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바땀섬 Pulau Batam] 그냥 발만 찍고 왔음

명랑쾌활 2014. 9. 10. 18:06

사진 정리하다 보니 몇 달 전에 바땀섬 Pulau Batam 에 갔었던 사진이 있어 올립니다.

출장으로 간 거라 별 거 없습니다.

그야말로 발만 찍고 왔습니다.

 

싱가폴에 인접한 섬이라 싱가폴에 사시는 교민분들에게는 하루 쉬러 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듣기로는 싱가폴은 규정이 빡빡해 아무래도 숨이 막히는 구석이 있어서, 후지지만 느슨한 인니로 바람 쐬러 나온다고 한다.)

같은 값에 나라 많이 찍는게 장땡이라 생각하는 한국 여행자들이 싱가폴-말레이-인니 3개국 투어를 하게 되면, 인니라고 찍는 곳이 이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니에 사는 한국 교민들에게 바땀섬은 비즈니스나 하러 가는 곳이다.

싱가폴을 가면 갔지, 바땀섬은 싱가폴 영향으로 물가만 비싸고, 널리고 널린 인니 관광지에 비해 별로 볼 것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땀섬 공항

싱가폴 교민이나 한국 여행객은 되게 후졌다고 느낀다.

인니에 사는 내가 보기엔, 역시나 싱가폴에 가까와 봐야 인니는 인니구나 그저 그런 평범한 느낌이다. ㅋㅋ

 

지자체에 돈은 많은지 도로는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아고다 검색해서 해리스 리조트 Harris Resort 라는 곳을 예약했다.

싱가폴에서 쉬러 오는 교민들 평으로는 그럭저럭 무난하다고 했다.

싱가폴 교민 수준에서 그럭저럭이면, 인니 교민 입장에서는 꽤 괜찮다는 뜻이다.

 

같은 교민인데도 사는 나라에 따른 생활 격차는 어쩔 수 없다는걸 새삼 느꼈다.

한국의 어지간한 부자들은 비교도 안되는 인니 부자들도 이런걸 느끼지 않을까 싶다.

돈이 억수로 많아도 국가 인프라나 휴양지 편의 시설 수준은 자기가 직접 짓지 않는 한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체크인 빠르다고 들었는데, 이 정신나간 것들이 손님들 앞에 세워 놓고, 신입 직원 실습 교육을 시키고 자빠졌다.

신입 직원이 떠듬떠듬 어리버리 하고 있는걸, 고참 매니저가 참을성 있게(!) 침착하게(!) 아무 말 없이(!) 지켜 보고 있다.

인니에서 이런 상황에 이골이 난지라, 나도 참을성 있게(!) 침착하게(!)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창측뷰로 방을 달라고 했다.

(인니, 싱가폴, 말레이시아의 숙박업소 중에는 창이 없는 방도 있다... =_=)

 

창측 방이긴 한데... 이거 뭔가 이상한데...

 

두둥!

전망도 엿같을 뿐더러, 시건장치로 두툼한 쇠사슬로 막아 놨다.

그래도 '창측' 방 인것은 맞다. ㅋㅋㅋㅋㅋ

역시 인니에서는 이제 좀 적응했다 자만하면, 가차없이 겸손하라는 철퇴가 날라온다.

 

그냥 그저 그런 수영장.

그래도 부유물이 있으면 건져내고 깨끗하게 관리했다.

 

수영장 너머로 구석에 '아리랑'이라는 한국식당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널리고 널린 노래방이라고 쓰여진 에어기둥이 반갑다.

맛은 그럭저럭인데, 가격은 비싼 편이다.

호텔 부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까지 비싼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고...

 

밤에도 호텔 앞에 딸려 있는 바베큐 식당으로 갔다.

마리나 베이 Marina Bay나 농사 Nongsa 지역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해물 바베큐를 먹을 수 있다는 정보는 이미 사전에 수집해 두었으나...

같이 출장온 물정 몰라 여행 온 티 팍팍 내는 한국인 2명을 보필하고 다니기엔 귀찮았다!

 

웃기는건, 나름 바닷가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해산물 바베큐가 없다.

그리고 거어어업나게 비싸다!

사떼가 한 접시에 12만 루피아, 한국돈으로 만원이 넘는다.

물론 일반 사떼가 아니라 호화롭고 두툼한 꼬치였지만, 어쨋든 인니에서 가장 비싼 사떼가 아닐까 싶다.

 

그보다는 룸서비스로 시켜먹는 피자가 정말 맛있었다. +_+

5점 만점에 4점!

얇은 도우인데 내용물이 실하게 올라가 있다.

 

아침 부페도 종류가 다양하고 음식들이 괜찮았다.

그래봐야 부페가 거기서 거기라 굳이 사진은 안찍었는데, 요 잘라 먹는 치즈는 신기해서 한 컷. ㅋㅋ

 

이게 여행기의 끝입니다.

3개국 투어 프로그램에는 원주민 마을이라는 코스도 있다는데 사진 보니, 인니에 널리고 널린 그런저런 일반 마을이더군요.

인니에 와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

비즈니스가 아니라면 다시는 갈 일이 없는 곳일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