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거짓말 9

인니인들은 왜 자주 아플까?

한국인은 정말 심하게 아플 경우에나 아파서 못했다는 해명이나 변명을 한다. 어지간히 아픈 정도로 해야할 일은 하지 못한다는 걸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거짓말로 아프다는 핑계를 하는 건 초중등 때나 한다. 고등만 되어도 꺼린다. 그런 한국인이 보기에 인니인들은 자주 아프다. 아파서 결근하는 경우가 잦다. 배우자가 아파서 결근하기도 하고, 애가, 부모가, 친척이 아파서 결근을 하기도 한다. 꾀병인 경우도 많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거 같다. 10여년 살면서 지켜보기에, 인니인들이 자주 아프긴 하다. 위생 상태나 식습관, 의료 수준이 낮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한국인에 비해 아주 빈번하진 않다. 한국인도 어차피 사람인데 안아플 수 없다. 한 군데도 안아픈 상태가 오히려 드물다. 자잘하게 ..

한국-외국 커플 유튜브 채널들을 보다 느낀 묘한 점

최근 한국-외국 커플의 유튜브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워낙 많아 이제 하나의 장르처럼 형성되었을 정도다.한-외 커플 영상은 크게 '이미 결혼한 사이'와 '이제 결혼할 사이'로 나눌 수 있다.이미 결혼한 부부의 영상 컨텐츠들은 대체적으로 소소한 일상 위주의 에피소드가 대부분이라 밋밋하지만 안정적이다.당연하다. 부부가 함께 사는 건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이다.가끔 여행지에 놀러가기도 하지만, 생활이 주다.이런 컨텐츠들은 정상적이고 평범하다. 반면, '이제 결혼할 사이'라는 한-외 커플 영상 컨텐츠는 좀 다르다.뭐랄까... '여행 + 예쁜 현지인 여성 + 가상 결혼 페이크 다큐'랄까?여행 관련 컨텐츠는 좋지만, 이제 차고 넘쳐 식상하다.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은 늘씬하고 예쁜 현지인 여성이 수시로 나오는 ..

단상 2020.12.02

[거짓말] 03.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일까?

20대 초반, 친구 순창이와는 일주일에 4번 이상은 술을 마셨던 거 같다.순창이 부모님은 내가 순창이를 망치는 나쁜 친구라고 생각하셨다.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으신듯 하다.나만 아니었으면 순창이는 지금보다 훨씬 성공했을 거라는 식으로 생각하실 거다. 단둘이 마신 것도 아니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 서너명 더 있는데 유독 나만 찍어서 미워하셨다.다른 친구들과는 밤새도록 마신 적이 자주 있었지만, 정작 나와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도. ㅎㅎ자기 자식은 원래 착하고 바르다는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으니, 누군가 꼬드겼다고 생각하고 싶으셨을 것이다.자식을 미워할 순 없으니, 대신 미워할 대상이 필요하셨을 게다. 그 후, 순창이는 독립해서 지방에 살았다.명절에 본가로 돌아온 젊은 남자놈들이 다 그렇듯, 저녁..

단상 2020.09.11

월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회사 간부의 뒷월급

모든 중소기업이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전제로 합니다.중소기업 형편이나 사장 성격에 따라, 정말로 모든 직원 급여가 쥐꼬리인 회사도 있습니다.여기서 말하는 간부란 최소 차장급 이상, 사장의 총애를 받는 직원을 뜻합니다.과장은 직급명에 '장'이 붙지만 간부가 아닙니다.실무직 최고참일 뿐, 별 권한도 없고 대리와 급여도 별 차이 없어요. 월급이 적어서 불만인 부하 직원에게, 자기도 얼마 차이 안난다며 반 하소연조로 다독이는 스타일의 간부가 종종 있을 겁니다.거짓말입니다.세상이 원래 그런 것이니 체념하고 받아 들이라는 기만하는 겁니다.그런 사기를 치면서도 양심은 전혀 찔리지 않습니다.실제로 '월급만' 따지면 일반 직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임금의 많고 적음은 절대적인 척도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사람끼리 ..

단상 2020.08.07

[거짓말] 02. 선의의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은 괜찮다.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스스로 합리화 하는 건 나쁘다. 선의의 거짓말을 나누는 기준은 간단하다.온전히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것은 선의의 거짓말이다.자신의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하는 것은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다.나를 위해 하는 행위는 불가피라고 할 순 있어도 선의는 될 수 없다. 가령, 여자친구에게 살 빠진 것 같다고 하는 건 선의의 거짓말이다.여자친구가 살 빠진 것 같지 않냐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는 건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다. 선의로라도 거짓말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 있다.상대방에게 사과할 때다.수만 가지 선의로 포장하려고 해도 소용 없다.사과는 진심으로 해야 한다.거짓과 양립하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또 다른 잘못일 뿐이다.

단상 2020.07.24

[인니 회사 관리 팁] 06. 입증할 수 없는 거짓말은 믿어주는 편이 낫다

삼촌이 돌아가셨다느니, 엄마가 아프시다느니...지각이나 결근의 이유가 다채롭다.거짓말이 뻔히 보이지만, 그렇다고 삼촌 사망진단서를 떼오라고 하기도 그렇고, 사실 별 의미도 없다.애초에 직계 가족 경조사 이외에는 법적으로 유급휴가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삼촌 사망으로 인한 결근에 증명을 받아봐야 딱히 쓸모도 없다.사유가 일단 도의적 문제이고, 게다가 급여 공제까지 감수하고 결근하겠다는데 뭐라 하기 어려운 문제다.이왕 어쩔 수 없다면, 쿨하게 받아 들이는 편이 낫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도 입증할 수 없다면, 쓸 데 없이 감정 소모하지 말고 그냥 믿어주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결근 사유가 거짓말이든 진실이든 어차피 회사 입장에서는 결근일 뿐이다.회사 입장에서는 정직하지만 실제로 이런 저..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이냐는 논쟁의 끝

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냐 아니냐는 오래된 논쟁입니다.주로 친구나 연인 사이에 많이 벌어지지요. ^^저도 예전에는 많이 다퉜는데, 나이 좀 먹은 이후로는 그딴(?) 일로 다툴만 한 에너지가 없어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그러다 최근 믿고 있던 사람이 중요한 일들을 숨겨왔던 사실이 뿅뿅 밝혀지면서 새롭게 고민 좀 했었습니다.역시 사람은 자기에게 닥쳐야 머리를 굴립니다.에너지가 없었던 게 아니라, 별 상관이 없어서 잊고 있었던 것 뿐이었네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말장난입니다.거짓말을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논쟁의 결론이 날 수가 없는 겁니다.거짓말에서 '말'이라는 부분에 해석의 초점을 맞추면 '말을 하지 않은 것 뿐이므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

단상 2018.03.14

거짓말이 귀찮아서 솔직합니다.

거짓말 지어내자고 하면, 헛점 거의 없이 지어낼 수 있어요.당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거나, 거짓을 말하는 건, 당신을 배려하는 거예요.전 거짓을 말하는게 귀찮아서 보통은 솔직한 사람입니다.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사실 사람들 대부분은 그게 꽤 어렵습니다.사회생활 하다 보면, 아쉬운 입장일수록 솔직하면 곤란할 상황에 빠지는 일이 잦거든요.솔직해도 사회생활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으려면, 애초에 거짓말로 모면해야 할 상황 따위를 미리미리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몇 가지 요령이 있다면...1. 모르는 거 아는 척 하지 않는다.2. 못하는 거 할 수 있는 척 하지 않는다.3.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한다.4. 고결하지 않은데 고결한 척 하지 않는다. 간단한데 쉽지 않습니다.자신을 과대포장하는 건 무리생활을 하는..

단상 2016.09.15

쇼핑몰 사기의 한 종류, 그리고 대처

혹시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싶어 미리 밝혀두는데, 인니에도 이런 대형마트가 있다. (장담하건데, '헛! 정말 있단 말일가!' 라고 놀라는 사람 분명히 있을 거다.) 작년 요맘때쯤 일이다. 전자렌지를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 어떤걸 살까 고르고 있는데, 가전제품 판매 직원 놈팽이가 따라 붙는다. (놈팽이라 불려도 싼 넘은 놈팽이로 불러야 한다.) 제품 하나 가리키며 달라고 했다. 놈팽이가 새 제품 재고를 확인하고는 계산서를 작성한다. Tip. 인니의 대형마트에서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카트에 싣기 큰 제품들은 직원이 계산서만 작성해서 준다. 그 계산서를 가지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한 후, 계산원이 가르쳐 주는 제품 수취하는 곳으로 가서, 영수증을 제시하면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통은 진입구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