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취업 6

어느 인력 교육업체의 취업율 100% 비결

회사에서 신입을 뽑기로 했다.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사장이 책정한 급여 수준이 워낙 박해서 적당한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았다. 인원 충원이 자꾸 미뤄지자 사장은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해외 취업 인력 교육 알선 업체에게 채욜을 의뢰하라 지시했다. 인사 담당인 나는 인력업체 담당자에게 문의했고, 우리가 원하는 급여 수준으로는 인력을 소개시켜주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 월급으로 사람 뽑겠다는 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엿이나 드십시오.'라는 뜻이고, 내게 아주 정중하게 엿을 먹였다는 얘기다.) 사장에게 '그쪽 기준으로는 연봉이 최소 00달러 이상은 되어야 소개시켜 준다고 합니다'라고 보고했다. ('우리 회사 월급이 그렇게 짜다는 얘기야, 사장놈아'라는 뜻이다.) 사장은, "그래? 하긴 그 정도는 줘..

소오~설 2023.12.27

인니 한국 기업 신입 처우 수준

워낙 천차만별이라 '보편적 기준'을 딱 집기는 어렵습니다만, 제 자의적 기준으로 분류하자면... 1. 최상급 회사 : 대졸 초임 월 $3,000 이상 + 항공권 연 2회, 비자 비용, 주거 지원 2. 상급 회사 : 대졸 초임 월 $2,000 이상 + 항공권, 비자 비용, 주거 지원 3. 중급 회사 : 대졸 초임 월 $1,500 + 항공권, 비자 비용, 주거 지원 * 인니 노동부가 취업 허가 심사시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외국인 최저 임금이 월 $1,500 4. 하급 회사 : 대졸 초임 월 $1,500 + 비자 비용 지원 5. 악덕 회사 : 초임 월 Rp. 15,000,000 - 근로소득세 & 고용건강보험 자신이 받는 게 적다고 느껴져서 불만을 갖게 되는 건 사람이라면 당연한 겁니다.주는대로 군말 없이 받는 ..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1/5

- 팀장님, 저 너무 힘들어요. 사람 좀 뽑아 주세요. 파견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예요. 소유통운의 한국 본사 고객지원팀 소속인 최훈 차장은 이현재 팀장에게 카톡을 보냈다. 인니 수방 지역에 소재한 고객사 국순에 파견 나온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의 일이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의 봉제업체가 보통 그렇듯 수방 지역 역시 인건비가 저렴한 시골 깡촌에 있었다. 여가 생활은 커녕 인프라나 치안 수준이 낮은 지역이라, 한국인 관리자들은 공장 부지 내 한 켠의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파견 나온 최훈 차장 역시 꼼짝없이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해야 했다. 국순은 세계 최대의 생산 규모를 가진 가방 제조업체다. 한국이 아닌 베트남에 본부가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베트남으로 처음 진출하여..

소오~설 2020.04.27

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

입사 시험에 자꾸 떨어지다 보면 아무래도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입니다.남들보다 못한가,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겠죠.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그저, 그 회사에서 찾는 인재상과 맞지 않았을 뿐이예요.인사 담당자 일을 해왔던 제가 보장합니다.입사지원서류를 검토하거나 면접을 보다 보면, '못나서 아무 짝에도 쓸 모 없겠구나'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어요.장점도 분명히 있고, 어떤 업무가 잘 맞을 것 같은지도 감이 와요.그냥 뽑는 직무와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탈락시키는 겁니다. 당신은 아직 당신의 자리를 만나지 못한 것 뿐이예요.노력의 대가가 따박따박 반영되지 못하는 건 아쉽겠지만, 세상이 원래 그런 걸 어쩌겠어요.어쨌든, 절대 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

단상 2018.11.23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로서 알려주는 입사응시서류 팁

일단 공채는 논외로 합니다. 죤만한 중소기업의 인사 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적을 뿐입니다. 공채는 응시해 본 적도 없어요. 하지만 업무 관점에서 보면 비슷하기 때문에 짐작 정도는 가능합니다. 채용 면접이라는 게 응시자 입장에서는 인생이 걸린 일이라 되게 신중하고 중요한 무슨 절차가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인사 담당자 관점에서는 그냥 업무일 뿐이니까요. 쉽게 말해, 응시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은 입사 응시서류지만,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그런 서류가 몇 천장, 몇 만장인 겁니다. 제 짐작에는 응시서류(앞으로 그냥 통칭해서 이력서라고 하겠습니다)가 많다면, 스펙이나 적성검사 점수 등을 기준으로 정하고 거기 못미치면 아예 읽지도 않고 그냥 떨궈버릴 겁니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업무라서 그래..

단상 2017.09.13

[회사는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06. 사장의 재산과 급여의 상관관계

아직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믿는 푸르른 새싹들의 아름다운 인식을 깨부수고자 몇자 적어 보는 연재입니다. 과연 돈 많은 사장이 월급을 더 많이 줄까? 얼핏 보면 많으면, 많이 줄 수 있으니까, 많이 줄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간 본성에 어느 정도 통찰력이 있다면, 많이 가지고 있는 것과 많이 주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물건이 됐든 인간이 됐든, 서구식 시장경제 시스템에서는 사는 사람의 부유함이 아니라 파는 물건(노동력)을 기준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 생각하지 말자. 20세기 이전만 하더라도 사는 사람의 부유함에 따라 똑같은 물건에 가격이 다르게 매겨지는게 보편적이었다. 바가지나 에누리가 그 흔적이다.) 사장 재산이 100억인 것과 그 사장 회사 직원 월급이 100만..

단상 201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