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서비스 6

진상짓도 일종의 능력

중요한 손님을 접대하는 자리가 있었다. 평소엔 비싸다고 거의 가지 않는 식당을 예약했다. 늘상 돈자랑을 하지만, 정작 돈을 써야할 타이밍엔 검소해지는 킹사장도 그 자리 만큼은 호탕하게 음식들을 주문했다. 자리가 파하고 손님을 배웅한 뒤, 모임을 보조한 직원들도 킹사장의 강권에 하나 둘 자리를 떴다. 호탕함은 손님과 함께 떠나고, 집 나간 검소함이 돌아온 상태. 현타가 온 모양이다. 어쩌다 보니, 킹사장과 나만 남게 됐다. 다들 참 이럴 땐 민첩하다. "오늘 수고했어. 자네도 들어가지." "네, 오늘 과음하신 거 같은데, 편히 쉬세요." "응, 그래. 과음한 거 같아. 좀 힘드네." 킹사장의 차가 막 출발하려는데, 식당 직원이 붙잡고 계산서를 내민다. 원래 계산하기로 된 부사장이 깜빡하고 그냥 간 모양이다..

게으른 게 아니라 철이 없는 거겠지

한인 식당이 새로 오픈했다. 사장이 젊다. 많아도 서른 초반이다. 주방 담당하시는 분은 모친인듯 하다. 전화로 주문했다. 사장이 받았다. 응대 친절하다. 그런데, 카톡이나 WA로 주문 달라고 한다. * WA : What's App 인니에서 가장 보편적인 메신저 앱 아마 한국인 사장이 전화를 받다 보니, 주소 받아 적는 게 힘든가 보다. 그래도 일단 전화 받았으니 이번은 그냥 주문 받을 만도 한데... 전화 끊고 카톡 찾아봤는데 없다. WA엔 식당 상호명으로 목록이 떠있다. 주문했다. 알았다는 답장 2분을 기다렸는데,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다시 전화했더니 확인해보겠다고 한다. 잠시 후 사장으로부터 주문 확인했다는 WA 답장이 왔다. 나는 메신저 주문은 내 주문을 확인했는지 즉각 피드백이 안되어 불편한..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4. 수입인지 가격 인상

수입인지는 한국에도 있습니다만,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 국제운전면허증 발급할 적에나 구입하곤 했습니다. 보통 관공서 한 켠의 창구에서 현금을 주고 우표 모양의 종이 수입인지를 샀었는데, 요즘엔 전자결제로 집에서도 프린트로 출력해서 사용하기도 한다더군요. (전 인니 산지 오래돼서 그렇다더란 얘기만 들었습니다. ㅎ) 인니의 수입인지 Meterai 는 보다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민간 거래 시에도 공식적인 영수증이나 청구서의 경우 수입인지를 부착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민간 거래에 사용하는 건 아니고, 제 경험상 주택 매매나 임대처럼 법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거래에 사용하더군요. 또한 법인간 거래 시 발행하는 청구서에 수입인지를 반드시 부착하길 요구하는..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3. 은행 콜센터 시스템 수준

일전에 전기요금 선불 충전에 관해 글을 쓴 적 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386)전기요금 선불 금액을 지불하고, 충전 토큰(20자리 숫자)을 받아 계량기에 입력하면, 그만큼의 용량이 충전되는 방식이지요.은행 ATM 기기로 지불하면, 토큰이 명시된 전표가 출력되어 나옵니다. 언젠가 ATM으로 전기요금 선불 충전을 시도했는데, 용지가 다 떨어져서 출력이 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다.돈은 제대로 받아 먹고, 전표만 출력이 되지 않은 거죠.하필이면 토요일이었습니다.즉시 ATM 기기에 붙어 있는 은행의 비상 콜센터로 전화했습니다.자초지종을 들은 상담원은 내용 접수했다며, 48시간 이내에 답신 전화가 갈 거라고 합니다. 답답한 노릇입니다.토큰 번호는 선불 충전 당시 입력한 고유..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8. 은행

인니의 상거래 마인드는 공급자 위주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어느 단편적인 면만 보고 느끼 게 아닙니다.상점 판매나 배달, 마케팅 등의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다릅니다.은행 역시 그렇습니다. 인니 은행은 계좌 개설시 최소 예치 금액이 약 1만원 정도로 소득 수준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그리고, 계좌를 유지하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최저 잔고 제한도 있습니다. (보통 최소 예치 금액이 기준입니다.)최저 잔고 이하로 인출을 하고 싶다면 계좌를 해지해야 합니다.여기서 웃기는 점은, 계좌를 해지하려면 반드시 계좌를 개설했던 은행 지점에 직접 가야 한다는 겁니다.저도 예전에 모 은행 시골 지점에서 개설했던 계좌를 해지하러 가기 귀찮아서, 최소 예치 금액 10만 루피아를 포기하고 계좌를 방치해버린 적이 있습니다...

대기업 해외지사 쫌팽이들

식당을 운영하던 친구의 이야기다. 의례 한국식당은 이런저런 반찬들이 딸려 나오는 게 특징이다.물 한 잔도 돈을 받는 현지 식당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기도 하지만, 판매하는 음식의 단가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애초에 한국 교민이라는 한정적인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인지라, 박리다매는 성립하지 않는다.손님층이 얇고 회전율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음식의 단가가 높지 않으면 돈을 벌기는 커녕 유지하기도 힘들다.단가를 낮추면서 반찬 가짓수를 늘리려다 보니, 허접해서 손님이 젓가락 한 번도 대지 않고 그대로 버려지는 반찬들도 많다.그래서 친구는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 더 맛있고 고급스러운 반찬을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기업 중 하나인 L사 직원들이 친구 식당을 단골 회식장소로 삼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