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 팔레스 호텔 조식 부페 장소.
나와 보니, 조식 부페 첫 타자다.
문득 유럽여행 때가 떠오른다.
중간급 정도 되는 여행자 호텔이라면 아침은 늘 아메리칸 식, 혹은 컨티넨탈 식 부페가 제공되었다.
1박에 대략 4~5만원 정도? 그러고 보면 한국의 숙박업소 체계는 유럽에 비해 꽤 비싼 편이고 또한 매우 비정상적인 용도로 발전했다.
외국인 여행자가 우리나라의 이곳 저곳을 여행 다닌다면 우리나라의 숙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까?
오늘이 방통대 수료자 발표일이다.
잠시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무난히 합격한 모양이다.
순위도 공개되어 있는데, 나는 중간에서 약간 아래 정도.
워크샾 한 번 빠지는 바람에 10점 날린 것 감안해도 중간 약간 위 정도다.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뭐 일단 수료했다니 한 고비는 넘겼다.
일정상 귀국 일주일 뒤에 민간 시험일이라 약간 걱정이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구.
공부는 평소에 해 두는 거라구. ㅋㅋㅋ
12시 모두 집결.
로비에 짐 맡기고 우영님의 인도로 팟씨유탈레 잘한다는 로컬 식당에 갔다.
여기도 뭐 그닥그닥. 태국 음식이랑 궁합이 그리 좋진 않나 보다.
그나저나 우영님은 참 시원시원하게 시키신다.
각 테이블마다 음식이 남았다.
1인분 이상 남은 것은 아니니 적절하다 볼 수도 있겠다.
가가멜&스머프 여행사에 전화해서 미니버스를 대절했다.
파타야-방콕 2,000밧 (톨비 200밧 포함)
이 정도면 꽤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널널한 조수석에 혼자 앉게 되었다.
(이봐요들. 나 왕따야? ㅠ_ㅠ)
여행 초반 미니버스 자리로 고생한 게 이렇게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기분 삼삼하다.
고속도로 휴게소.
저 멀리 화장실이 보인다.
야시장같은 분위기의 식당.
휴게소 진입로.
저렇게 풀만 자라는 노는 벌판이 많다.
혹시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
찰떡 비스무리한 음식.
시암 파라곤에서 맛 봤던 코코넛 말린 것과 비슷한 맛이 났다.
바나나 잎인지 코코넛 잎인지로 싸서 스테이플러 침으로 마감한 포장이 정감어린다.
그 유명한 제비집 음료.
바닷가 바위 높은 곳에 집을 짓는 제비의 둥지를 털어 만드는 것이라 한다.
둥지의 주성분은 소화액으로 녹인 해초라나?
저 작은 것이 3~5천원 정도 한 것으로 기억한다.
맛은 밤 맛 비슷한 달달한 맛? 하얀 것은 젤리처럼 씹힌다.
우영님이 운전사 삐진다고 하나 챙겨 줬더니, 입이 찢어져라 고맙다고 받아서 쪽쪽 빨아 마시더라. ㅋㅋ
고속도로다. 국도가 아니다.
중앙 분리대가 저렇다 하여도 고속도로다.
방콕 거의 다 도착할 때 쯤의 고속도로 옆 풍경.
인위적으로 정비되지 않아 보이는 저런 강 가의 마을에 가보고 싶다.
하상계수가 낮아서 그런지 수위가 지면과 별 차이가 없다.
톨게이트는 우리나라와 비슷.
하긴, 다르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다를 수 있나.
이쯤 오니 내 집 근처 온 것처럼 반갑고 마음이 놓인다.
기사가 길을 잘 모르길레 동대문 가려면 어떻게 가라고 깝치기도 하고... ㅋㅋ
(나를 제외한 일행 모두는 최소한 태국 2번 이상 와 본 사람들이다.)
동대문 도착.
반겨주시는 사장님이 삼촌같이 느껴진다.
일단 람부뜨리에 싱글룸을 잡았다.
다신 묵고 싶지 않았지만, 어차피 1박만 하고 내일 새벽에 동대문에서 택시로 공항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잇점이 있어서 선택했다.
전망이 좋으니 그나마 훨씬 나았다.
통풍도 잘 되고, 심리적으로도 넓고 편하게 느껴졌다.
같은 싱글룸이더라도 1층보다 확연히 좋았다.
창 밖으로 팔을 내밀어 밑을 찍어 보았다.
저 보이는 철조망이 1층에서 보던 그 담 위의 철조망이다.
가만 보니 람부뜨리 싱글룸은 1층만 저주받은 객실인가 보다.
다시 동대문에 가서 람부뜨리 싱글룸 잡았다고 말씀드리니 사장님이 운이 좋다고 하신다.
싱글룸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하신다.
흠... 그러고 보니 숙소 없어서 고생한 기억은 없다.
나같은 사람이 카오산 근처 숙소 잡기 쉬우니 예약 굳이 필요없다고, 커뮤니티에 글 올리나 보다. ㅋㅋ
동대문 사장님 말씀으로는, 그리고 여기 있으면서 한밤 중에 직접 몇 번 목격한 바로는, 예약 안하면 낭패보는 경우 제법 많다.
둘 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겠지만, 기왕이면 미리 준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숙소 구하느라 고생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한다면 말리고 싶진 않지만.
저녁 7시. 동대문에서 쪽갈비 번개를 한다.
전에 듣기로는 사정 되는 여러 사람들이 참가 의사를 밝혀서, 최소 30명에서 많으면 50명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범선 멤버들만 보인다.
늦나 싶었지만 끝내 다들 연락도 없었고 오지 않았다.
애초에 사장님도 2층을 통째로 제공하려 하셨는데 그렇게 안하길 잘한거 같다.
약속의 경중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벼운 약속은 어겨도 좋다는 생각이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 좀 하고 살았으면 한다.
못오면 못온다고 연락해 주는게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
약속을 쉽게 하는 사람이라면, 사과 전화도 척척 해주는 소양 정도는 갖고 사는게 어떨지.
하긴... 사장님 말씀으로는 예약해놓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다른데 묵고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가게에 와서 얘기하는 사람들은 흔하다고 한다.
그래서 부득이 선불이 아니면 예약을 해주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예약은 곧 신용인데 신용이 없는 상황에서는... 돈으로 대체 할 수 밖에 없다.
그 문제의 쪽갈비.
한국에서도 이만큼 맛있는 것은 드물다.
김우영님이 아주 묘한 사진을 찍으셨다.
얼굴은 너무 요상하게 나와서 자체검열.
뜨거워서 뒷걸음 치고 있었을 뿐이다.
좋았던 분위기 좋았던 사람들...
서로 좋다 하더라도 각자의 시간과 사정이라는 게 있다.
그게 맞아 한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운이고 행복한 일이다.
2차는 XX님의 제의로 스파소라고 하는 아주 비싼 클럽으로 가기로 한다.
우웅... 가까운 곳에서 간단히 마시는 거라면 모를까 곤란하다.
내일 새벽 5시까지 동대문으로 나가야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빠지기로 했다.
람부뜨리 길 입구에서 서넛 씩 짝을 지어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가볍게 작별인사를 한다.
아직 여행 중인 나, 아직 여행 중인 사람들, 게다가 얼마 후 다시 웃으며 만날 것이다.
작별에는 아쉬움 약간과 왠지 모를 유쾌한 일상성이 가득 했다.
오는 길에 물과 빵, 야돔을 샀다.
다 하니 신기하게도 199밧. 150밧과 잔돈 49밧을 주었다.
무지 떨떠름하게 동전을 센다.
어이, 잔돈은 한국에서 재환전이 안된다구.
컵쿤캅하며 나오는데 대꾸도 없다.
아름다운 미소의 나라, 어메이징 타일랜드의 마지막 쇼핑을 네가 그렇게 장식하는 구나.
편의점 점원 일이 별 거 아니라 느껴진다 하더라도 성의를 다해 한다면,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네게 보답으로 돌아올 거라는 삶의 이치를, 어서 깨닫고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
새벽 4시 35분에 맞춰 둔 알람에 깼다. 그러나 일어나지 못하고 다시 잠든다.
번뜩 깨보니 41분. 좀 늦었다.
다행히 자기 전에 짐은 완벽하게 싸 두었다.
배가 좀 싸르르 하다. 빨리 속이 안정되야 할 텐데...
대충 씻고 짐을 둘러 매고 디파짓을 챙겨 람부뜨리를 나선다.
등 뒤에서 굳럭 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이에게 행운을 바래주는 당신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이곳 로비에서의 불친절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상태여서 그랬었다고 이해할게.
전날의 열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맥주집 근처 특유의 찌든 내와 쓰레기 냄새가 감돈다.
옛날 옛적, 나이트장에서 밤 새고 새벽에 나섰던, 이태원의 그 거리가 문득 떠오른다.
픽업 온 택시 너머로, 새벽까지 살아남은 용사들이 보인다.
샷다 내린 쓸쓸한 동대문.
언젠가 다시 보자.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새벽 공기도 싫지만, 새벽에 드라이브하는 것은 좋아한다.
을씨년한 거리가 주는 고독감과 간간히 보이는 차들이 주는 동질감이 적당히 섞인, 그 느낌이 좋다.
방콕의 새벽은 일찍 시작된다. 아니면 늦게 끝나는 것이거나.
물끄러미 택시 창 밖을 보니 여기저기 음식들을 팔고, 또 먹고 있다.
아침 못 먹을까봐 빵 사둔 거였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어쩌다보니 편의점에서 산 이 500원 짜리 빵이 태국의 마지막 식사가 되겠다.
뭐 그런 것도 좋겠지.
금방 한 팟타이나 국수보다도 이런게 먹는 경험이 더 드문거라구. ㅋㅋ
문득 택시에서 나오는 음악이 귀에 감긴다.
참 좋은 노래라고 했더니 기사가 웃는다.
(나중에 알아보니 마리화나(Marijuana)라는 가수의 แอิดป 라는 노래였다. 저 태국말이 어떻게 읽고 무슨 뜻인지는 당최 모르겠다. 게시판에 올려봐도 응답이 없다. ㅋㅋ 누군가 좀 알려주세요~ 굽신굽신~)
공항에 도착하여 기사에게 펜과 수첩을 내밀었다.
가수와 노래를 적어 달라고.
기사가 선뜻 듣던 시디를 꺼내 내게 건넨다.
그리고 댓가를 바라는 그 어떤 기색도 보이지 않고, 컵쿤캅을 연발하는 내게 씨익 웃으며 택시에 다시 타려한다.
불러 세워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50밧을 건네 주었다.
순수한 친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다른게 없어 굳이 돈으로 표현하는 것을 오해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가볍게 목례하며 두 손으로 주었다.
한국인인 나는 태국식으로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동작을 모른다.
모쪼록 그가 이해했기를 바란다.
태국을 떠나는 마지막에 그를 만나서 좋았다.
덕분에 좋은 마음 나눠 받고 떠날 수 있었다.
가끔 시디를 들으면 당신을 떠올립니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 바래요. :)
캄캄했던 하늘이 어느덧 여명으로 푸르게 빛나기 시작한다.
저 하늘을 건너 이제 호치민으로 떠난다.
이국에서 한국 사람들과의 좋은 추억들을 남기고...
나와 보니, 조식 부페 첫 타자다.
문득 유럽여행 때가 떠오른다.
중간급 정도 되는 여행자 호텔이라면 아침은 늘 아메리칸 식, 혹은 컨티넨탈 식 부페가 제공되었다.
1박에 대략 4~5만원 정도? 그러고 보면 한국의 숙박업소 체계는 유럽에 비해 꽤 비싼 편이고 또한 매우 비정상적인 용도로 발전했다.
외국인 여행자가 우리나라의 이곳 저곳을 여행 다닌다면 우리나라의 숙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까?
오늘이 방통대 수료자 발표일이다.
잠시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무난히 합격한 모양이다.
순위도 공개되어 있는데, 나는 중간에서 약간 아래 정도.
워크샾 한 번 빠지는 바람에 10점 날린 것 감안해도 중간 약간 위 정도다.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뭐 일단 수료했다니 한 고비는 넘겼다.
일정상 귀국 일주일 뒤에 민간 시험일이라 약간 걱정이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구.
공부는 평소에 해 두는 거라구. ㅋㅋㅋ
12시 모두 집결.
로비에 짐 맡기고 우영님의 인도로 팟씨유탈레 잘한다는 로컬 식당에 갔다.
여기도 뭐 그닥그닥. 태국 음식이랑 궁합이 그리 좋진 않나 보다.
그나저나 우영님은 참 시원시원하게 시키신다.
각 테이블마다 음식이 남았다.
1인분 이상 남은 것은 아니니 적절하다 볼 수도 있겠다.
가가멜&스머프 여행사에 전화해서 미니버스를 대절했다.
파타야-방콕 2,000밧 (톨비 200밧 포함)
이 정도면 꽤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널널한 조수석에 혼자 앉게 되었다.
(이봐요들. 나 왕따야? ㅠ_ㅠ)
여행 초반 미니버스 자리로 고생한 게 이렇게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기분 삼삼하다.
고속도로 휴게소.
저 멀리 화장실이 보인다.
야시장같은 분위기의 식당.
휴게소 진입로.
저렇게 풀만 자라는 노는 벌판이 많다.
혹시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
찰떡 비스무리한 음식.
시암 파라곤에서 맛 봤던 코코넛 말린 것과 비슷한 맛이 났다.
바나나 잎인지 코코넛 잎인지로 싸서 스테이플러 침으로 마감한 포장이 정감어린다.
그 유명한 제비집 음료.
바닷가 바위 높은 곳에 집을 짓는 제비의 둥지를 털어 만드는 것이라 한다.
둥지의 주성분은 소화액으로 녹인 해초라나?
저 작은 것이 3~5천원 정도 한 것으로 기억한다.
맛은 밤 맛 비슷한 달달한 맛? 하얀 것은 젤리처럼 씹힌다.
우영님이 운전사 삐진다고 하나 챙겨 줬더니, 입이 찢어져라 고맙다고 받아서 쪽쪽 빨아 마시더라. ㅋㅋ
고속도로다. 국도가 아니다.
중앙 분리대가 저렇다 하여도 고속도로다.
방콕 거의 다 도착할 때 쯤의 고속도로 옆 풍경.
인위적으로 정비되지 않아 보이는 저런 강 가의 마을에 가보고 싶다.
하상계수가 낮아서 그런지 수위가 지면과 별 차이가 없다.
톨게이트는 우리나라와 비슷.
하긴, 다르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다를 수 있나.
이쯤 오니 내 집 근처 온 것처럼 반갑고 마음이 놓인다.
기사가 길을 잘 모르길레 동대문 가려면 어떻게 가라고 깝치기도 하고... ㅋㅋ
(나를 제외한 일행 모두는 최소한 태국 2번 이상 와 본 사람들이다.)
동대문 도착.
반겨주시는 사장님이 삼촌같이 느껴진다.
일단 람부뜨리에 싱글룸을 잡았다.
다신 묵고 싶지 않았지만, 어차피 1박만 하고 내일 새벽에 동대문에서 택시로 공항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잇점이 있어서 선택했다.
전망이 좋으니 그나마 훨씬 나았다.
통풍도 잘 되고, 심리적으로도 넓고 편하게 느껴졌다.
같은 싱글룸이더라도 1층보다 확연히 좋았다.
창 밖으로 팔을 내밀어 밑을 찍어 보았다.
저 보이는 철조망이 1층에서 보던 그 담 위의 철조망이다.
가만 보니 람부뜨리 싱글룸은 1층만 저주받은 객실인가 보다.
다시 동대문에 가서 람부뜨리 싱글룸 잡았다고 말씀드리니 사장님이 운이 좋다고 하신다.
싱글룸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하신다.
흠... 그러고 보니 숙소 없어서 고생한 기억은 없다.
나같은 사람이 카오산 근처 숙소 잡기 쉬우니 예약 굳이 필요없다고, 커뮤니티에 글 올리나 보다. ㅋㅋ
동대문 사장님 말씀으로는, 그리고 여기 있으면서 한밤 중에 직접 몇 번 목격한 바로는, 예약 안하면 낭패보는 경우 제법 많다.
둘 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겠지만, 기왕이면 미리 준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숙소 구하느라 고생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한다면 말리고 싶진 않지만.
저녁 7시. 동대문에서 쪽갈비 번개를 한다.
전에 듣기로는 사정 되는 여러 사람들이 참가 의사를 밝혀서, 최소 30명에서 많으면 50명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범선 멤버들만 보인다.
늦나 싶었지만 끝내 다들 연락도 없었고 오지 않았다.
애초에 사장님도 2층을 통째로 제공하려 하셨는데 그렇게 안하길 잘한거 같다.
약속의 경중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벼운 약속은 어겨도 좋다는 생각이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 좀 하고 살았으면 한다.
못오면 못온다고 연락해 주는게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
약속을 쉽게 하는 사람이라면, 사과 전화도 척척 해주는 소양 정도는 갖고 사는게 어떨지.
하긴... 사장님 말씀으로는 예약해놓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다른데 묵고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가게에 와서 얘기하는 사람들은 흔하다고 한다.
그래서 부득이 선불이 아니면 예약을 해주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예약은 곧 신용인데 신용이 없는 상황에서는... 돈으로 대체 할 수 밖에 없다.
그 문제의 쪽갈비.
한국에서도 이만큼 맛있는 것은 드물다.
김우영님이 아주 묘한 사진을 찍으셨다.
얼굴은 너무 요상하게 나와서 자체검열.
뜨거워서 뒷걸음 치고 있었을 뿐이다.
좋았던 분위기 좋았던 사람들...
서로 좋다 하더라도 각자의 시간과 사정이라는 게 있다.
그게 맞아 한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운이고 행복한 일이다.
2차는 XX님의 제의로 스파소라고 하는 아주 비싼 클럽으로 가기로 한다.
우웅... 가까운 곳에서 간단히 마시는 거라면 모를까 곤란하다.
내일 새벽 5시까지 동대문으로 나가야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빠지기로 했다.
람부뜨리 길 입구에서 서넛 씩 짝을 지어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가볍게 작별인사를 한다.
아직 여행 중인 나, 아직 여행 중인 사람들, 게다가 얼마 후 다시 웃으며 만날 것이다.
작별에는 아쉬움 약간과 왠지 모를 유쾌한 일상성이 가득 했다.
오는 길에 물과 빵, 야돔을 샀다.
다 하니 신기하게도 199밧. 150밧과 잔돈 49밧을 주었다.
무지 떨떠름하게 동전을 센다.
어이, 잔돈은 한국에서 재환전이 안된다구.
컵쿤캅하며 나오는데 대꾸도 없다.
아름다운 미소의 나라, 어메이징 타일랜드의 마지막 쇼핑을 네가 그렇게 장식하는 구나.
편의점 점원 일이 별 거 아니라 느껴진다 하더라도 성의를 다해 한다면,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네게 보답으로 돌아올 거라는 삶의 이치를, 어서 깨닫고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
새벽 4시 35분에 맞춰 둔 알람에 깼다. 그러나 일어나지 못하고 다시 잠든다.
번뜩 깨보니 41분. 좀 늦었다.
다행히 자기 전에 짐은 완벽하게 싸 두었다.
배가 좀 싸르르 하다. 빨리 속이 안정되야 할 텐데...
대충 씻고 짐을 둘러 매고 디파짓을 챙겨 람부뜨리를 나선다.
등 뒤에서 굳럭 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이에게 행운을 바래주는 당신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이곳 로비에서의 불친절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상태여서 그랬었다고 이해할게.
전날의 열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맥주집 근처 특유의 찌든 내와 쓰레기 냄새가 감돈다.
옛날 옛적, 나이트장에서 밤 새고 새벽에 나섰던, 이태원의 그 거리가 문득 떠오른다.
픽업 온 택시 너머로, 새벽까지 살아남은 용사들이 보인다.
샷다 내린 쓸쓸한 동대문.
언젠가 다시 보자.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새벽 공기도 싫지만, 새벽에 드라이브하는 것은 좋아한다.
을씨년한 거리가 주는 고독감과 간간히 보이는 차들이 주는 동질감이 적당히 섞인, 그 느낌이 좋다.
방콕의 새벽은 일찍 시작된다. 아니면 늦게 끝나는 것이거나.
물끄러미 택시 창 밖을 보니 여기저기 음식들을 팔고, 또 먹고 있다.
아침 못 먹을까봐 빵 사둔 거였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어쩌다보니 편의점에서 산 이 500원 짜리 빵이 태국의 마지막 식사가 되겠다.
뭐 그런 것도 좋겠지.
금방 한 팟타이나 국수보다도 이런게 먹는 경험이 더 드문거라구. ㅋㅋ
문득 택시에서 나오는 음악이 귀에 감긴다.
참 좋은 노래라고 했더니 기사가 웃는다.
(나중에 알아보니 마리화나(Marijuana)라는 가수의 แอิดป 라는 노래였다. 저 태국말이 어떻게 읽고 무슨 뜻인지는 당최 모르겠다. 게시판에 올려봐도 응답이 없다. ㅋㅋ 누군가 좀 알려주세요~ 굽신굽신~)
공항에 도착하여 기사에게 펜과 수첩을 내밀었다.
가수와 노래를 적어 달라고.
기사가 선뜻 듣던 시디를 꺼내 내게 건넨다.
그리고 댓가를 바라는 그 어떤 기색도 보이지 않고, 컵쿤캅을 연발하는 내게 씨익 웃으며 택시에 다시 타려한다.
불러 세워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50밧을 건네 주었다.
순수한 친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다른게 없어 굳이 돈으로 표현하는 것을 오해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가볍게 목례하며 두 손으로 주었다.
한국인인 나는 태국식으로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동작을 모른다.
모쪼록 그가 이해했기를 바란다.
태국을 떠나는 마지막에 그를 만나서 좋았다.
덕분에 좋은 마음 나눠 받고 떠날 수 있었다.
가끔 시디를 들으면 당신을 떠올립니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 바래요. :)
캄캄했던 하늘이 어느덧 여명으로 푸르게 빛나기 시작한다.
저 하늘을 건너 이제 호치민으로 떠난다.
이국에서 한국 사람들과의 좋은 추억들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