일로 왔으니 그..

[Belitung] 07. 이것저것 II - 나같은 일은 겪지 말길~

여행기 초반에 언급했듯, 블리뚱은 여행정보를 얻기 힘들다. 딱히 여행자의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사 사무실도 여기저기 숨어있다. 물론 비싼 숙소에 묵으면 숙소에서 여행정보를 제공하겠지만 (물론 비싼 것으로 ㅋ), 저렴한 숙소에서는 여행정보라고는 팜플렛과 렌트카 기사 전화번호가 기껏이다. 그런데... 역시 여행기 초반에 언급했듯, 첫단추가 잘못 꿰어져서 그렇고, 사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 나도 당했으니 남도 당하라는 속좁은 사람 아니다. 내 말로 인해 똑같은 시행착오 안겪으면 나도 기분 좋다. (그런데 왜 아는척, 잘난척 한다고 뭐라 그러는 사람들이 간혹 있을까? ㅎㅎ;) 그러니 나같은 일은 겪지 말길 바란다. :) - Lotus Travel 여행사 아무리 한국 지방 소도시 시외버스 터..

[Belitung] 06. 이것저것 I - 솔직히 비밀로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Belitung의 캐치프레이즈다. Belitung은 제3의 Bali, 제2의 Lombok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못지 않은 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는 또바호수 Danau Toba, 마나도 Manado와는 분명히 다르다. 깨끗한 도로와 친절한 사람들, 그악스럽지 않은 분위기. 몇년 내로 이름난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꼬마아이가 아장아장 휴지통까지 와서 휴지를 버리고,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그걸 흐뭇한 눈으로 보고 있는 광경을 보고 확신했다. (인니에서 처음 봤다.) 블리뚱 안내 팜플렛에 있던 관광지도 그리 찾던 여행 관련 업소 전화번호가 여기 다 있었다. 좌측 상단은 여행사무실, 좌측 하단은 숙박업소, 그 외는 병원, 은행, 관공서 등등이다. 인니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블리뚱도 관광 정보를 ..

[Belitung] 05. 돌아가는 길은 다른 길로

왔던 길로 돌아 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등 뒤로 흘려 보냈던 풍경을 역방향에서 보면 새로운 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제 이미 왕복을 했던 길이라 그닥 끌리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시도해봤다. 노란 선이 시도해 본 길 길을 깔기 전에 땅을 다지기 위해 물을 뿌리는 중. 인니 기후 특성 상 대부분의 공사는 건기에 이루어지는데, 건기에는 지역에 따라 비가 너무 안와서 일부러 뿌려 줘야하는 곳도 있다. 역시 뭐든 적당한게 좋다. 딴중 띵기 지나쳐서 얼마 안가 만난 마을 대체적으로 잘 사는지 마을 풍경이 좋았다. 물론 못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것이 바로 레알 판자집 구글로 검색해서 진입한 길인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나마 있던 아스팔트도 사라졌다. 심지어 구글로는 안보였던 갈림길까지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