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빵안다란 19

[Pangandaran II] 이젠 만만하면 가는 곳?

연휴에 또 빵안다란에 갔습니다. 반둥을 지나쳐 갔는데, 엄청나게 훼손되었던 길이 복구되어, 무려 6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보통 9시간 이상 잡고 가는 곳이라 오지라고 했었는데, 이 정도면 만만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니의 도로는 워낙 부실 공사에 보수를 제대로 안해서, 다시 9시간 이상 걸리는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죠. ㅎㅎ 이번엔 딱히 갈 데 없어서, 만만해서 간거라 별 내용은 없습니다. 그냥 좀 비싼데 묵으면서 푹 쉬고 잘 먹고 왔습니다. 그래봐야 1박에 7만원 정도? 사진이나 여행 프로그램에서 본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과 비슷할까 모르겠네요. 오토바이 타고 다녀도 될 정도로 모래알이 고운 해변에 밀물이 살짝 깔리니까 이런 멋진 경치가 펼쳐집니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저도 한컷..

자와 중서부 대충 여행 04. 빵안다란 찌뚜망 그린밸리 Pangandaran Citumang Green Valley

빵안다란에 다시 온 이유는 하나! 전에 왔을 때 못찾고 그냥 왔던 찌뚜망 Citumang(근처 유명한 그린캐년을 본따서 그린밸리 Green Valley라고도 하는 곳)의 바디 래프팅을 하기 위해서다. 원래대로라면 8시 쯤 체크아웃하고 가서 바디 래프팅 하고, 복귀하는 계획이었으나, 어제 또 푼 관계로 속 아프다 어영부영 하다 보니 9시 반 쯤에 출발하게 됐다. ㅋㅋ 찌르본에 사는 친구 내려주고 가려면 토탈 9시간 쯤 걸릴 예상이니, 보디 래프팅은 물 건너 갔고, 그래도 찾아가 보기는 하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의 매니저 아줌마는 없고,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애만 있다. (딸인거 같으나 아닐수도 있다. 인니에선 아직도 초등학교나 중학교만 마치고 부엌데기 일 하는 경우가 그리 드물지 않다.) 체크아웃 하..

자와 중서부 대충 여행 03. 뿌르워끄르또 Purwokerto - 빵안다란 Pangandaran

인니를 여행하다 보면, 굉장히 멋짓 곳들이 뜬금 없이 툭툭 나타난다. 한국인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이 그냥 방치돼 있나 싶은 곳들이 널리고 널렸다. (그래도 경치 좋은 포인트에는 대부분 커피 파는 허름한 오두막이 있긴 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갔다면 바로 도로 옆에 세우고 감상도 하고 할텐데, 차는 그게 어렵다. 큰 읍내 말고는 대부분 길이 왕복 이차선이라 차른 세울 수가 없다. 기찻길 건널목에 세운 경찰 마네킹 기성품이 아니라 제작한 거다. 한국은 이런 종류의 것을 (사람들 놀라서 민원 들어올까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일부러 티나게 하면서 명시성은 극대화 하는 경향이라면, 인니는 동상과 조형물을 좋아하는 문화답게 최대한 사실적으로 만든다. 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얼핏 보면 깜..

자와 중서부 대충 여행 02. 바뚜라덴 Baturaden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제공하는 볶음밥으로 해장을 하며, 바뚜라덴 갔다가 빵안다란으로 가는 걸로 일정을 정했다. 어젯밤에 대충 본 바로는 이틀 씩이나 있을 필요는 없는 곳이다. 이런 분위기의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이정도면 어어어엄청 좋은 길이다. 인니에서 관광지는 보통 외진 곳이고, 외진 곳은 대부분 길이 개떡 같다. 뿌르워끄르또는 길이 깨끗하고, 도로 상태도 좋은 편이다. 종교색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그런지 회당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막연하게 느낀 점이지만, 사람들도 개방적이고 친절해 보였다. 여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뚜라덴이 있는 마을 초입의 돈 받는 곳 인니에서 어느 지역 들어가는데 외지인 관광객에게 돈 받는건 이제 그냥 그러려니 싶다. 묘한 것이, 왼쪽으로 돈 ..

자와 중서부 대충 여행 01. 찌르본 Cirebon - 뿌르워끄르또 Purwokerto

10월 15일 화요일이 이둘 아ㄷ하 Idul Adha 로 공휴일이라 월요일 대체근무로 쉬고, 자와 중서부 이곳저곳을 여행 다녔다. 원래대로라면 발리나 롬복, 아니면 블리뚱을 다시 한 번 가볼까 했는데, 뎅기열 걸려서 입원도 하고 이런 저런 일이 겹쳐 항공권 예약 기시를 놓쳐서 대충 떠나게 되었다. (저가 항공은 출발일 근접하면 항공권 가격이 비싸진다.) 무작정 여행이야 특이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평소 여행과 다른 점은 있다. 1. 혼자가 아니라, 그간 당최 휴일에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친구와 동행 2. 첫 행선지를 찌르본으로 잡은 것 이외에는 출발 시간, 다음 행선지 모든게 미정 운전기사와 차로 가는 여행이라 이렇게 막 잡아도 된다. ㅋㅋ 동행이 있으니 계획에 여지를 두는 편이 나을수도 있겠다. 그냥 ..

[Pangandaran] 04. 마무리, 그리고 이것 저것

해변 레스토랑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보니 본격적으로 자고 싶어져서, 숙소로 돌아왔다. 15만 루피아 짜리 내 숙소 20만 루피아 짜리 2층 방 무려 TV씩이나 있기 때문에 비싸다지만, 사실 인니에서는 2층이 통풍이 잘 되어 더 시원하다. 기본적으로 천정이 높기 때문에 지붕의 열도 내려오지 않는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숙소 앞마당 30만 루피아짜리 제일 좋은 방 침대 사이의 거리가 먼 것은 컨셉인가...? 제일 좋은 방 앞의 이 공간은 마음에 든다. 느긋하게 뒹굴뒹굴 하는거 좋아하는 나에겐 딱이다. 가격이 30만 루피아라는게 좀 그렇다. 낮잠 한숨 때리고 일어나니 벌써 저녁이다. 그린캐년 길이 비포장이라 은근히 힘들었던 것도 있었지만, 전날 장시간 이동의 피로가 아직 남아있나 보다. 쉬고 싶을 때 쉬는 것도..

[Pangandaran] 03. Green Canyon 예상대로 별건 없었다.

길을 잘못 들어 얻어 걸린 것은 바뚜히우만이 아니다. 해변을 따라 뻗은 독특한 분위기의 시골길도 덤이다. 오히려 더 사고가 크게 날 것 같은 난간석 없으면 얌전히 빠질 것을 괜히 들이받고 떰부링 해서 빠질거 같다. 자칫 지나칠뻔 했던 그린캐년 선착장 입구 때를 잘 타고 왔는지 한적하다. 예상했던대로 소박한 시골 유원지 같은 분위기다. 현지인이고 외국인이고 에누리 없이 배 한 척 당 12만5천루피아. 배 한 척에 7,8명이 타든, 1명이 타든 12만5천루피아. 두세명인 팀에 같이 껴서 타도 별 말 없이 12만5천루피아. 정찰제라 좋다. 주선까지는 안해주니, 티켓 파는 곳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알아서 팀을 찾아야 한다. 남녀 둘이 온 현지인팀에게 같이 가자고 하니,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그런데 두명을 ..

[Pangandaran] 02. Batu Hiu - Green Canyon 가는 길에 얻어 걸린 곳

둘째날 아침, 아무런 기대를 갖지 않는 조식을 먹으러 프론트 옆 야외 식탁에 갔다. 나시고렝 or 팬케잌, 둘 중 하나라면 당연히 나시고렝이다. 식탁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니... 오잉? 넌 누구냐? 기니피그다. 남미에서는 식용으로 각광 받는 존재, 번식률이 높고 인체와 반응이 비슷하여 임상실험 용도로 각광 받는 훌륭한 동물이다.(칭찬인가?) 페이크 스너프 필름이란 신장르를 개척한 일본의 똘끼 충만한 영화 시리즈 로 유명하다. 일본영화 시리즈가 궁금한 사람은 포털을 검색해 보면 되겠지만, 아직도 기니피그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앞으로도 모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바나나를 먹는다. 껍데기부터 갉아 먹는다. 풀도 뜯어 먹는다. 생긴건 명박쥐스러운데 하는 짓은 토끼스럽다. 망고 게스트하우스 애완동물이랜다. 주인..

[Pangandaran] 01. 접근성으로 보면 오지라고 할 만 하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보통은 무엇을 얻음으로 인해, 무언가를 상실하게 된다. 드물게도, 무엇을 잃음으로 인해, 여행의 시간을 얻었다. 참으로 오랜만의 여행이다. 대략 8개월 만이 아닌가 싶다. 계절 변화가 없는 나라이다 보니, 과거의 일이 언제인가가 희미하다. 그 때 추웠는데 반팔 입고 가서 고생했지... 의외로 단풍이 근사했어... 4계절이 뚜렷한 나라의 여행은 감각이 배경으로 깔려 저절로 연상되지만, 인니는 무작정 몇 월이라는 숫자로 기억해야 해서 힘들다. 숫자는 암기의 영역이다. 기록을 찾아 보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알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어차피 언제나 여름인 나라의 여행인데, 몇 월이 뭐 그리 중요하겠나. 그저 참으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