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인도네시아 1113

[Gunung Parang II] 2/4. Gunung Parang 전망대

구눙 렘부 등산로 입구에서 구눙 빠랑으로 향한다. 오, 양이다.대부분 염소를 키우다보니, 양은 좀 드문 편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인니인 중에는 염소와 양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다 염소라고 간주하는 사람이 꽤 많다. 물론 인니어로도 염소는 깜빙 Kambing, 양은 돔바 Domba 로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하지만, 내가 아무리 봐도 양인데, 인니인이 깜빙이라고 하는 경우를 몇 번 겪었다.나중에 아는 인니인에게 물어봤는데, 그런 경향이 있다고 인정하며, 자신도 어렸을 적에는 양이 염소의 종류 중 하나라고 알고 있었고, 성인이 되어 요리를 먹다 보니 양과 염소 고기가 전혀 다른 걸 느끼고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아마 생김새가 비슷하기도 하고, 어차피 둘 다 희생절 제물이기는 마찮가지라서 그렇지 않나..

자카르타에도 있는 예수천국 불신지옥 찌라시

끌라빠 가딩 Kelapa Gading 모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어떤 한국인 할머니가 테이블에 놓고 가더군요.인니는 종교 전도가 금지된 나라라, 걸리면 꽤 곤란을 당할텐데 말이죠.뭐, 전도 활동으로 그 할머니가 마음의 평화를 갖는다면, 본인 알아서 하실 일이겠습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나라니까 이슬람 이외의 다른 종교 전도만 금지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아닙니다.이슬람 교리 자체가 전도를 하라는 의무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이슬람을 강요하지 말라고 코란에 명시되어 있습니다.'한손엔 칼, 한손엔 코란'을 들고 위협하며 종교 개종을 강요한다는 건,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헛소리입니다.(유독 한국인들 중에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어디서 퍼뜨렸는지 알만 합니다...

[Gunung Parang II] 1/4. 재도전 - Gunung Lembu 가는 길

일전에 자동차로 갔다가 좁고 열악한 시골길에 심장 후드려 맞고 제기랄~ 제기랄~ 마법의 주문만 외우다 온 빠랑 산 Gunung Parang 에 재도전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104)당연히 이번엔 오토바이로 갔습니다.역시 인니의 시골길은 오토바이가 제격입니다.애초에 인니의 도로는 유료도로를 제외하곤 전부 오토바이 통행 위주로 만들어졌으니까요. 이왕 가는 김에, 구눙 빠랑 근처의 구눙 렘부 Gunung Lembu 와 구눙 봉꼭 Gunung Bongkok 도 가봤습니다.물론 산에 오르는 건 아니고, 그냥 한 번 가보기만 했습니다.언젠가 몸이 가벼워지면 등산도 해볼까 생각은 합니다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살 빼면 저 옷 입을 거야~ 하고 몇년째 옷장에 고이..

[Bukit Panenjoan] 3/3. 돌아가는 길

앞뒤로 인가가 한참 떨어진 시골길 한편 그늘 한조각 아래 오토바이 행상이 쪼그려 앉아 쉬고 있다.어디나 매한가지지만, 인니는 한국보다 더 땀 흘려 먹고 살기 만만치 않은 곳이다. 서민들 소비 가격대가 워낙 자잘하기 때문에 이문도 쥐꼬리만 하기 때문이다.바소 Bakso 한 그릇에 500원 정도이니 많이 남겨봐야 200원 정도, 백 그릇을 팔아야 손에 쥐는 건 겨우 2만원인데, 100 그릇 팔릴 리도 없고, 그만큼의 재료를 싣고 다닐 공간도 없다.그 장사거리마저도 이미 다 각자 한 구역씩 꿰차고 있고, 마을마다 텃세가 심해 쉽지 않다. 힘들게 일해서 버는 돈이 워낙 적으니, 일하지 않아서 벌지 못하는 손해도 적다.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삐대다 보면 그래도 점심 한 끼는 떼운다.그래서 많은 인니 남자들은 놈팽이가..

인니 새우깡 제츠 Jetz

한국인이라면 누가 봐도, 아무리 봐도 새우깡이지요?인니 식품기업인 인도푸드 Indofood 의 제츠 Jetz 라는 제품입니다. 새우깡 맞아요. ㅋㅋ다만 식감은 새우깡보다 부드러워서 입천장 까지는 일은 드뭅니다. (감자깡 식감 비슷)새우깡 식감에 익숙하기 때문에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하지만 한국인이 선호하는 바삭한 식감이 유별난 거겠지요. 5점 만점에 5점

인니에 오면 한국제품도 후져지는 건지...

꽤 비싸게 주고 산 와이드 룸미러의 장착 부분이 뚝 하니 부러졌네요. 한국어로 쓰여있는 한국 제품이었는데 말이죠. (자동차 용품은 한국제가 꽤 알아줌)멀쩡한 한국 제품도 인니에 오면 후져지는 건지, 아니면 한국어가 쓰여진 중국제품인건지...중국 OEM 생산이더라도 한국 브랜드로 출시하려면 최소한 품질 관리는 한국 수준으로 해야 할텐데요.결국 장착 부분이 쇠로 된 일제로 다시 샀습니다.일제는 중국 생산이더라도 품질관리가 확실하거든요.한류를 넘어 이제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정착되어 가는 중에, 일부 한국인들이 신뢰도 깎아 팔아 먹는 거 같아 씁쓸합니다. 쩝...

[Bukit Panenjoan] 2/3. 시골 꼬꼬마들 데이트 코스 정도?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좀더 걸어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오래된 공장 건물이다. 그 공장 건물 옆 우리엔... 사슴이 있다.인니에서 처음 보는 '귀여운', 어릴적 동화 속에서 본 이미지의 그 사슴이다.전에 봤던 사슴들은 사슴치곤 거대해서 전혀 귀엽지 않았다. 거위와 칠면조도 있다.얘네는 굳이 가둘 필요가 있나 싶지만, 거위가 한 번 울었다 하면 정말 개가 짖듯 울어댄다. 전망대로 가는 길 나름 깔끔한 화장실도 있다. 폐공장인 줄 알았는데, 멀쩡히 운영 중이다.차 공장이었다. 시르삭 Sirsak 이라는 과일, 영어로는 Soursop속살은 하얀 색인데, 보통 갈아서 주스로 마신다. 독특한 신맛이 나는데, 요구르트 신맛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맛이다.몸을 차게 해주고 더운 날씨 입맛을 돋워 줘서, 예전..

꾸에 쭈쭈르 Kue Cucur 인니식 찹쌀 튀김? 호떡?

쭈쭈르 Cucur, 혹은 꾸에 쭈쭈르 Kue Cucur 라는 길거리 음식입니다. (kue 과자, 케익 등의 의미)밀가루와 쌀가루, 코코넛 우유와 굴라 메라 Gula Merah 를 주재료로 만듭니다.기름에 튀겨서 만들기 때문에 한국의 찹쌀 도넛 튀김과 비슷하지만, 식감은 덜 쫄깃하고 부드럽습니다.특유의 코코넛 향과 단맛의 조화도 좋고, 정제하지 않은 설탕이라 단맛이 세지 않습니다.설탕 속을 넣는 다는 점이 호떡과 비슷하지만 적은 양만 넣기 때문에, 한국의 호떡처럼 설탕물이 줄줄 흐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굴라 메라 (Gula 설탕 Merah 빨강)종려당, 팜슈가. 직역하자면 적설탕. 대추야자나 사탕야자의 수액을 졸여서 굳힌 고체흑설탕과 거의 비슷한데 풍미가 약간 다릅니다.인니의 마트나 슈..

한국 식당이 있다는 사실은 고마운 일 아닐까요?

어차피 돈 벌자고 장사하는 겁니다.'이역만리 타지에 나와 고생하는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자선 사업 하는 거 아닙니다.장사에 마진은 당연한 거고, 마진은 장사하는 사람이 고민할 일입니다.식당 원가 따지는 건 양아치 짓이지요.대기업이 하청 납품 원가 속속들이 알고 단가 후려치는 거나 똑같은 겁니다.차라리 대기업은 어느 정도 선의 매출을 보장하기라도 하지요.수 틀리면 안가고, 기분 나쁘다고 안가고, 다른 가게 생겼다고 안가는 게 식당 손님이잖아요.비싸게 느껴지면 안가면 그만입니다. 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그걸 파는 가게가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지요.손님이야 자기 일로 바쁘게 살다가, 한 주 만에, 한 달 만에 불현듯 먹고 싶어서 가게 찾아가 한두 시간 먹고 가면 그만입니다.하지만, 그 가게는 손님..

단상 2019.06.07

[Bukit Panenjoan] 1/3. 시골길에 숨은 멋진 경치

뿌르와까르따 Purwakarta 근교 부낏 빠넨조안 Bukit Panenjoan 이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bukit [부낏] 은 언덕이라는 뜻이고, panenjoan [빠넨조안] 은 '전망하다', '탁 트인 경치를 살피다'라는 뜻의 tenjo 라는 순다어의 명사형입니다.의역하면 '전망 좋은 언덕'이라는 뜻이 되겠네요.뿌르와까르따 관청의 관광 홍보 전단에 나오는 여행 명소 중 한 곳입니다만, 그닥 기대는 안했습니다.외딴 오지도 아닌 지역이라 어지간히 괜찮은 관광지였다면 이미 널리 알려졌을텐데, 그렇지 않다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오토바이 타고 설렁설렁 다녀왔습니다. ========================================================= 출발한 날, 마침 날씨가 매우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