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아부 - 아무나 못하는 건 능력

명랑쾌활 2024. 5. 10. 09:09

실력도 없는데 아부만 잘해서 승진했다 그러면 사람들이 우습게 본다.

 

아부가 실력 범주에 들어가는지까지는 단언하기 애매하지만 능력인 건 확실하다.

아부 욕하는 사람들의 저변엔 '자신도 맘만 먹으면' 아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옳지 않아서 부조리를 묵묵히 감수한다고 한다.

아니다. 아부도 아무나 못한다

 

자기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짓 하는 거 쉬운 일 아니다.

더군다나 '진심으로' 아부하는 유형은 재능에 가깝다.

주말에 불러서 개인적인 심부름 시키는 거 속으로 엿같다고 하면서도 꾹 참고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주말이라도 부르면 달려가서 윗사람 챙기는 게 마땅하다'라고 생각하고 그리 행하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

직장 상사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이 설마 타인 기분 아예 파악 못할까.

자기가 시키는 불합리한 짓을 부하 직원이 싫은데 억지로 웃으며 하는지, 진심인지 알아채는 정도는 한다.

그런데 진심인 거 같으면 감동이다.

어차피 실력이라봐야 고만고만한데, 자신을 진심으로 떠받들고 섬기는 부하직원에게 마음 가는 건 인지상정이다.

진심으로 떠받드는데, 그런 사람을 실력 떨어진다고 내치는 상사야말로 오히려 냉정하고 비인간적인 거다.

 

아부하는 사람 싫어할 수도 있고, 배척할 수도 있지만, 얕잡아 보지는 말아야 한다.

아부도 자기 희생이 따르는 짓이다.

아무나 못하는 걸 하는 건 어쨌든 능력이다.

 

...난 아부 못하는 쪽이다.

하려면 시늉은 할 수 있고, 뭘 하면 좋아하는지 알긴 하는데 6개월 정도 지나면 멘탈이 못버텨서 결국 내색을 하게 되더라.

 

<아부의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