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한국

[제주도] 02. 제주도에서도 달려 봤음

명랑쾌활 2016. 7. 25. 10:27

다음 날, 친구는 체험 다이빙을, 난 오토바이 롸이딩을 하기로 했다.

친구 동네형님이 가게에서 쓰는 스쿠터를 쓰게 해주셨다.


쇠소깍 상류

이런 곳에서 래프팅 하면 재미가 각별할듯.


수위가 충분한 하류에서는 저런 게 재미있나 싶은 뗏목을 타기도 하고...


여행까지 와서 굳이 힘 빼고 싶을까 싶은 수상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몸체가 투명해서 물밑이 보이긴 하지만 노를 저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인 배를 타기도 한다.

이런 종류라면 역시 오리배가 최고인데, 한국은 낭만을 잊어버렸다.


쇠소깍 관광상품 상점에서 팔던 돌하루방 빵
의외로 귀여워서 깜짝 놀랐다.
저런 귀여운 돌하루방을 머리 절반 정도만 깨물어 뜯어 먹으며 해맑게 웃을 꼬마애들을 떠올리니, 나도 덩달아 흐뭇해진다.


쇠소깍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해물 잔뜩 들어간 탕

맛은 비주얼 보면 떠오를 딱 그 맛이다.


내친김에 섭지코지까지 달려 봤다.

그런데 길이 너무 잘 뚫려 있어서 재미가 없다.

그나마, 한국이 워낙 오토바이에게 불친절한 나라라 우려했는데, 위협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제주도는 좀 다른건가 싶다.


파란색으로 그어진 선이 그 유명한 올레길 표시다.

걸으면서 경치 보기 좋은 길인 만큼, 오토바이로 다니면서 경치 보기에도 좋다.


바다에 발 좀 담그려 걸어갔다가 쌍욕 나오게 생길 정도로 넓은 모래사장


섭지코지 도착

40km 거리인데 설렁설렁 달려 대략 1시간 좀 넘게 걸린듯 하다.

인니에서 40km 정도 거리라면 어지간히 좋은 도로가 아닌 이상 보통 2시간 이상 걸린다.


이곳도 한국인 보다 중국인이 더 많았다.

가뜩이나 남눈치 안보고 큰 소리로 얘기하는 중국인들 특성 덕에, 내가 중국 관광지에 온 건가 싶을 정도였다.


자동차는 주차비를 받는데, 오토바이는 거들떠도 안본다.

어디다 주차하냐고 물어보니, 그냥 아무데나 빈자리에 하랜다. ㅋㅋ


중국인들이 반건조 오징어를 좋아한댄다.


섭지코지에서 보이는 성산 일출봉

가볼까 했지만, 롸이딩이 별로 재미없어서 그만 두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도 뭐 그게 그거고...

아, 그러고 보니 주유소 들러서 기름 넣는데, 아저씨가 엄청 귀찮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아서 민망했다.

한국은 워낙 노동의 가치를 스스로 높게 평가하다 보니, 고작 1~2천원 어치 기름 파느라 주유기 조작하는 게 그리도 싫은가 보다...라고 하기엔, 손님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좀 무리인 거 같고, 그냥 귀찮은 거다. ㅎㅎ


사장이라면 모를까, 직원은 자신의 노동시간 대비로 임금을 받는다.

1천원 어치를 열 번 주유하든, 10만원 어치를 열 번 주유하든 임금은 같다.

수익율 계산과 임금 책정은 사장의 몫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마치 자신이 사장이라도 된듯' 통상보다 적은 주문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한국인은 적은 돈을 받는데 자기 자존심을 거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스스로를 유능하게 여기려는 심리. http://choon666.tistory.com/556 참조)

자신이 이런 적은 돈을 받는 노동을 할 만큼 하찮냐는 거지.

적든 크든 돈은 돈이고, 일은 일인데 말이다.


오른쪽 끝에 보이는 배가 친구 동네형이 만들고 있는 배라고 한다.


올레길 도로는 경치가 좋아 달리는 재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