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6.2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주저리 주저리

명랑쾌활 2010. 6. 3. 15:33
드디어 끝났습니다.
비록 비행기로 7시간 떨어진 이 곳, 인니에 있지만, 밤을 세워가며 현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질까 말까를 결정할, 제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의 선거였거든요.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 반 쯤 선관위 홈피가 다운되는 바람에 그냥 잠을 청했습니다.
그때 당시 오잔듸가 0.11% 차이로 앞서고 있었죠.
세상에 선거현황이 꿈에서도 나왔습니다. ㅋㅋ

뭐, 야당은 승리 분위기, 여당은 패배 분위기지만, 저로선 씁쓸할 따름입니다.
그나마 희망을 봤기에 완전히 접지는 않았지만, 접는 쪽에 더 가까워졌다고나 할까요.
서울 시장 선거는 0.6%, 26412표 차이입니다. 아 젠장...
문제는 강남에서만 12만표의 몰표가 나왔다는 겁니다.
이래 놓고도 땅나라당은 지들이 서민정당이라고 우기는데, 환장하는 건 그걸 믿는 인간들이 있다는 거죠.
하긴, 부자가 지갑을 열어야 서민이 산다는 논리가 통하는 바닥이니 뭘 기대하겠습니까만.
20대 투표율도 문제입니다.
20%랩니다.
욕이나 할 줄 알지, 실천하는 넘들이 없어요.
이 곳 학교에서 봐도, 정신 빠진 넘들이 대부분이죠.
이런 넘들이 한국의 미래라니, 어둡기 그지 없습니다.
그리고 노회찬 씨 지지율 3%가 눈물나게 아쉽더군요.
사람에겐 누구나 신념이 있는 법이니 이해는 합니다만, 시대를 알아야 준걸이란 말도 있습니다.
한 손이라도 거들어 어떻게든 막아야 할 절박한 상황에도 끝까지 자신의 신념만을 고집할 거라면, 정치하지 마시고 그냥 꿈이나 꾸길 바랍니다.
부패한 정치가 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자신의 이상과 신념만 고집하는 정치가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은 곧, 타인의 뜻을 누르겠다는 얘기니까요.
지지해야 할 때가 온다면 지지하겠지만, 노회찬 씨의 이번 행동은 두고두고 기억할 겁니다.
차선에 차선에 차선으로요.
적을 무너뜨리는 데 필요하면 쓸 지언정, 순수하게 지지할 일은 없을 겁니다.

석패했지만 침착하고 밝은 한명숙 후보의 표정.


경기지사 선거 역시 씁쓸합니다.
4.4%, 19만 1천 6백표 차이.
웃기는 건 무효표가 18만 3천표가 나왔다는 겁니다.
타지역의 열 배가 넘는 기이한 현상입니다.
비리가 있던 없던, 선관위로서는 할 말이 없는 일입니다.
지역별 투표율을 봐도 한심스럽습니다.
당선자의 우세지역은 거의 모두 농촌지역입니다.
쌀 안팔아준다고 멀쩡한 벼 뒤집고, 그것도 모자라 뒤집었다고 경찰 조사 받았던 때가 엊그제입니다.
전 정부는 북한 지원한다고 매입이라도 했는데, 현 정권은 전쟁 대치예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군요.
나랏님 하시는 일에 굽신굽신, 조선시대 노빕니까?
아니면, 찍어주면 논밭에 뉴타운 지정해서 땅값 올려준댑니까?

유시민 전 장관의 아쉬운 표정. 하지만 침통하진 않다.


이번 선거 서울지역은 결국 강남의 승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에 따른 단결력과 행동력, 적이지만 찬사를 보냅니다.
선거는 곧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직접적 행동입니다.
자신들의 이익에 가장 적합한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그들의 행동을 어찌 틀렸다 할 수 있을까요.
쓸 데 없이 이념과 이상을 들먹이는 미련한 인간들이나 조롱 받아야 마땅하지요.
가장 좌측에 있다는 민노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한국이 과연 공산주의 국가라도 될 것 같습니까?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미친 헛소립니다.
정당은 지지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입니다.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이념의 대립은 끝났습니다.
아직도 이념으로 싸우는 뒤떨어진 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남았습니다.
정치세력의 악의적 선동과 어리석은 국민들의 합작품이지요.

제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한국에 대한 희망을 보류한 것은 강남때문이 아닙니다.
20대 투표율과 농촌 지역 투표 결과 때문입니다.
학습이 없는 인간은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요.
불편함을 느끼면 응당 개선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간이고, 그런 노력이 쌓여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욕을 하고, 못살겠다 외치고는 고작 이게 뭔지...
수준이 낮아도 발전이 있는 인간과는 일을 도모할 수 있지만, 제 아무리 수준이 높아도 그 이상의 향상심이 없는 인간과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저 적절한 상황에 거래만 가능할 뿐이죠.
그런데다 수준까지 낫다?
이건 이용대상일 뿐입니다.
키워서 잡아먹는 돼지나 다름 없죠.
누구도 돼지와 일을 도모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찌기 기대를 접고 외국에 나온 것이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에, 한편 씁쓸합니다.
뭐 어쩌겠어요. 내가 있어야 나라도 있는 건데.
그래도 아직은 내 나란데, 훗날에 희망을 걸어 봅니다.

이제 선거를 앞두고 장장 두 달에 걸쳐 화려하게 쏘아 올린 천안함 사태를 어떤 식으로 수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미국, 일본, 중국에 팔아 넘긴 것도 슬슬 드러나기 시작할 겁니다.
중국은 FTA를 가져간 것 같고,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쇠고기 전면개방을 들고 나왔죠?
일본은 과연 뭘 챙겼을까요?
내 나라만 아니면 차암 흥미진진할 한 편의 현재진행형 역사소설입니다.
아니, 솔직히 지금도 약간 재미스럽게 보고는 있습니다.
어떤 헛짓거리를 하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리는 해 두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대비는 해 두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한국은 역사 상, 국가의 위기 상황 때 정부가 백성을 돌봤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나라니까요.
역사에서 얻는 통찰력은 슈퍼 컴퓨터로 예측하는 일기예보 보다 10만 배는 정확합니다.
날씨는 변해도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집단은 더욱 그렇습니다.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의 건승을 바랍니다.
모쪼록 보중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