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48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능가.

1960년대까지 결혼식에서 애국가 부르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 남자 장발은 걸리면 바리깡으로 밀었고, 미니스커트도 단속했다. 관련 법령은 1988년 12월31일까지 존재했다 1980~81년엔 사람들 마구 잡아다가 삼청교육대에 집어 넣었다. 1981년까지 0시부터 4시까지 밖에 다니면 경찰서 유치장에 갖혔다. 1988년까지 단순 관광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지도 못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군대에서 딱히 간부 눈치를 보지 않고 하급자 구타나 가혹행위를 했다. 1994년까지 비행기나 버스 안에서 흡연 가능했다. 1997년 IMF 이전에는 직장 상사가 형, 삼촌, 사장이 아버지와 같다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회사를 가족처럼', '직원이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같은 드립의 근본이 이 때였다. 1..

시사 2023.12.29

Gim Bori 후리카케

한류가 주류로 올라서면서, 드디어 후리카케에 김이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까지 나왔다. (한국에는 밥에 뿌려 먹는 양념가루를 뜻하는 단어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서 부득이 원조인 후리카케라는 단어를 쓴다.) 원래는 음식 카테고리에 올릴 포스팅이었는데 하필 Gim Bori, 까딱 하면 짐보리라고 읽게 되는 제품명 덕분에 애매해졌다. 짐보리라고 하면 상당히 언짢아 할 사람들이 있겠구나 싶어서 시사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정치적 문제를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침묵하지 않는 사람은 비난 받아 마땅한 게 소위 자유민주주의라는 한국의 독특한 이념 아니던가. 정치 문제를 거론하는 행위를 죄악시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요지경 세상이다.

시사 2023.10.13

예전은 좋은 시대였고, 지금은 불행한 시대일까?

지금의 2030 세대가 윗세대의 청년 시절 때에 비해 더 불행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윗세대 때가 더 힘들었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2030 세대는 윗세대 때보다 '더 불행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불행은 감정이다. 감정은 정량 비교 할 수 없다. 불행은 결핍감에서 나오고, 대부분의 결핍은 비교로부터 비롯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비교가 더 분명하고 수월해졌다. 동류들과 분노와 불행의 감정을 나눠 증폭되기 쉬워졌다. 더 불행함을 느끼는 이유는 정보 공유 기술의 발전 탓이다. 요즘에 비해 사회와 기술 발전이 뒤떨어진 시대였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는 말은 틀렸다. '더' 힘들다는 비교는 동일 조건에서 해야 한다. 80, 90년대가 지금보다 뒤떨어진 시대였지만,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대였다. ..

시사 2023.09.01

시험 -> 공정성, 공정성 -> 시험?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불공정합니다. - 그동안 일해왔던 계약직들은 정규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정규직이 되려면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고 입사해야 합니다. - 시험을 왜 치르는데요? 그게 공정하니까요. - 적합한 사람을 뽑는 방법 중 시험이 공정한 거 아닌가요? 시험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적합하지 않습니다. - 계약직들은 이미 수년간 근무하면서 적합성을 입증했습니다. 그럼 계속 계약직으로 두면 됩니다. 정규직이 되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공정합니다.

시사 2023.07.31

아무렴 TV조선도 바보일리 없지

TV조선은 예능이고 드라마고 당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감이 없는 건 줄 알았다. 최근 한극에 가서 부모님 집에 있었다. 부모님은 TV를 보지 않으시더라도 TV조선을 틀어 놓으셨다. 나야 조선에 좃자도 싫어하지만, 내 집이 아니니 잠자코 있었다. 어차피 TV는 아예 안본지 몇 년 됐다. 안볼 순 없지만, 안들을 순 없다. 며칠 들리는대로 소리를 듣다가 문득 깨달았다. TV조선의 '모든'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템포가 느렸다. 전체적으로 컷 전환이나 말투가 느렸다. 예능은 노인이나 예전에 유명했던 사람이 주로 나온다. 티키타카도 옛날 식이고 서로 까대는 거 없이 잔잔했다. 연장자를 대우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장자가 말을 하면 다들 경청하는 자세와 표정이었다. 젊은 출연자는 까불까불 재롱을 부리는..

시사 2023.04.18

국민 통합이라는 허구

자연 보호 정책은 토건 개발 이익 집단에게 손해다. 탈원전은 원전 이익 집단에게 손해다. 월급쟁이 생활 수준의 향상은 고용주들에게 손해다. 심지어 교통 체계를 완벽에 가깝게 개선해서 교통사고율을 1%이하로 낮춘다면 국민 모두가 좋아할 것 같지만, 보험회사나 렉카차 등 사고 처리 관련 업계가 어려워진다. 옳은 일이니까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건 인격자나 가능하다. 거의 국민은 인격자가 아니고,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면 불만을 품게 마련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 통합은 불가능하다. 제각각 가치관이 다르고, 이익 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이 대립하고 분열하는 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국민 통합을 주장하는 정치인은 거짓말을 하는 거다. 혹은 독재옹호자, 권위주의자거나. 너와 내가..

시사 2021.08.05

공정과 정의를 바라는 동아일보 기자 채용 응시자들?

TBS 정준희의 해시태그 유튜브 방송 캡쳐본입니다. 대략 동아일보 사장 딸 기자 채용 비리와 일반인 기자 채용 응시생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투명성과 공익성을 요구하는 언론사가 정작 자신들의 채용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사실에 회의감이 들었다거나, 현실은 족벌 체제라는 걸 깨닫고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채용 응시생들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투명성과 공익성을 중시하고 족벌 체제에 대한 비판 정신을 가졌는데, 동아일보 기자 채용에 응시했다는 점에서 헛웃음이 나옵니다. 자신이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는 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기자 직종을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알아봤는데 못찾은 건지, 찾았는데 안믿은 건지... 요즘 기자들은 대부분 취재와 팩트 체크..

시사 2021.03.04

자국민도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2월 24일부터 자국민도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 동안은 자국민에 한해서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됐었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진즉부터 국내선 이용 시에도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 인니지만, 한국인이 한국행 비행기를 탈 경우에는 오히려 음성확인서 제출할 필요 없이 그냥 탑승해도 됐습니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자국에 입국하겠다는데 어떠한 제한 조건도 달아서는 안되니까요. 또한, 열악한 해외 의료 상황에서 사각으로 몰릴 수 밖에 없는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암묵적인 목적도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는 거의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걸리면 버텨서 살아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인 ..

시사 2021.02.15

전세 제도의 감춰진 함정

'정말로 전세 제도가 세입자에게 유리하다면, 집주인이 바보냐? 내키면 얼마든지 월세로 돌릴 수 있는데.' 구구절절 그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 한 마디면 끝입니다. 설마 집주인의 선량함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은 설마 없겠죠. 그런데도 많은 세입자들이 전세 제도를 선호한다는 사실은 비정상적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무지하고, 무지하기 때문에 가난한 걸까요? 세입자가 생각하는 전세의 장점 - 전세금은 고스란히 돌려 받는 돈이다. 전세금에 저금을 합쳐 점점 더 큰 전세로 옮겨가고, 마침내 전세금에 대출을 합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 전세금을 은행에 예치했을 때 받는 이자에 비해 월세가 훨씬 비싸다. - 따라서, 전세금을 집주인에게 묻어 두면, 전세 기간 내내 은행 이자율과 월세의 차액만큼 이익을 보는..

시사 2021.01.15

미투에 대한 다른 시각 - 급속한 사회 변화의 부작용

범죄에는 공소 시효가 있다.법이 바뀌거나 새로 생겨도, 그 이전에 발생한 해당 범죄에는 적용할 수 없는 불소급의 원칙도 있다.하지만, 괘씸죄에는 공소 시효가 없다.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고작 30년 전인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 야만적이고 미개한 법도가 당연하게 받아 들여졌다.변변히 벌어 오는 돈도 없이 여기저기 기웃 거리고 술 몇 잔 얻어 먹고 취해서 돌아온 남자가 집에 돌아와, 하루종일 날품 팔아 살림 꾸려가느라 녹초가 된 부인에게 술상 차리라고 해도 군말 없이 갖다 바치던 게 당연하던 시절이었다.저녁밥을 먹고 거실 가장 좋은 자리에 비스듬히 누워, 자식에게 담배와 재떨이 가져오라고 시켜 온가족이 있는 앞에서 담배를 피워도 되던 시절이었다.그런 아버지의 권위적인 모습이 멋지다고 우러러 ..

시사 202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