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문화 7

당신의 국가 정체성은 당신의 모어(모국어)다

"사람은 국가에 사는 것이 아니라, 모국어 속에서 살아 간다. 모국어야말로 우리의 조국임이 확실하다." - 에밀 시오랑 Emil M. Cioran 영아일 때 외국으로 입양 되었거나, 아주 어렸을 적 부모님을 따라 외국에 갔거나, 외국에서 태어나고 살아왔거나...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시민권을 갖고 있거나, 능동적으로 귀화했거나 등등혈통적 모국이 아닌 외국에서 사는 사람의 국가 정체성을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다.대표적인 예로, 미국에서 자라 한국어가 서투르지만, 지속적인 가정 교욱으로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인식하는 미국 시민권자 한인이 그렇다. 문화는 개념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기준으로 삼긴 부적절하다.한국의 미풍양속이나 서열 문화, 관행과 터부를 잘 아느냐 모르느냐를 테스트해서 분류할 수 있는 문제가 ..

단상 2020.03.13

한국인 생각, 인니인 생각

순전히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지극히 주관적인 글입니다.몇 십년을 산 한국에 대해서도 모르는 바가 많은데, 고작 10년 산 걸로 인니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그냥 웃자고 써봤으니,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합니다.인니 사람 다 그렇다는 거 아니고, 한국 사람 안그렇다는 것도 아니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당연해도 분명히 밝혀두는 것이 더 좋을듯 하여 적어둡니다.공감하시고 웃음 짓는 분들이 몇 분이라도 계시면 그 걸로 좋고, 사실과 전혀 다른 새빨간 모함이라고 지적하신다면 그 것도 달게 받겠습니다. 한국 :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질책하는 건 너무하지만, 내가 잘못한 건 맞지.인니 : 내가 잘못했다고 해서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질책하는 건 너무하지. 한국 : 미안하다고 하면 될 걸 이깟 돈 몇 푼으로 떼우..

온델-온델 Ondel-ondel

일반 도로를 다니다 보면 요상한 것들을 가끔 봅니다.자카르타 인근 일반 도로를 지나다 온델-온델 Ondel-ondel 을 마주쳤습니다.지나는 차와 오토바이가 많아서 복잡한데도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나서서 잘못을 지적하기를 삼가는 자와-순다 문화 덕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원래는 마을의 큰 행사 때 흥을 돋구는 브따위 Betawi 족의 민속 공연의 일종입니다.한국이나 중국으로 따지면 사자탈춤 비슷한 거지요.남녀 한 쌍으로 남성은 빨간 색, 여성은 하얀 색입니다.여성 쪽은 모르겠는데, 남성 온델-온델의 얼굴 생김새와 정말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을 자카르타 인근 브따위족 지역에서 흔히 봅니다.이목구비의 특징이 정말 비슷해요. 이슬람 전파 이전,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문화라고 합니다.이슬람은 일체의 생물 형상..

아무리 그럴듯해도 견해는 견해일 뿐

이원복 작가는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에서, 일본인의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문화를 섬나라라는 지리적 원인에서 비롯됐다고 했다.대륙은 타인에게 해를 끼쳤어도 지역의 경계가 열려 있기 때문에 멀리 옮겨가면 되지만, 섬은 닫혀있기 때문에 해를 끼치고, 그에 대한 복수가 거듭되다 보면, 결국에는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될 수 있는대로 서로 폐를 끼치지 않는 문화가 형성됐다는 해석이었다.그 논리가 그럴듯해 그대로 받아 들였다.많은 시간이 지나, 또 다른 섬나라인 인니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 되어, 이원복 작가의 해석을 적용하여 이해하려고 했다. 인니의 말루 malu (부끄러움, 수치, 폐) 문화를 이해하던 시기에는 일본과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다.인니의 말루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

단상 2017.11.27

[인니의 교통 문화] 01. 왕복 2차선 도로의 무한병목 정체

흔히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 평가하는데, 교통질서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100%는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 교통질서는 잘 지키는 편이지만 규칙 자체가 너무 차량 우선이죠.) 공공질서 면에서 보면, 인니는 후진국이라는걸 부인할 수는 없겠습니다. 인니에 살면서 겪은, 한국과는 다른 교통 질서 문화 몇가지 적어 봅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니, 인니를 비하하지 말라는 태끌이나 선입견은 사양합니다. 왕복 2차선 도로가 꽉 막혔다. 차 2대가 지나가는데 그리 빠듯한 길도 아닌데 상습적으로 막힌다. 간단히 그려보면 이런 상황이다. 이 와중에 중앙을 넘어 추월해서 끼어드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끊임없는 병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로 중앙선을 넘지 않으면 차근차근 진행될테지만, 문제는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어의 '..

'수고했다', '고생했다'라는 표현에 대한 단상

인니어에는 '수고했다', '고생했다'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Terima kasih 라는 표현이 그나마 적당하다고들 합니다. 한국의 '고생했다', '수고했다'는 표현은, '너 고생한게 쌤통이다' 라거나, '당신이 수고하고 낑낑거리는게 얼레리 꼴레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너 고생해서 고마워', '당신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의미도 좀 미묘하죠. 상대방의 수고나 고생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득이 된다면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엔 '고맙다'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주로 회사나 비즈니스 관계의 경우에 쓰이는데, '고맙다'라고 하기에도 뭐합니다. 대부분 댓가를 받고 하는 일이고, 사실 내가 그 사람에게 딱히 고마워 할 일도 아니거든요. 한국 정서에, '내가 이렇게 개고생을 하고 있..

게이샤가 부른 일본 전통노래...

모처에서 우연히 어떤 노래를 입수하게 되었다. 'japan - traditional music of the japanese geisha - samurai song'라는 파일명이었다. 일본인이 유포했을 수도 있고, 외국인이 유포했을 수도 있다. 한류 때문에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한국문화를 일본이나 중국 문화로 아는 외국인들이 많다. 하긴, 한국도 키르기스탄과 벨라루스의 문화 차이는 커녕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우즈벡에서는 김태희가 밭 간다는 사실은 알아도 국민 거의 대부분이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경제 수준은 충분히 올라왔다. 이제 문화를 알릴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Music or Muvie 2012.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