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

이민국 마피아와 일당들 - 정리, 그리고 후일담

명랑쾌활 2014. 3. 7. 08:44

1. 이민 관련 사기는 특히 한국인들에게 흔한 사건이다.

따라서 어지간한 한국 컨설턴트는 다 해결할 수 있다.

(사실 해결이라기 보다 '정확한 조언'이다.)

불법을 합법으로 탈바꿈 시킨다는건 환상이다.

비합법적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게 컨설턴트의 업무가 아닐까.

공무원들이 심하게 썩긴 했지만, 그래도 사실 인니는 법치국가다.

그러니, 그런거 전문으로 한다는 사람 찾지 말고, 믿을만 한 사람을 찾자.

인도웹에 이름 올리고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일이 잘못될 경우, 바로 공개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처리해 줄거라 생각한다.

전쟁터 나가면서 미모의 젊은 부인 부탁할 정도로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은 남의 일이다.

어설픈 선의가 일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

불확실한 변수가 하나에서 둘로 늘면, 그 리스크는 제곱으로 늘어난다.

 

2. 컨설턴트와 이민국은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컨설턴트를 이민국의 횡포에 맞서 싸워 의뢰인을 보호하고 구해주는 정의의 사도라고 착각하기 쉽다.

발상을 바꿔 보자.

컨설턴트 입장에서, 의뢰인은 계속 바뀌지만, 이민국과는 계속 상대해야 한다.

아무리 날고 기는 컨설턴트라도, 변호사가 아닌 이상, 결국 이민국이 '협조'를 해줘야 일을 해결할 수 있다.

이민국 역시 마찬가지다.

컨설턴트는 이민국의 일을 방해하는 존재가 아니다.

이민국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겠다고 나설 수는 없다.

누군가가 건수를 들고와 해결을 상담을 해오면 '못이기는 척' 사정 봐주고 도와주고 약간의 수고비를 받아야 하는데, 바로 컨설턴트가 그 역할이다.

하나가 더 먹는다고 해서 나머지 하나가 손해 보는 관계도 아니다.

그 둘이 나눌 이윤은 제 3자인 의뢰인의 것이다.

그들은 마주 보고 협상하는게 아니라, 둘이 나란히 앉아서 앞에 의뢰인을 놓고 상의한다.

이민국과 컨설턴트의 이익은 상충하지 않는다.

나쁜 컨설턴트는 이민국 카르텔의 일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고, 심지어 이민국 마피아보다 더 악랄할 경우도 있다.

정직한 컨설턴트도 아군, 적군으로 나눌게 아니라, 그저 중간에서 교섭해 주는 역할 정도로 보면 적당하다.

 

3. DPKK 사기 에이전트와 이민국 역시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에이전트가 DPKK 사기를 치든 말든, 이민국이 피해볼 건 없다.

에이전트가 사고를 치면 그게 곧 이민국의 이익이다.

오히려, 모든 일이 적법하게 진행된다면, 이민국의 비공식 이익이 줄어든다.

잡아다 이민국에 갖다 꿇려 봐야 아무 소용 없는 일이다.

사기꾼 입장에서 보자면 DPKK 사기만큼 후환 없는 사기도 없으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일이다.

 

4. 추방 기간이 끝났다 하더라도 저절로 입국 금지가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6개월 추방의 경우, 출국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했다고 아무 조치 없이 입국할 수는 없다.

입국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었을 뿐이다.

물론 이 '신청'에는 돈이 든다.

추방 기간이 끝나지 않았어도 해제가 가능하다.

아마도 '특별 허가'의 명목으로 진행할듯 한데, 당연히 돈도 더 많이 든다.

주변에 추방 당했는데 두세달 만에 버젓이 다시 입국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거다.

시장(?)에 논란이 될 수도 있어, 시세가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중요한건 시세가 있다는 사실이다.

시세가 있다는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란 얘기다.

 

5. 흔히 생각하길, 강제출국된 날짜로부터 추방기간이 카운트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민국 전산 입력일로부터다.

삼돌씨의 경우, 출국일로부터 2개월여 후로 등재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그만큼 더 재입국이 늦춰졌다.

이유는 미스터리다.

 

6. 이민국의 비리 마피아 조직은 견고하다.

외국인 상대이기 때문에 KPK의 감시도 느슨할 것이다.

제보자의 신상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보복도 수월할 것이다.

이민국 관련 비리를 제보할 사람은 외국인 밖에 없는데, 제보하는 순간 증거가 될 사건의 당사자의 신상은 당연히 밝혀지게 되어있다.

대신 장점(?)도 있다.

견고한 만큼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어, 뒷돈으로 해결하는 루트를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고, 사안 별 시세까지도 존재한다.

그래서 특별히 대단한 연줄이나 능력이 필요하지 않고, 왠만한 경험자면 다 할 수 있다.

이걸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2014년 이전의 얘기고, 지금은 그게 그렇게 공공연하게 이루어질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최근에는 차관 친동생이 여권 만들려는데 뇌물 요구했던 이민국 직원이 뎅강 잘리는 등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7. 상황이 사람으로 하여금 나쁜 짓을 하게 만드는 일은 흔하디 흔하다.

하지만 찍찍씨의 궁지에 몰린 행동은 사실 미련한 짓이었다.

삼돌씨는 굳이 발설할 생각이 없었을 뿐더러, 자기가 맡게 되면 원상태로 돌려 놓기만 할 생각이었다.

삼돌씨도, 그런걸 공개하는게 자신에게 별로 좋을게 없다는걸 알 정도의 사회 생활 경험은 있다.

게다가, 찍찍씨의 직장상사는 이미 그 이전부터 찍찍씨의 비리를 인지하고 있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처리하는 일 중,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건 매우 드물다.

찍찍씨의 비리를 모를 리가 없는 사람이 최소 6명 이상이고, 이들이 모두 찍찍씨의 목줄을 틀어쥐고 있는 셈이었다.

 

8. 삼돌씨는 추방 기간이 끝나, 입국 금지 리스트를 풀고 다시 인니에 들어왔다.

물론 멍멍씨를 통하지 않았다.

멍멍씨를 통했다면, 추방 기간의 만료 여부와는 상관 없이 삼돌씨의 통장 잔고 액수를 악착같이 받아냈을 거다.

그만큼을 안준다면 악착같이 해제 해주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삼돌씨의 주변을 맴돌거나 근황을 탐색하며, 약점을 틀어쥐고 자신의 통제권에 두려고 했을 거다.

특별한 원한이 없는데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계속 괴롭히는 일은 의외로 흔하다.

 

9. 그 후로 멍멍씨는 찍찍씨의 소개로, 삼돌씨가 다닐뻔 했던 그 회사의 모종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며 갔다.

무슨 되지도 않는 수작질을 했는지, 사기꾼 취급을 받고 별 소득 없이 돌아갔다고 한다.

사실 그 모종의 문제는 어지간한 그 분야 경력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답을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원래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총무 역할 너굴씨는 몰라서 못하는 걸까, 능력이 안되서 못하는걸까, 아니면 안하는걸까?

확실한 것은, 그 모종의 문제로 인해 그 회사는 막대한 손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10. 찍찍씨는 결국 잘렸다.

찍찍씨는 잘린 후에도 그 회사 언저리를 떠돌며 무언가 일을 획책하고 있다고 한다.

 

11. DPKK 사기를 알게 된 당시, 찍찍씨와 너굴씨의 직장상사인 총책임자는 회사와 업무 계약이 되어있는 컨설팅 업체에 문제 해결을 의뢰하라고 지시했었다고 한다.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지 한참 후에 그 총책임자가 해명하듯 한 말이라, 정말로 지시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만약 지시한게 사실이라면 총무인 너굴씨에게 지시했을 것이다.

(총책임자는 정확히 누구에게 지시했었는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직장상사와 너굴씨는 이구동성으로 그것이 찍찍씨의 농간이었다고 한다.

총책임자가 회사와 계약된 컨설팅 업체에 의뢰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찍찍씨가 다른 곳을 소개했다는 거다.

그 외에도 그간 회사에 벌어진 모든 문제는 찍찍씨의 잘못으로 돌려져 있었다.

찍찍씨는 그간의 비리를 갚기라도 하는듯, 그렇게 희대의 대악인으로 포장되어 회사 조직의 화합에 일조하고 있었다.

 

12. 너굴씨는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찍찍씨와 너굴씨는 친구 관계라고 했었다.

 

13. 훗날, 삼돌씨는 너굴씨와 총책임자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그냥 넘어가기엔 억울했던 삼돌씨는 최대한 순화해서 일침을 가하고 그것으로 풀고 싶었다.

삼돌씨는 너굴씨에게, "총무니까 이런 쪽 일 잘 아실텐데, 조언이라도 좀 해주시고 도와주길 바랬었는데 안그러셔서 좀 섭섭했다."라고 웃으며 말을 던졌다.

너굴씨는 너무 확연하게 당황한 기색으로 총책임자의 눈치를 보며, "적장하장도 유분수다. 내가 삼돌씨 도와주려고 얼마나 뛰어 다녔는데, 이러면 섭섭하다." 라고 했다.

풀자고 만난 자리에서 당한 사람이 먼저 풀자고 한 얘기에 적반하장이란 대꾸라...

총책임자는 바로 화제를 돌려 얘기가 진행되는걸 막았다.

찍찍씨의 일들은 업무 흐름 상 대부분 너굴씨와 관련이 없을 수가 없고 (최소한 모를리는 없다), 조금만 추적하면 아주 쉽게 다 밝혀질 일이다.

하지만 총책임자는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랐다.

폭로된 비리는 어떻게든 해결되게 마련이고, 해결은 곧 종결이다.

하지만 폭로되지 않은 비리는 내내 연루자의 족쇄로 남는다.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깨끗하지만 생각대로 잘 안움직이는 손발 보다 좀 더러워도 생각대로 움직이는 손발이 나은 법이다.

너굴씨는 총책임자의 개가 되어 지낸다고 한다.

 

14. 너굴씨는 인도웹에서 활동하고 있다.

꽤 인지도가 있고, 평판도 좋은 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얼굴은 많이 다를 수도 있다.

현실세계에서 바르고 선하게 살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댓가는 만만치 않다.

 

15. 이 글의 사건 개요편과 분석편은 1년 쯤 전에 이미 작성되었다.

삼돌씨의 일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밝히면, 누군가가 방해할까 우려됐다.

좋게 해결할 일도 일부러 추방으로 진행시키는 세상이니, 괜한 우려는 아닐 것이다.

 

16. 삼돌씨는 이쯤에서 맺고, 새로 시작하고자 한다.

너굴씨도, 찍찍씨도, 그 회사 총책임자도, 누군가가 억울하게 추방 당하고 1년 가까이 입국도 못해 터전도 다 망가진 어떤 사건은 그저 그런 헤프닝으로 자연스럽게 덮고, 그저 그렇게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삼돌씨가 다닐뻔한 회사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손실에 대한 한국 본사의 질타를 인도네시아 현지의 특수성으로 포장하며,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는 모양이다.

멍멍씨는 자카르타 어딘가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또 다른 먹잇감을 기대하며 서식하고 있을 것이다.

사짜들은 늘 사기만 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상 정상적인(?) 일도 해가면서 '적당한 먹잇감'이 포착되었을 때에야 본색을 드러낸다.

삼돌씨는 맺었다 하더라도, 후일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