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불공평 4

예전은 좋은 시대였고, 지금은 불행한 시대일까?

지금의 2030 세대가 윗세대의 청년 시절 때에 비해 더 불행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윗세대 때가 더 힘들었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2030 세대는 윗세대 때보다 '더 불행함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불행은 감정이다. 감정은 정량 비교 할 수 없다. 불행은 결핍감에서 나오고, 대부분의 결핍은 비교로부터 비롯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비교가 더 분명하고 수월해졌다. 동류들과 분노와 불행의 감정을 나눠 증폭되기 쉬워졌다. 더 불행함을 느끼는 이유는 정보 공유 기술의 발전 탓이다. 요즘에 비해 사회와 기술 발전이 뒤떨어진 시대였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는 말은 틀렸다. '더' 힘들다는 비교는 동일 조건에서 해야 한다. 80, 90년대가 지금보다 뒤떨어진 시대였지만,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대였다. ..

시사 2023.09.01

손톱을 깎다가... - 다름과 불공평, 그리고 공정

난 왼손이 심하게 서툴다.뭘 하려고 하면 내 맘처럼 움직이질 않는다.거의 모든 일을 오른손 위주로 한다. 손톱을 깎았다.오른손은 왼손 손톱을 길이도 적당하고, 예쁘게 잘 깎아 주었다.하지만, 왼손이 깎아준 오른손 손톱은 길이도 들쭉날쭉 하고, 모양도 예쁘지 않다.지금껏 늘 그래왔고, 아마도 앞으로도 쭉 그럴 거다. 왼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게 공정한 걸까?

단상 2020.05.22

공채와 비정규직 전환자 대우 차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자에 대한 차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흔히 내세우는 근거 중 하나로, 남들 공부할 때 놀고서는 같은 정규직 대우를 받는 건 불공평하다는 논리를 든다.좀 도가 지나친 억지라고 생각한다.인생 70년 중 고작 10여년 성실한 걸 근거로 나머지 40여년을 판가름하는 셈이다.학생 때 공부 열심히 한 건 회사 입사 이전의 일이다.공부 열심히 하면 명문대 들어가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명문대 출신이 취업에 더 유리하고, 보다 중요한 직책과 높은 직급에 오르기 유리하다.그 정도면 충분하다.회사의 급여와 대우는 입사 전의 성실함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엄연히 회사 업무에 대한 대가다.동일 회사에 공채로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동일 노동을 하는 비정규직 전환자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건 공평하지 않다..

시사 2017.08.31

[회사는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01. 조직 인사

뭐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는 얘깁니다. 아직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믿는 푸르른 새싹들의 아름다운 인식을 깨부수고자 몇자 적어 보는 시리즈입니다. 다룰 꼭지는 많은데 계속 연재할지는 모르겠네요. ㅎㅎ 회사 조직에서 직위직급은 인사고과, 업무 능력, 성과 등을 전제로 평가하여 공정하게 구성된다? 새빨간 개소리다. 그건 그냥 참고자료이자, 인사 결정의 신빙성을 강조하기 위한 보조자료일 뿐이다. 본질적으로 평가자(보통은 부서장)의 개인적 감정에 따라 좌우된다. 어차피 회사일은 거기서 거기다. 딱히 큰 실수만 저지르지 않고, 근태만 양호하다면 특출나게 잘할 것도 못할 것도 없다. 오래할수록 익숙해질 뿐이다. 그래서 고만고만한 승진 대상자 중에 선별을 하는데 필요한 지표가 바로 조직 친화도, 애사심 등의 추상적..

단상 201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