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권위주의적인 사람이 자기 말을 뒤집는다

명랑쾌활 2017. 10. 18. 11:15

사장씩이나 돼서 자기가 한 말을 뒤집느냐는 비난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높은 위치의 사람일수록 언행의 책임 또한 무거워야 한다는 건 윤리적 희망사항이지, 조건이 아니다.

마치 유명한 배우씩이나 돼서 사생활이 문란할 수가 있느냐는 비난이나 다름없다.

사장이라는 위치와 자기 한 말의 책임은 상관 없다.

회사 조직 내에서라면, 오히려 사장이니까 뒤집어도 된다.

회사 내에서는 자기가 왕이니, 자기가 한 말도 법이고, 뒤집어도 법이다.

하지만 그래도 된다고 해서 모든 사장이 그러는 건 아니듯, 결국 인성의 문제다.


이런저런 사람들 만나다 보니, '저런 놈 사장 되면 자기 말 뒤집겠구나' 싶은 싹수가 보인다.

상하직급 따지고 자기 권위 중시하는 인간이 그렇게 되는 거 같다.

일부러 엿 먹이려고 말 뒤집는 게 아니다.

상황이 바뀌니 말도 바뀌는 거다. (그때 그때 달라요~)

문제는, 말이 왜 바뀌었는지, 그 바뀐 상황을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그걸 일일이 설명하는 게 구구절절하고, 구차하고, 결정적으로 '귀찮다'.

상급자에게는 다르다. 상급자에게 귀찮다고 설명 안할 수는 없다.

하급자에게 설명을 안하는 거다.

하급자 따위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게 상급자로서 휘둘리는 거 같아 위신이 안선다는 느낌을 받는 모양이다.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지 뭔 말이 많아. 나보다 조또 모르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거고, 너도 나중에 다 알게 돼."

뭐 이런 논리다.

이런 사람이 회사 계급의 정점인 사장이 되면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인다.


사장이 자기 말을 뒤집는 이유가 자기 말에 무책임한 성격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책임한 게 아니라, 권위주의의 발로일 수도 있다.

한국 기업의 대부분은 권위주의적인 조직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사장 말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