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자와 중서부 대충 여행 02. 바뚜라덴 Baturaden

명랑쾌활 2013. 10. 28. 08:13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제공하는 볶음밥으로 해장을 하며, 바뚜라덴 갔다가 빵안다란으로 가는 걸로 일정을 정했다.

어젯밤에 대충 본 바로는 이틀 씩이나 있을 필요는 없는 곳이다.

 

이런 분위기의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이정도면 어어어엄청 좋은 길이다.

인니에서 관광지는 보통 외진 곳이고, 외진 곳은 대부분 길이 개떡 같다.

 

뿌르워끄르또는 길이 깨끗하고, 도로 상태도 좋은 편이다.

종교색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그런지 회당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막연하게 느낀 점이지만, 사람들도 개방적이고 친절해 보였다.

여기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뚜라덴이 있는 마을 초입의 돈 받는 곳

인니에서 어느 지역 들어가는데 외지인 관광객에게 돈 받는건 이제 그냥 그러려니 싶다.

묘한 것이, 왼쪽으로 돈 받는 곳에 차가 서너대 줄 서있는데 슬금슬금 다가가니, 지키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오른쪽 길로 빠져 지나가라고 손짓을 한다.

버스나 트럭 같이 큰 차나 미니버스에만 요금을 부과하는 모양이다.

 

바뚜라덴 입구

입장료 1만 루피아

 

지역 느끼남 선발대회 2012년도 우승자인가 보다. 아니면 스모키 화장남 선발대회던가.

게시물 상태가 깨끗하고 좋은 것으로 보아, 열심히 관리하고 있는듯.

 

저딴걸 꼭 입구에 세워 놓는 것도 좀 웃기지만, 고등학교는 졸업했을거 같은 아가씨가 저딴거와 저딴식으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것도 재밌다.

인니인들 보면 사진 찍을 때, 남 눈치 안보고 한껏 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는게 아직 순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 들어가면 줄줄이 가게 있고 그냥 온천까지 길 나있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원지 삘이다.

붐빌 때는 많이 붐비는지 우측 통행 표지판도 붙어있다.

놀라운건... 깨끗하다!!

이렇게 깨끗한 곳은 인니에서 정말정말정말정말 드물다.

 

바뚜라덴 자연 극장 Theater Alam Baturaden 5천 루피아

 

요게 그 자연극장이다. -ㅂ-

 

분수대인듯한 곳을 지나면...

 

오, 아주 잘 꾸며진 유원지가 펼쳐진다.

 

물론 저 분수 정원 가는데도 입장료 5천 루피아다. ㅋㅋ

 

소싯적에도 침 좀 뱉었고 지금도 계속 뱉고 계시는 중인 초거대 식인 괴물 황금 잉어 분수

 

계곡 사이로 로프 활강하는 시설이 있다.

 

파노라마 샷

 

제법 괜찮은 미끄럼틀이 있는 수영장에선 애들이 놀고...

 

부모는 그늘에 앉아 소박한 음식을 먹고...

 

모다뽀트도 시원찮을 이 땡볕에 무려 오리배다.

뭐 죤나게 빨리 패달을 돌리면 죤나게 빨리 나가서 시원해질 수도 있겠지만, 죤나게 빨리 패달을 돌렸기 때문에 죤나게 땀 나고 덥겠지만, 죤나게 땀이 나서 젖은 피부에 죤나게 빨리 나가면서 생기는 바람에 기화열 작용으로 시원해질 수도 있겠지만...

힘들거라는건 확실하다.

 

실한 눔덜이 많다.

오리배로 죤나게 달려와 스크류로 갈아서 잡으면 상품으로 주는 걸까?

 

그나저나 스크류 하니, '스크류가 돌면 강 아랫물과 윗물이 순환되어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희대의 명언을 남긴, 4대강 씨발롬 전도사 스크류 박, 박석순이 떠올라 기분이 더러워 진다.

2011에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라는 벼슬 받아서 입이 찢어졌을 이 인간, 요즘 4대강 녹조라떼 보고 뭐라 말할지 궁금하다.

원장 자리는 뎅강 잘렸는지, 관두고 튀었는지, 어쨋든 올해 끝났는데, 아직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자리는 건재한가 보다.

자본주의의 극단을 달리는 나라 답게, 한국은 양심도 팔 수 있고, 그걸로 출세도 살 수 있는 모양이다.

판건 양심이지 교수 자리가 아니니, 괜찮은 거고. ㅋㅋ

 

오리배 있는 곳인 서쪽 제일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전경

 

파노라마 샷

 

그 옆으로 더 올라가야 하는 길이 나오는데...

 

헐, 2.5km

궁금하긴 하지만 연약한 내 심장을 위해 망설임 없이 포기!

 

로프 활강 타는 곳

 

무게 제한 얼마냐니까 3톤까지는 끄떡 없댄다.

아저씨... 그건 피아노줄이 버틸 수 있는 무게고요... -_-;

 

200m 거리로 좀 만만한 온천과 찬물이 같은 곳에서 나오는 곳으로 가는 길

입장료 7천 루피아

 

오오, 바위에 걍 무식하게 팠다.

한국 같으면 자연 훼손 했다고 욕하겠지만, 인니는 아직도 훼손은 커녕 사람 손 안탄 곳이 비교도 안되게 많다.

그나저나 저 R자는 뭐래냐. ㅋㅋ

 

소박하다.

우측 푸른 건물이 탈의실 (물론 돈 따로 또 받음 ㅋㅋ)

탈의실 뒤편에 식당

정면 움푹 들어간 곳이 천연 온탕 냉탕

 

황토색이 온천, 밑의 맑은 물이 차가운 샘물이다.

(자연적으로 이렇게 되는게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면 지구과학 공부를 좀...)

사람 많으면 감당이 안될 규모라서 그런지, 1인당 10분만 들어가 있으라는 팻말이 있었다.

 

이 곳을 지나서도 아까 그 2.5km 떨어져 있다는 7번 샘 Pancuran 7 으로 갈 수 있나보다.

 

바뚜라덴 유원지 정면에 있는 별거 없어 보이는 소박한 폭포

하지만 이게 온천폭포라면?

 

왠 총각이 폭포에서 따이빙을 하고 있다.

팻말에는 '주의 - 여행자는 강/폭포에서 목욕할 수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따라서, 저 청년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연자인 모양이다.

그럴거면 비키니 금발 미녀가 해야 하지 않겠느냣!

 

폭포 옆 산사태 흔적이 있는 곳에서는 10m가 훨 넘어 보이 곳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뭔가를 캐는 공연을 하고 계시는 공연자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딸기도 판다.

인니에서 딸기는 높은 지대에서만 재배하기 때문에 이렇게 내다 파는게 드물지만 (물론 마트에서는 가끔 판다), 한국의 왕따시만 하고 단 딸기에 비하면 맛이 없다.

 

들어오는 길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나오다 보니 우리가 늘어서 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무려... 닭이다.

 

발이 네 개라는 닭도 있었다.

오! 그럼 닭다리가 네 개? 하고 봤으나... 닭발은 별로 안좋아해서 감동이 덜하다.

 

밤마실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

바뚜라덴 유원지에서 좀 내려오면 왼편에 보이는 모로스넹 호텔 Hotel Moro Seneng 옆에, 존 Zone (인니 발음으로 '손'에 가까움) 이라는 디스코텍이 가장 잘 나간다고 한다.

모로스넹 호텔은 가격도 적당하고 (15만~50만 루피아. 2013년도 기준), 가라오케나 디스코텍이 딸려 있을 정도니까 괜찮은 호텔일듯 하다.

아고다에는 없고, 부킹닷컴에는 등록되어 있다.

자체 홈페이지도 있다.

 

빵안다란으로 먼 길 떠나기 전에 들른 딱 보기에도 큰 레스토랑

맥주는 팔지 않는다.

 

오! 발리풍 인테리어다.

 

연예인 방문 인증 싸인이 게시판에 붙어있다.

왼쪽은 코믹 섹시 심벌 줄리아 페레스 Julia Perez, 오른쪽은 70,8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그룹 꾸스 플루스 Koes Plus의 멤버 욘 꾸스워요 Yon Koeswoyo.

 

이분들이다.

언젠가 꾸스 쁠루스 곡도 소개해 볼까 한다.

70,80년대 인니 팝도 굉장히 좋은 곡들이 많은데, 한국과 스타일이 비슷한 곡들이 많다.

 

가수 겸 배우 데위 산드라 Dewi Sandra와 두 번째 남편인 가수 Glenn Fredly.

2006년에 결혼해서 2009년에 이혼했으니, 최소한 2009년 이전에도 이 레스토랑이 있었나 보다.

남녀 좋은 시절은 한 때이니 여기저기 흔적 남기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호젓하게 즐길수 있는 독립식 구조.

물론 중앙에 이 손님, 저 손님 함께 하는 식당도 있다.

 

독립식 구조는 종업원 부르기가 어려워서 불편한데, 여긴 이걸 두드리면 온댄다.

 

방갈로로 보이는 건물 앞에 짜낭사리 Canang Sari (발리 힌두교에서 신들에 바치는 공물) 자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냥 인테리어만 발리식인게 아니라 정말로 발리 사람이 운영했나 보다.

 

예전엔 숙박업도 했던 모양인데, 지금은 창고 용도로 쓰인다.

 

착한 가격.

맥주는 없다.

 

요즘 잠부 Jambu가 제철이라 잠부 주스를 먹어봤는데, 신선하고 맛있었다.

 

다리와 머리까지 튀겨서 나오는 닭튀김도 좀 짜긴 한데 살도 많고 흡족했다.

 

어디가나 한 번씩 먹어보는 나시고렝도 아주 괜찮았다.

10점 만점에 9점!!

인니에서 먹어본 나시고렝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배도 채웠겠다, 빵안다란으로 출발!

 

TIP 1. 뿌르워끄르또 시내 - 바뚜라덴 : 약 20분 소요

TIP 2. 바뚜라덴은 이것저것 느긋하게 즐기고 쉬면 반나절에서 한나절은 거뜬히 즐길만 하다.

  외국인 배척하거나 그악스러운 느낌이 없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