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무책임 4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4/5.

"최 차장님, 이럴 때일수록 근태는 더 확실하게 지키세요. 최차장님 근태가 안좋으면 현지인 직원들은 어쩌겠어요."이호병 상무의 말에 당혹스럽긴 했지만, 최준영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전화 통화를 끝냈다. 원래 최준영은 소유통운 입사 전엔 자카르타에서 1시간 반 거리인 찌까랑 지역에 살고 있었다. 소유통운 입사 후 임대 기간이 반 년도 더 남은 집을 포기하고 파견 근무지인 수방 지역으로 이사 갔다. 자카르타 반대 방향으로 1시간 반 더 간 시골이었다. 그리고 국순 수방과 소유통운 양사 간의 외주 계약이 끝나면서 소유통운 자카르타 오피스로 출퇴근하게 되었다.애초에 파견 공장 내 기숙사 거주가 근무 조건이었는데, 최준영이 외부에 살겠다고 한 탓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소유통운은 기숙사에 거주한다면 발생하지..

소오~설 2020.05.18

행복한 베짱이의 나라

간혹 저축 따윈 모르고 살다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 돈 꾸러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심한 경우, 갖고 싶은 것 사려고 돈 빌리는 사람도 있지요.한국에서는 그런 사람에 대해 대책 없는 사람, 생각 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합니다. 같은 우화를 통해 어렸을 적부터 교육합니다.하지만, 인니는 겨울이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까요?대다수의 인니 사람들이 - 특히 서민들 - 돈 빌리는 일을 심상하게 생각합니다. 꼭 나쁘다고 볼 일 만은 아니겠지요.가령, 한국인은 미래에 벌어질지도 모르는 재난에 대비해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그렇다고 그 미래가 오면 행복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벌어질지도 모르는 재난이란 건 무수히 많고, 그 대부분은 오지 않은 채로 여전히 존재하거든요.‘이제 모든 ..

단상 2018.09.14

권위주의적인 사람이 자기 말을 뒤집는다

사장씩이나 돼서 자기가 한 말을 뒤집느냐는 비난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높은 위치의 사람일수록 언행의 책임 또한 무거워야 한다는 건 윤리적 희망사항이지, 조건이 아니다.마치 유명한 배우씩이나 돼서 사생활이 문란할 수가 있느냐는 비난이나 다름없다.사장이라는 위치와 자기 한 말의 책임은 상관 없다.회사 조직 내에서라면, 오히려 사장이니까 뒤집어도 된다.회사 내에서는 자기가 왕이니, 자기가 한 말도 법이고, 뒤집어도 법이다.하지만 그래도 된다고 해서 모든 사장이 그러는 건 아니듯, 결국 인성의 문제다. 이런저런 사람들 만나다 보니, '저런 놈 사장 되면 자기 말 뒤집겠구나' 싶은 싹수가 보인다.상하직급 따지고 자기 권위 중시하는 인간이 그렇게 되는 거 같다.일부러 엿 먹이려고 말 뒤집는 게 아니다.상황이 바뀌니..

단상 2017.10.18

마음이 약한 사람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십상이다.

보통 마음이 약한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엄연히 다르다.마음 약하면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아서 그리 생각하기 때문이다.피해자에게 느끼는 동정심 때문에 생기는 착각이지만, '선의의 피해자'라는 말은 있을 수 있어도 그게 곧 '피해자는 선하다'는 뜻은 아니다.오히려 마음이 약한 사람은 타인에게 피해나 폐를 끼치기 쉬운 사람이다.원래 약속했던 일, 지켜야 할 일에 대해, 마음이 약한 사람은 외부적 요인에 따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소한 일상에서 예를 들자면...마음 약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렸다.갚기로 한 날 다른 사람이 마음 약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안된다고 해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마음 약한 사람은 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가능성이 크다.원래 빌려준 돈을 받아야 할 사..

단상 2017.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