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II 9

인니 마트에서는 항상 긴장해야 한다

4개들이 포장이 41,990 루피아인데, 낱개 포장은 행사 가격 8,500 루피아.행사 가격에 현혹되면 안된다. 4개들이 포장은 개당 휴지가 250장이고, 낱개 행사 품목은 200장이다. 250장 4개들이 포장이니까 총 1,000장. 즉 휴지 1장당 41.99 루피아200장이 8,500 루피아니까, 휴지 1장당 42.5 루피아 결국 행사 특가라지만, 일반 가격으로 판매하는 4개들이 포장이 더 싸다.인니에서는 항상 긴장해야 한다.할인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 유통기한 임박이라던가, 식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던가.휴지처럼 유통기한이 별 상관없는 제품이라도 뭔가 이유가 있다고 의심해야 한다.

일머리가 부족한 거 같아

20여 년 경력자가 있다.자기 분야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고, 여러 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답을 척척 내는 유능한 현지인이다. 건조장에 제품을 적치하는 기준선을 긋자고 한다.열풍이 나오는 벽면으로부터 1m와 50cm 간격으로 번갈아 가면서 평행하게 줄을 치면 됐다.  마침 레이저 레벨기가 있길레 써봤더니, 열풍이 나오는 벽과 옆벽이 직각에서 약간 틀어져 있었다.그랬더니 옆벽과 직각을 맞춰서 기준선을 칠해야 한댄다. 도대체 이게 뭔 개소리인가 싶었다.애초에 기준선은 열풍 나오는 벽면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제품을 적재하자고 긋는 거다.열과 아무 상관 없는 옆벽과 굳이 직각을 맞출 이유가 없다.건물이 직각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열풍 나오는 벽면과 수평으로 간격을 유지하면 된다.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도무지 ..

이제 꼰대가 된 걸까?

회사는 일만 잘하면 된다.퇴근 시간은 준수해야 한다. 불명확하다면 회사 잘못이다.난 일로 종속된 거지 삶이 종속된 게 아니다사생활 터치는 No. 우리는 일로 만난 사이다.일하는 시간에는 일을 하지만 사생활을 가질 시간 역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장 내 기숙사 의무 거주는 혜택이 아니라 사생활 침해다 사적인 사유로 귀가가 늦으면 기사에게 팁을 주는 건 본인 부담이 당연하다.회사일로 늦게 퇴근한 경우에는 사비로 팁을 주는 게 불합리하다. 사고방식이 대충 이렇다 보니 직급이 올라 휘하 직원이 생겼어도 야근을 당연히 여기지 않았고, 회식 역시 강요하지 않았다.‘요즘 젊은 것들’과 꽤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제법 맞았다는 거지, 잘 맞았단 건 아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이해하려 해도 나이나 세대 ..

잔돈이 없으니 서류를 더 사라는 공무원

인니는 민원 서류도 돈 받고 판다.한국도 접수비, 처리비 명목으로 받는 돈에 서류값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인니는 물가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위 서류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차적지를 옮길 적에 필요한 서류다.1장 당 3만5천 루피아, 3천원이다.정부가 늘 돈이 쪼들리고, 뭐든 공짜가 없는 나라답다. 차와 오토바이 차적지를 옮겨야 해서 2장이 필요하다.아내에게 사다달라고 했다.차량등록소의 창구 직원(계약직 공무원이다)은 30대 가량의 남자였는데 유들유들하고 으시대는듯한 태도였다고 한다.서류 2장 달랬더니 잔돈이 없다며 3장 사랜다.3장씩이나 필요 없다니까 잔돈이 없댄다.그럼 시발 1장 사러 왔어도 3장 사야 하나?아내는 바로 옆창구에 잔돈있는 걸 눈짓하고 다시 공무원 얼굴을 봤다.공무원 새끼는 얼굴색 하나 ..

아마루라는 이름의 유래

한국성, 오복성, 홍콩반점, 복성루 등등 중국집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더라도 중국집스러운 느낌이 있다.그리고 대부분 무슨 뜻인지 알만한 친숙한 한자를 쓴다.2016년, 찌부부르의 중국집 아마루에 처음 가봤을 적엔 생소한 이름인데도 별 생각 없었다.사장과 같이 저녁 먹으며 본점이 까라와찌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2023년, 까라와찌에 이사 왔다.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엔 어김없이 중국집이 있다.중국집 검색을 해보니 아마루가 나온다. 예전에 들었던 아마루 본점이 여기였구나 기억이 났다.아마루 본점에 가서, 잘 먹고 나오다가 문득 깨달았다.아마루 본점은 한인들이 많이 살아서 한인 아파트로 불리는 아마르따뿌라 Amartapura 아파트 내에 있었다.아마루라는 이름은 거기서 따온 거였다. 7년 만에야 유래를..

모순적인 인니 행정 시스템

외국인이 법인을 설립할 경우, 최소 투자 금액 제한이 있다.'인니 국내 은행'에 '회사를 설립하려는 사람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고, 그 계좌에 해당 투자 금액을 예치한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그런데 문제는, 외국인이 인니 국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려면 체류 허가(ITAS)가 있어야 한다.회사를 설립해야 설립자나 투자자 자격으로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회사를 설립하려면 체류 허가가 필요한 셈이다.완전한 모순이다.이 모순에 공식적인 답변은 존재하지 않는다.공식적인 답변은 커녕, 왜 이 모양 이 꼬라지의 행정 처리 규정이 생기게 됐는지 이유조차도 그럴듯하게 설명하지 못한다.인니 법률을 준수하며 법인 설립을 직접 진행해보려는 외국인은 전부 저 모순에서 막힐 수 밖에 없고, 결국 컨설팅 업체를 찾지 않을 수..

여자맛 곤약 젤리

곤약 젤리 제품 왼쪽 것은 포도맛, 오른쪽 것은 여자맛...?!?ㅋㅋㅋㅋ 이게 뭐냐 싶어서 사진 찍었는데, 업로드하려고 사진을 다시 봤더니 '여자'가 아니라 '여지'였다.(여지 : 열대과일 리치 Lychee의 한국어 표기)음란마귀에 씌인 건가? ㅋ 한국 제품이 아닌데도 포장 디자인에 한글이 쓰여 있는 게 딱히 신기하지도 않을 정도로 이제 한류는 일상화 됐다.한국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세련됨을 강조하기 위해 포장 디자인에 영문 알파벳을 썼듯, 알파벳을 자국어 표기 문자로 쓰는 인니가 한글을 쓰는 거다.하지만 한글만 쓰는 건 아니다. 일본 히라가나 문자를 쓴 제품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한국은 최근 들어서야 뜨게 된 거고, 인니에서 일본이 잘사는 나라, 일제가 품질 좋고 고급스러운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

현지 생산 단무지 제품

한국 식재료 같으면서도 묘하게 조악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수까부미 Sukabumi 소기업에서 단무지를 출시했다. 한인 마트에서 단무지가 두 달 넘게 품절 상태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현지 대형 마트에 있길레 사봤다. 한인 마트에서는 팔지 않는 건 뭔가 이유가 있을 거다. 한국 수입 단무지의 절반 가격이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단무지가 뭐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식재료가 아니니 당연하다. 무가 좀 억센 느낌이 있는데, 토양이 다르니 어쩔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 제품을 주로 선택해야겠다. 수까부미 소기업 운영하시는 분이 참 열심히 사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