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손님을 접대하는 자리가 있었다. 평소엔 비싸다고 거의 가지 않는 식당을 예약했다. 늘상 돈자랑을 하지만, 정작 돈을 써야할 타이밍엔 검소해지는 킹사장도 그 자리 만큼은 호탕하게 음식들을 주문했다. 자리가 파하고 손님을 배웅한 뒤, 모임을 보조한 직원들도 킹사장의 강권에 하나 둘 자리를 떴다. 호탕함은 손님과 함께 떠나고, 집 나간 검소함이 돌아온 상태. 현타가 온 모양이다. 어쩌다 보니, 킹사장과 나만 남게 됐다. 다들 참 이럴 땐 민첩하다. "오늘 수고했어. 자네도 들어가지." "네, 오늘 과음하신 거 같은데, 편히 쉬세요." "응, 그래. 과음한 거 같아. 좀 힘드네." 킹사장의 차가 막 출발하려는데, 식당 직원이 붙잡고 계산서를 내민다. 원래 계산하기로 된 부사장이 깜빡하고 그냥 간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