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냐 아니냐는 오래된 논쟁입니다.
주로 친구나 연인 사이에 많이 벌어지지요. ^^
저도 예전에는 많이 다퉜는데, 나이 좀 먹은 이후로는 그딴(?) 일로 다툴만 한 에너지가 없어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최근 믿고 있던 사람이 중요한 일들을 숨겨왔던 사실이 뿅뿅 밝혀지면서 새롭게 고민 좀 했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자기에게 닥쳐야 머리를 굴립니다.
에너지가 없었던 게 아니라, 별 상관이 없어서 잊고 있었던 것 뿐이었네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말장난입니다.
거짓말을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논쟁의 결론이 날 수가 없는 겁니다.
거짓말에서 '말'이라는 부분에 해석의 초점을 맞추면 '말을 하지 않은 것 뿐이므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는 거고, '속이려는 의도'에 해석의 초점을 맞추면 거짓말이나 다름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지요.
왜 그런 논쟁을 하는지 목적을 상기하고 그에 맞춰 논점을 바꾸면 간단합니다.
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냐 아니냐는 논쟁을 학술적인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상대를 믿을 수 있느냐, 못믿겠느냐의 문제지요.
'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고 숨기는 사람을 믿을 수 있겠는가?'를 논점으로 하면 됩니다.
그럼 답은 간단해지지요.
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냐 아니냐는 오래된 논쟁에 관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말을 하지 않는 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를 속이는 행위인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