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인니 음식(Makanan)

Indo Mie Rasa Empal Gentong 인니식 내장탕맛 라면

명랑쾌활 2024. 12. 1. 17:25

음빨 Empal : (소)내장, 겐똥 Gentong : 항아리

음빨 겐똥은 서부 자와 찌르본 Cirebon 지역 향토 음식이다.

인니식 소내장탕인데 토기 항아리에 푹 끓여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카레 베이스 국물에 각종 향신료가 들어가 매콤하고, 라임의 신맛이 독특하다.

 

이 라면 제품은 인니살이 초기 시절 먹어봤었다.(https://choon666.tistory.com/149)

인니 향신료에 익숙치 않을 때라 거부감이 있는데도 묘하게 끌렸었다.

몇 년 후, 찌르본에 살고 있던 친구네 집에 2주 정도 묵으면서 원조 음빨 겐똥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유명한 맛집이 아니라, 그야말로 현지인만 사는 마을에 손수레 끌고 다니면서 파는 거였는데 그 맛에 홀딱 빠져서 머무는 내내 거의 매일 먹었다.

지금까지도 먹어 봤던 인니 국물 요리 중 최고로 꼽는다.

 

인니스럽게 스프 종류가 다섯 개나 된다.

시즈닝, 칠리 가루, 향미유, 튀긴 양파, 그리고 가짜 고기 후레이크다.

 

음빨 겐똥 향은 제법 재현했다. 한 80% 정도.

당연하게도 소내장 듬뿍 들어간 원조 음식의 맛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숟갈마다 내장 건더기 푸짐하게 씹히는 원조 맛에 고작 300원 짜리 라면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너무하지 않을까 싶다.

라임을 거의 안넣는 편인데, 이미 라임향 조미가 되어 있는 것도 감점 사항이다.

 

5점 만점에 4점.

예전엔 3점이었다가 이제는 별 거부감 없이 먹게 되는 거 보니, 인니 향신료에 꽤 적응이 됐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먹고 보니 괜히 원조 음빨 겐똥이 먹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자카르타에서는 음빨 겐똥 파는 음식점이 흔하지 않다.

손질에 품이 들고 잘 상하는 내장을 다루는 음식이라 어느 정도 매출이 받쳐줘야 하는데, 이슬람 문화권이 내장을 꺼리는 편이라 운영이 어려워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찌르본에 가봐야겠다.

원조 음빨 겐똥은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만 한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