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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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해 푸드 장미 라면 Wonhae Fried Rose Ramyun

장보다가 장미라면이라는 괴상한 제품이 눈에 뜨였다. 아마도 한국에서 유행하는 로제 떡볶이를 차용하면서 해석도 아주 정직하게 갖다 붙인 모양이다. 장미 라면이라니, 한국인에게는 식감 확 떨어뜨리는 이름이지만, 현지인에겐 그럴 일 없겠다. 영어로 로제 소스라고 하는 것보다 오히려 한글이라 더 긍정적이겠지. 원해 푸드는 무지개 Mujigae 에서 만든 음식 브랜드다. 무지개는 현지화된 한국 분식으로 제법 성공한 프랜차이즈다. 지나치게 현지화 시키는 바람에 현지인들에게 한식의 맛을 완전히 착각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원래 맛을 알고 있는 한국인 입맛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괴상한 음식들이다. 무지개 관련 포스팅 (https://choon666.tistory.com/836) (https://choon666...

[인니 국제 결혼 과정] 2. 이슬람 개종

이슬람식 결혼을 하려면 당연히 무슬림으로 개종해야 합니다. 정확히는 무슬림이라는 증거를 구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신앙은 개인 내면의 문제인데 뭔 증거가 있고 자시고냐 싶겠지만, 인니 현지인의 신분증에는 종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인니 국가 원칙 상 신앙은 국민의 의무이고, 국가가 인정하는 6개 종교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등록증에는 종교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외국인에게 종교 선택을 강제할 순 없겠지요.) 그래서 외국인은 무슬림 증명서가 필요합니다. 정확한 명칭은 '이슬람 입교 확인(선언)서 Surat Pernyataan Ikrar Masuk Islam 입니다. 보통 인니 정부가 인정하는 이슬람 최대 단체인 무이 MUI (Majelis Ulama Indon..

iColor - 대통령 아들이 만든 아이폰 수리 전문 체인점

인니에는 아이폰 공식 스토어가 없다. 그나마 2017년에 아이폰과 제휴한 리셀러 스토어인 아이박스 iBox가 생겼다. 그전까지는 거의 대부분 싱가폴에서 보따리로 흘러들어온 제품이 전부였다. (그래서 아이폰을 쓰면 좀 쩔어준다. ㅋㅋ) 그렇다 보니, AS 역시 개판일 수 밖에 없다. 여친 아이폰을 수리하러 브까시 수마레콘에 있는 iColor라는 아이폰 수리점에 갔다. 간판에 커다랗게 찍혀 있는 아이폰스러운(?) 아저씨가 누군가 싶은데 하단에 이름이 있다. 기브란 라까부밍 Gibran Rakabuming. 인니 현 대통령 조코위 Jokowi 의 아들이다. 사업가였던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는지 사업에 재능에 있다고 하더니, 이런 걸 창업했었구나. ㅋㅋ 87년생인 기브란은 2020년, 서른 셋의 나이로 솔로 ..

[인니 국제 결혼 과정] 1. 인니 혼인에 관한 전반적 개요

본 포스팅 연작은 예비 배우자가 이슬람 신자(=무슬림)이며 이슬람 종교청에 혼인 신고를 해서 부꾸 니까 Buku Nikah (혼인 증명서)를 받아 * buku : 책, 수첩 ** nikah : 결혼, 혼인 주인니 한국 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혼인 신고 등록을 하는 과정입니다. 위에 해당하는 것들은 직접 경험한 사실들을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만, 나머지는 아는 한도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제가 케이스 별로 몇 번씩 결혼하는 방법도 나쁘진 않지만, 너무 피곤할테니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 점 감안해서 요긴한 부분있으면 참고하시고, 해당 사항 없으면 건너뛰셔도 되겠습니다. 큰 틀에서 보자면 하기 5단계 과정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1) 개종 2) 혼전 공증 3) 종교청 혼인 신고 접수를 위한 서류 준비 및 ..

Best Wok Mi Goreng Original

못보던 라면이다. 가격도 착해서 사봤다. 같은 용량의 인도미 미 고렝 Indomie Mi Goreng 보다 1천 루피아 비싼 정도. 포장지에 중국 한자가 찍혀있어서 헷갈리지만, 인니 제품이 맞다. 중국계 인니인이 만들었다는 걸 보다 강조하려고 그런 게 아닌가 추측한다. 미 고렝과 나시 고렝, 차, 두부 등등 많은 인니 음식들이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다 보니, 중국인이 음식을 잘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나저나 유통기한 1년이라니 방부제가 들어있나 보다. 방부제에 포함 여부에 민감하면 인니 음식 못먹는다. 내내 습하고 더운 날씨에 유통 인프라 수준도 낮아서, 유통기한이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친다. 가격 저렴한 서민 음식들은 방부제 포함이 기본값이라고 보면 된다. 동부 자와의 시도아르조 Sidoarjo 에 제..

르바란 Lebaran 귀성 시작

인니 최대 명절인 르바란 Lebaran 귀성길 (무딕 Mudik) 정체가 4월 19일부터 시작됐다. 자와섬을 동서로 잇는 유일한 '유료'도로가 꽉 막혔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유료도로다.) 이럴거면 뭐하러 유료도로를 타냐 싶겠지만... 일반도로는 오토바이 때문에 더 지옥이거든. ㅎㅎ 차량이 1m 나아가는 동안 오토바이가 대여섯대는 끼어든다. 원래 인니의 유료도로는 어중이 떠중이 못들어오게 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평상시에도 주행속도가 60km 이하인 경우가 잦은 도로를 고속도로라고 하긴 무리가 있다. 인니 정부는 귀성길 정체가 절정에 달할 19~20일 양일간 자카르타-까라왕 구간의 자카르타 방향 차로를 폐쇄했다. 자카르타 갈 일 있으면 일반도로로 가라는 건데, 문제는 일반도로도 귀..

아무렴 TV조선도 바보일리 없지

TV조선은 예능이고 드라마고 당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감이 없는 건 줄 알았다. 최근 한극에 가서 부모님 집에 있었다. 부모님은 TV를 보지 않으시더라도 TV조선을 틀어 놓으셨다. 나야 조선에 좃자도 싫어하지만, 내 집이 아니니 잠자코 있었다. 어차피 TV는 아예 안본지 몇 년 됐다. 안볼 순 없지만, 안들을 순 없다. 며칠 들리는대로 소리를 듣다가 문득 깨달았다. TV조선의 '모든'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템포가 느렸다. 전체적으로 컷 전환이나 말투가 느렸다. 예능은 노인이나 예전에 유명했던 사람이 주로 나온다. 티키타카도 옛날 식이고 서로 까대는 거 없이 잔잔했다. 연장자를 대우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장자가 말을 하면 다들 경청하는 자세와 표정이었다. 젊은 출연자는 까불까불 재롱을 부리는..

시사 2023.04.18

에어컨 이야기

인니는 1년 내내 에어컨을 쓰기 때문에 3~6개월 마다 필터 청소를 한다. 필터 청소는 AS 대상이 아니다. 직접 할 수도 있지만 보통 뚜깡 아쎄 Tukang AC 라고 부르는, 에어컨 기술자를 부른다. * tukang 기술자 AC 에어컨 정기적으로 필터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감이 꽤 안정적이라, 뚜깡 아쎄는 어지간한 동네엔 다 있다. 에어컨 기술자라는 말 그대로, 어지간한 고장도 고친다. 인니도 AS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닌데 대응이 느리고 비용도 싼 것도 아니라, 어지간하면 뚜깡 아쎄에게 시킨다. 입소문 장사라 실력 괜찮고, 가격을 터무니 없이 속이지 않는 사람이 살아남기 마련이다. 그렇게 살아남은 기술자들은 각자 자기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개념이 있어서, 동네마다 실력이나 인성의 편차가 있다. ..

아리랑 커리 쌀국수 라면

아리랑에서 커리 쌀국수라는 괴식을 출시했네요. (아리랑 브랜드 설명은 https://choon666.tistory.com/769 참고) 딱 보는 순간 맛 더럽게 없겠구나 싶었는데 여친이 사버렸습니다. 그리고 유통기한 두 달을 넘길 때까지 방치... =_= 결국 제가 먹어 없애버렸습니다. 면은 비훈 Bihun 이라는 인니식 쌀국수입니다. 영어로는 Rice Vermicelli 라고 하더라고요. 생긴 건 당면 비슷하지만 식감이 전혀 다릅니다. 쫠깃쫠깃 탱탱하지 않고 뚝뚝 끊어집니다. 시즈닝은 희끄무레한 가루인데 사골 베이스인듯 합니다. 고추장 비스무리한 액상 스프가 커리입니다. 인니식 커리는 강황과 코코넛 밀크를 기본으로 하고 지역마다 다른 향신료가 들어갑니다. 이 제품에는 꾸닛 Kunyit 이라는 향신료가 ..

[특이했던 사람] 2. 어느 신입 사원

나이는 서른 셋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력서도 그 나잇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대단하지만 대단하기만 한 스펙인, 그저 그런 내용이었다. 면접을 봤지만 영업 업무에 전혀 맞지 않았다. 취업률 100%를 달성하고자 했던 인력업체 대표 새끼가 사장에게 청탁해서 억지로 밀어넣지만 않았다면, 평범하게 서로 지나쳐 기억에도 남지 않았을 인연이었다. 그래도 어차피 같이 일하게 됐으니, 어떻게든 잘 해봐야 하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외국인 고용 정원 추가와 취업 허가를 내려면 두어 달 걸리기 때문에, 보통 입사 예정자는 귀국해서 대기한다. 입사가 결정된 신입도 일단 한국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인력업체에서 연수 받는 동안 있었던 짐을 맡겨도 되겠냐 물었다. 무슨 짐인지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