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돈 벌자고 장사하는 겁니다.
'이역만리 타지에 나와 고생하는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자선 사업 하는 거 아닙니다.
장사에 마진은 당연한 거고, 마진은 장사하는 사람이 고민할 일입니다.
식당 원가 따지는 건 양아치 짓이지요.
대기업이 하청 납품 원가 속속들이 알고 단가 후려치는 거나 똑같은 겁니다.
차라리 대기업은 어느 정도 선의 매출을 보장하기라도 하지요.
수 틀리면 안가고, 기분 나쁘다고 안가고, 다른 가게 생겼다고 안가는 게 식당 손님이잖아요.
비싸게 느껴지면 안가면 그만입니다.
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그걸 파는 가게가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지요.
손님이야 자기 일로 바쁘게 살다가, 한 주 만에, 한 달 만에 불현듯 먹고 싶어서 가게 찾아가 한두 시간 먹고 가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그 가게는 손님이 오든 안오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매일매일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툭하면 빠지는 직원, 금고에 손대는 캐셔, 말 드럽게 안들어쳐먹는 주방 직원, 종교 들먹이며 찾아와서 돈 뜯는 놈팽이, 인허가 어쩌고 트집 잡는 공무원과 하구한날 씨름합니다.
식자재 값은 신년과 르바란, 1년에 두 차례 꼬박꼬박 올라가는데 음식값 올리는 건 어렵죠.
매년 최저임금 10% 오르는 건 받아 들여도, 어쩌다 한 번 찾아가는 식당 음식값 5% 오르는 건 아주 기분 나빠하는 손님들 상대로 장사해야 하는 업종입니다.
그 모든 걸 감수하고 버텨나가는 거지요.
어차피 돈 벌자고 장사하는 것이니 식당 주인에게 고마워 할 것까진 아니라도,
한국 식당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고마운 일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