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를 오픈할 수 있었던 명분이었던 글로벌 업체로의 시험 납품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위탁 생산 업체의 생산 결과물 중 품질 기준을 통과할 만한 제품의 수량이 너무 부족했다. 초도 생산임을 감안해서 목표 수량의 3배를 생산했음에도 그랬다.추가 생산은 할 수는 없었다. 납품 기한이 촉박한데다 위탁 업체 측도 이미 부담이 컸다.케빈은 해결책으로 이미 탈락한 제품들을 품질 기준을 낮춰 재검사해서 물량을 채워 넣는 방법을 택했다.한달 간 누적된 탈락 제품을 1주일 내에 전량 재검사하는 작업이었다. 가뜩이나 연말 휴가까지 겹쳐 검사원 3분의 1만 특근에 동의했다. 나까지 달라 붙어야 했다.12월31일에 케빈과 나, 단 둘이서 회사에 남아 철야 작업까지 했지만, 수량을 맞출 수 없었다.나는 며칠간 본사로 출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