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싱가폴 5

별 거 아닌 그 일이 어떤 사람에겐 매우 중요할 수도 있다.

싱가폴에서 당일치기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새벽 첫 비행기로 싱가폴에 가서 대행사에 여권과 서류를 맡겨야 한다.취업비자가 처리된 여권을 돌려 받는 건 대략 오후 4~5시 쯤이다.그 때까지는 알아서 시간을 때워야 하는데 대부분 대행사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혹 싱가폴 관광을 하는 사람도 있다.그 중에는 반드시 머리를 깎아야 한다며 몇 번이고 미용실이 어디 있는지 묻던 청년이 기억에 남는다. 20대 후반 정도였던 그 청년은 수마트라 수력 발전소에서 일하고 있었다.거의 모든 한국 업체들이 그렇듯, 그 청년도 일단 임시 비자로 인니에 입국하여 수습 겸해서 2개월 정도 근무를 하다가, 취업비자 허가가 난 후 싱가폴에 왔을 게다.수마트라 수력 발전소 공사 현장이라면 완전 깡촌 시골이다.바리깡으로 깎는 시골 이발..

단상 2020.10.23

[Singapore 당일치기] 2/2. Gardens by the Bay - Cloud Forest

혀가 참 인상적인 이 녀석이 멀라이언의 아빠인 모양이다.어느날 바다에 갔다가 생선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해 우렁찬 혀로 꼬셔서... 클라우드 포레스트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광경저 높은 구조물의 둘레와 안을 둘러 보는 게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전부다. 땅덩어리가 워낙 작아 그 흔한 폭포도 하나 없고, 온통 빡빡하게 개발되어 화원으로 꾸밀만한 땅도 없는데, 돈은 오라지게 많아서 이런 초대형 식물원을 만든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돈이 많으면 가지지 못한 것을 어떻게든 충족하려 하는 건 사람이나 나라나 똑같은가 보다. 음... 자기네 부족 청년들의 신체적 장점을 홍보하는 토템인가? 이 난초들 주변에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었다.뭔가 싶어 가까이 걸음을 옮기며 들었던 생각의 흐름1. 매우 희귀..

[Singapore 당일치기] 1/2. Gardens by the Bay - Flower Dome

인니 법률 상 모든 체류 비자는 해외 공관에서만 발급합니다. (학생비자는 예외)그리고, 인니 소재 한국 회사들 대부분이 입사자를 일단 '비즈니스 방문 비자'로 업무를 시키면서 (불법임) 취업 비자 프로세스를 진행하다, 발급되면 인니 해외 공관으로 보냅니다.또한, 인니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은 싱가폴입니다.위 세가지 이유로 인니에 취업하는 한국인은 거의 대부분 싱가폴에 당일치기로 다녀 오게 됩니다. 같은 인니 안의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에도 싱가폴에 갔다 와야 합니다. 지랄 맞은 인니 비자 시스템 때문이죠.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는 일단 취업 비자를 발급해주면, 회사를 옮기든 붕어빵 장사를 하든 취업 비자 기간 동안은 내버려 두잖아요.하지만, 인니는 취업 비자를 취업하게 되는 회사를 보증인..

싱가폴 당일치기 비자 수속 방문

싱가폴 당일치기 찍고 오기를 했습니다.관광을 목적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관광지를 간 것도 아니니, 여행이라고 하기는 애매하네요. 일단 인니에 들어왔다가, 취업비자 발급 수속이 완료되면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취업 비자를 발급 업무를 취급하는 부서가 국외 공관(대사관)에만 있는 인니의 요상한 제도 때문이지요.인니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겪었고, 몇 번을 겪은 분들도 많습니다.저도 이번이 4번째네요.보통은 가장 가까운 싱가폴로 갑니다만, 말레이시아로 가는 사람도 있고, 일정 조율해서 한국에 갔다 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 새벽 4시 15분, 자카르타 공항에서 밝은 보름달이 떴다. 당일치..

[바땀섬 Pulau Batam] 그냥 발만 찍고 왔음

사진 정리하다 보니 몇 달 전에 바땀섬 Pulau Batam 에 갔었던 사진이 있어 올립니다. 출장으로 간 거라 별 거 없습니다. 그야말로 발만 찍고 왔습니다. 싱가폴에 인접한 섬이라 싱가폴에 사시는 교민분들에게는 하루 쉬러 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듣기로는 싱가폴은 규정이 빡빡해 아무래도 숨이 막히는 구석이 있어서, 후지지만 느슨한 인니로 바람 쐬러 나온다고 한다.) 같은 값에 나라 많이 찍는게 장땡이라 생각하는 한국 여행자들이 싱가폴-말레이-인니 3개국 투어를 하게 되면, 인니라고 찍는 곳이 이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니에 사는 한국 교민들에게 바땀섬은 비즈니스나 하러 가는 곳이다. 싱가폴을 가면 갔지, 바땀섬은 싱가폴 영향으로 물가만 비싸고, 널리고 널린 인니 관광지에 비해 별로 볼 것도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