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을 처음 만났던 건 10년 전, 리뽀 찌까랑의 한 이자까야에서였다.평소 아주 가깝게 지내는 선배형과 둘이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한 자리였는데, 선배형이 케빈을 데려왔다.똑똑한 친구인데 일이 잘 안풀려서 좀 어렵게 지내고 있다며, 서로 알아두면 도움이 될까 해서 불렀다고 했다.선배형은 성격이 까칠했고, 명석하지 못하거나 셩격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사적으로 벽을 세우는 사람이다. 나와는 마음이 맞아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시간 맞으면 두세 번일 정도로 자주 만났지만, 모르는 사람을 소개시킨다고 데려온 적은 처음이었다.꽤 마음에 들었나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캐빈과 인사를 나눴다. 케빈은 친화력이 매우 뛰어났다. 나보다 세 살 밑이었는데,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말을 놓지 않는 내가 처음 만난 그 날 호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