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회사는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08. 생산성과 급여 - 닭과 달걀

명랑쾌활 2014. 9. 20. 07:57

아직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믿는 푸르른 새싹들의 아름다운 인식을 깨부수고자 몇자 적어 보는 연재입니다.

 

 

사장이나 간부들(때로는 중간간부들도)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이런 말들이 있다.

"니가 일을 똑바로 해봐라, 월급 안올려 주나."

"니가 회사에 천만원은 벌어다 줘야 니 백만원 월급값 하는 거야."

한편으로는 이런 항변도 있다.

"월급을 많이 줘봐요. 미친듯이 하지."

그래서 흔히들, 생산성과 급여는 닭과 달걀의 관계라고들 생각한다.

생산성이 올라가야 월급을 올려주는게 맞는가, 월급이 올라가면 생산성도 올라가는건가.

 

딱 잘라 말해, 절대 닭과 달걀이 아니다.

어느 쪽이 먼저냐는 담론은 동등한 순환 관계일 때나 성립하는 것이다.

회사는 사용자이므로 선택권이 있지만, 피고용인인 직원에게는 없다.
동등하지 못한 상호관계 하에서 변화는, 실행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쪽에 달려있는 문제다.

직원이 먼저 생산성을 높이는 변화를 실행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엔 함정이 있다.

생산성을 평가하고 결정하는건 회사측이다.

(그래서 노조가 있는 회사는 노조측도 평가를 한다)

 

성과나 기여에 비해 급여가 많고 적음의 논란은 전적으로 회사측의 의지 문제다.

회사측은 얼마든지 급여를 올려 줄 수도 있고, 적절하지 않으면 조정할 힘도 있다.

급여에 비해 성과나 기여가 적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고, 그에 적합한 사람이 그 자리를 맡게 되어 있다.

 

일을 잘 못해서 월급을 그만큼 준다는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영업직이 아닌 이상, 더 이상의 성과란 없다.

맡은 바 업무를 별 탈 없이 수행하면 그게 일 잘하는 거다.

더 줄 생각 없고, 싫으면 나가라는 뜻이다.

혹시 그런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불만이라면 다른 자리를 찾는게 낫다.

아니면 올려주면 올려주는 갑다~ 차라리 포기하고 소처럼 일하는게 어떨지.

최소한 헛된 기대에 속아 끌려 다니는 것에 비해 자존감이라도 지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