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한국

[제주도] 04. 폭포 두 군데 좀 걸어봤음

명랑쾌활 2016. 8. 8. 10:33

모닥치기를 먹고 소화시킬 겸, 정방폭포까지 걷기로 했다.

뭐 얼마나 걸어봤겠냐만, 제주도는 전반적으로 걷기 좋게끔 길이 조성되어 있는 거 같았다.


정방폭포 들어가는 입구 앞 조형물에서.

동행이 있으면 이런 짓도 할 수 있어서 좋다.

혼자서도 못할 건 없는데 미친놈 같잖어... =_=


왠지 중국풍 같이 느껴지는 건축물


정방폭포 구역 내부에 있는 저택

공공건물은 아니라 사유지인 걸로 보이는데, 주인이 누굴까?


정방폭포와 그 옆에 자리 펼친 해녀 마케팅 해산물 회 노점

여자친구나 내연녀와 온 게 아니라면 망설여질 가격대다. (부인과 왔을 때도 먹자고 했다간 미쳤냐고 등짝을 맞을 것이기 때문에 망설여질 거다.)


내리막이 싫다, 올라가야 하니까.

왜 폭포를 보려면 꼭 내려가야 할까...


사람 잠시 없는 틈에 한 장


이제 다 봤으니 저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

사람은 왜 어차피 먹어봐야 또 배고파질텐데 밥을 먹고, 어차피 깰텐데 자고, 어차피 벗을 건데 입고, 어차피 언젠가 헤어질텐데 이성과 사귀려 아등바등하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

어차피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난 왜 내려왔을까?


폭포 상류

부유물을 막으려고 줄줄이 비엔나 쏘세지를 걸어 놨다.


폭포 상단에서 찍은 사진


바다를 보면서 왜 담배연기를 그리는가?


다음날 아침 산책으로 천지연 폭포를 가봤다.


어린것들이라면 머리통 깨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깝족대지 않고는 못배길 구조의 징검다리


천지연 폭포로 가는 길

굳이 내려가거나 올라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폭포가 있었다!! +_+b


사진 찍으려고 뒤에 사람들이 우글우글 기다리든 말든, 눈치를 주든 말든 아랑곳 없이 자세 바꿔가며 실컷 사진 찍던 중국인 관광객.


내가 중국인에 대해 그릇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참 중국인스러운 행동을 하는구나' 싶은 사람을 보게 되면 정말 영락없이 중국인이었다.


이슬람식 모자인 뻬찌(쁘찌) Peci 를 쓴 할아버지

인도네시아인으로 보였다.

말레이시아인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좀 구분이 된다. (확신은 없다. ㅋ)

인도네시아도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서, 한국으로 많이들 여행 온다.

인구가 많고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한국 중산층 보다 잘사는 인구의 수가 한국 전체 인구보다 많을 거다.


한국의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의 이슬람에 대한 근거 없는 배척이 우려스럽다.

대개의 범죄는 가난이나 불평등에서 비롯된다.

어느 종교도 범죄를 권장하지 않는다.

한국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테러 표적이 된 적도 없는데, 왜 그리 이슬람 자체를 악의 종교로 몰아가는가 싶다.

무지에서 오는 적대감은 단순한만큼 강력하다.


돈을 던지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야바위질이 이곳에도 있었다.

설사 정말 그렇다 하더라도, 동전을 던져서 생길 좋은 일이래봐야 동전 값어치 아니겠나?

자신이 바라는 행복의 가치를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차마 동전을 던지진 못할 거다.

동전 던지면서 행복을 빌다니, 행복의 값어치를 너무 후려치는 게 아닌가 싶다.


오카리나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는 공연장

그 뒤의 좋은 경치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김포공항으로 가기 전 공항 식당에서 고기국수를 먹어봤다.

그냥 고기국물에 국수 끓여 먹는다고 생각하는 딱 그 맛이다.

공항 식당에서 먹은 걸로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맛집 고기국수는 면발이 입안에서 춤추다 떰부링 할 것도 아니잖나.

아, 어쨋든 맛있었다.

고기음식은 다 맛있다.


국내선 이용하는 한국인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담배 사겠다고 줄을 이렇게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게 다 증세 없는 복지를 하시겠다며 담배세를 올리신, 훌륭하신 박그네 정부 덕이다.

전전정권 때 5백원 올리겠다고 하니 서민 다 죽인다고 해놓고, 자기는 2천원 팍 올리시는 배포도 위대하다.



제주도는 여행하기 참 좋은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전반적으로 여행자 편의도 잘되어 있었고, 관광지 바가지 가격도 딱히 없었습니다.

특히 걷기 좋도록 조성된 길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여행의 중요 요소로 생각하는 제게는 좀 따분하더군요.

여행보다는, 기회가 된다면 장기간 거주하면서 한가하게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새삼, 땅덩어리 넓고 개발이 덜 된 곳이 대부분인 인도네시아 곳곳에 있는 자연경관 좋은 곳들이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걸 느꼈습니다.

제주의 자연경관에 버금가는 곳들을 제법 가봐서 그런지, 제주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크게 감탄하지는 않더군요.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주가 별로라는 뜻이 아니라, 제주도도 훌륭한데 그만큼 훌륭한 곳들이 다른 나라에도 많다는 얘깁니다.

요컨데, 그저 제 주관적 느낌이지만, 발리보다 제주가 자연경관은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발리는 독특한 문화적 요소와 사람들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됐죠.

제주도 발리처럼 고유의 분위기를 가진 관광지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중국인들 좀 너무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