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3. 은행 콜센터 시스템 수준

명랑쾌활 2021. 1. 4. 10:33


일전에 전기요금 선불 충전에 관해 글을 쓴 적 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386)

전기요금 선불 금액을 지불하고, 충전 토큰(20자리 숫자)을 받아 계량기에 입력하면, 그만큼의 용량이 충전되는 방식이지요.

은행 ATM 기기로 지불하면, 토큰이 명시된 전표가 출력되어 나옵니다.


언젠가 ATM으로 전기요금 선불 충전을 시도했는데, 용지가 다 떨어져서 출력이 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다.

돈은 제대로 받아 먹고, 전표만 출력이 되지 않은 거죠.

하필이면 토요일이었습니다.

즉시 ATM 기기에 붙어 있는 은행의 비상 콜센터로 전화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상담원은 내용 접수했다며, 48시간 이내에 답신 전화가 갈 거라고 합니다.


답답한 노릇입니다.

토큰 번호는 선불 충전 당시 입력한 고유 번호에 해당하는 계량기에만 입력 가능하기 때문에, 혹여 타인이 토큰 번호를 알게 되어도 도용할 방법이 없습니다.

본인 확인 절차 따위 까다롭게 할 필요 없이 그냥 알려주면 되는 겁니다.

게다가 전기 요금 선불 충전은 '하루에 한 번만' 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 이유 따윈 없습니다. 그냥 공급자 측 규정이 그런 겁니다.)

만약 전기 선불 충전 용량이 거의 떨어진 상황이었다면 당일 하루 내내 전기가 끊어진채로 보낼 뻔 한 거죠.

그런데 48시간 내에 답신을 주겠다는 겁니다.


'혹시 답신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 콜센터로 다시 연락하라'고 덧붙이는 상담원의 말도 쌔합니다.

제가 인니에 살면서 경험한 바 저 말뜻은, '48시간 지나서 다시 전화하렴~'이라는 뜻이나 다름 없습니다. ㅋㅋ


그 일로부터 48시간이 지난 후인 월요일 오전 10시, 역시나 은행 측의 답신 전화는 없었습니다.

전기 충전량이 아직 4일 정도 여유가 있으니 하루 더 기다려 봤습니다.

화요일 오전 10시에 인니 고무줄 타임 4시간 더 붙여서 기다려 봤지만, 역시나 답신 전화 따위는 없습니다.


화요일 오후 2시, 결국 콜센터에 다시 전화했습니다. (3시가 되면 통화 연결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거든요.)

다른 상담원이 받았고, 자초지종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했습니다.

토요일에 통화했던 건 아무 의미 없었던 셈입니다.

설명을 들은 상담원은 '바로 즉시' 토큰 20자리 숫자를 알려줬습니다.


은행의 긴급 콜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 통화 연결이 가능하지만, 영업 시간 외에는 '통화만' 가능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