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의 상거래 마인드는 공급자 위주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어느 단편적인 면만 보고 느끼 게 아닙니다.
상점 판매나 배달, 마케팅 등의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다릅니다.
은행 역시 그렇습니다.
인니 은행은 계좌 개설시 최소 예치 금액이 약 1만원 정도로 소득 수준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계좌를 유지하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최저 잔고 제한도 있습니다. (보통 최소 예치 금액이 기준입니다.)
최저 잔고 이하로 인출을 하고 싶다면 계좌를 해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웃기는 점은, 계좌를 해지하려면 반드시 계좌를 개설했던 은행 지점에 직접 가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예전에 모 은행 시골 지점에서 개설했던 계좌를 해지하러 가기 귀찮아서, 최소 예치 금액 10만 루피아를 포기하고 계좌를 방치해버린 적이 있습니다.
인니 은행은 거의 모든 업무에 수수료를 받습니다.
같은 은행 계좌 이체 등 극히 일부만 제외하고요.
전기요금, 휴대폰 요금 등을 납부할 때도 착실하게 수수료를 뜯습니다.
주택단지 관리비 같은 경우, 주택단지를 조성한 부동산 그룹 산하의 은행에서만 납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은행이 규모가 작아, 다른 메이저 은행의 지점이 너덧 곳 있을 지역에 조그만 지점 딱 한 곳 밖에 없다는 겁니다.
차량 할부금 납부도 수수료를 1천5백원 정도 뜯습니다.
그마저도 차량 할부금융 업체와 계약한 은행에서만 가능하고요.
은행마저도 비용이나 수고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객 업무 처리 속도가 건당 10분 이상 걸려 대기 시간이 1시간 넘는 일이 다반사라거나, 2020년인 지금까지도 타행 이체 시 이틀이 걸리는 등의 문제도 있지만, 이건 서비스 마인드 문제가 아니라 그냥 후진적인 시스템 때문이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한국의 은행들도 ATM 기계 위주로 영업 방식을 전환하고, 대면 창구 비중을 줄이는 등 고객 편의를 희생시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인니에 비하면 매우 우수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