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당신에게 벌어진 모든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당신의 존재'

명랑쾌활 2018. 5. 22. 13:28


난 왜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사람일까?

난 왜 항상 끝이 안좋게 퇴직할까?

난 왜 다니는 직장마다 그런 직장 상사만 걸릴까?

난 왜 친구가 없을까?

난 왜 사귀는 남자마다 그런 놈팽이일까?


비슷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벌어진다면, 그 현상들을 종합적을 보고 공통적인 요인을 뽑아 보는 게 원인을 파악하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구역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사고를 낸 운전자 각각에게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면, 제대로 된 파악이 안된다.

누구는 20대 초반의 초보 운전자고, 누구는 70대의 눈이 침침한 노인이고, 누구는 40대이지만 심장 질환이 있고...

이런 사실들이 교통 사고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는 문제의 답이 되기엔 무리다.

사고를 낸 것은 물론 운전자이지만, 공통점은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그 장소(구역)다.


당신이 왜 그런 안좋은 직장 상사만 걸리는가도 같다.

각각의 사건들을 따로 보면, 이건 김과장이 비겁한 탓, 저건 최대리가 야비한 탓, 그건 실적 부진에 쪼인 이부장 탓 등 별의 별 이유가 다 있고, 전부 '이치에 맞는' 얘기다.

하지만, 당신에게 안좋게 대한 건 그들이지만, 그 모든 경우의 공통점은 '안좋게 대함을 당한' 당신이다.

당신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당신에게 안좋게 대한 그들의 행위가 옳다는 게 아니다.

그저, 당신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뿐이다.


같은 회사 다른 부서의 장인 내 후배는 부서원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자꾸 해서 마음에 안든다는 게 고민이었다.

기존 부서원을 교체하기도 하고, 새로운 부서원으로 팀을 짜 배치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여전했다.

후배 부서장은, 자기 부서원이 되는 직원들은 거의 대부분 그렇다면서, 예전 회사에 안그런 직원이 딱 한 명 있었다는 얘기를 했다.

자신이 좀 디테일하게 확인하는 면이 있고 빡세게 가르치기 때문에 자기 밑에서 배우기는 어렵지만, 시키는대로만 하고 솔직하게 보고하면 화 내거나 하지 않는데 부서원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단다.

부서원들과 면담을 했다.

각자의 이유를 들어봐야 거짓일 수도 있고, 부서원 관점으로 왜곡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공통점을 뽑으면 간단하다.

부서원들의 얘기에서 공통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시키는대로 해서 결과물을 제출하면, 자기는 그렇게 시키지 않았다라고 화를 낸다는 점.

둘째는 솔직하게 얘기를 했는데 거짓말 한다고 화를 낸다는 점.

자 그럼 나는, 후배 부서장이 '운이 지지리도 없어서' 지금껏 만나는 부서원 중에 딱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필이면' 시키는대로 하지 않고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판단하는 게 타당할까?


당신이 그런 상황에 자주 빠지는 이유는 당신 탓이다.

아주 높은 확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