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2020년 새해 첫날, 그리고 홍수 범람

명랑쾌활 2020. 1. 1. 09:00

여기는 비가 콸콸콸 쏟아지고 있습니다. ㅋㅋㅋ

사계절 구분이 없는 열대 지방에 사는 맛이지요.

덕분에 폭죽 터지는 소리는 안들어도 되겠습니다.

여긴 아직도 명절에 폭죽 터뜨리고 나팔 불고 노는 풍습이 남아 있거든요.

어젯밤에도 주택단지 한복판에서 10시에 폭죽을 터뜨리는 미친놈 천진난만하신 분들 덕분에 짜증이 좀 났었지요. ㅎ


언젠가 말씀 드렸다시피, 여기 살다 보면 시간 감각이 흐려져요.

날짜를 적거나 입력해야 할 때가 되어야 '아, 연도가 바뀌었구나...' 하고 느끼는 정도지요.

게다가 생일이나 기념일에 대해 무딘 편이라 더욱 그렇네요.

뭐 날짜나 연도, 기념일 따위는 사람이 갖다 붙인 거고, 시간이란 건 마치 강물처럼 마디가 없잖아요.

오늘 한 살 더 먹었다고 해서, 한 살 어렸던 어제의 나와 뭐가 다른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한 번씩 끊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은 거 같습니다.

올해도 이렇게 지났구나 돌이켜 보고, 1년 동안 써왔던 공책은 접어 넣고 새 공책을 꺼내 적는 기분 같은 거겠죠.

새 공책에 적어 나갈 내용도 옛 공책에 적었던 거나 별 다를 거 없겠지만요.


이 글을 끄적이고 있는데, TV나 SNS에 홍수 소식으로 난리가 났네요.

어쩐지 어젯밤부터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쏟아 붓더라니...

영상을 보면 자동차가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침수 높이로 보이니까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영상에 나온 지역의 원래 모습입니다.

이 넓은 지역이, 도로와 평야 구분 없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곳이 물에 잠겨있는 한 가운데에 있으면 그 공포감이 장난 아닙니다.

제가 직접 겪어 봐서 그 느낌을 압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464)

인니는 다른 곳은 몰라도 유료도로는 물에 잠기지 않도록 지대를 높게 해서 건설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잠기지 않는데, 아마도 이 포인트가 높은 지대인 반둥에서 태평양 방향의 낮은 지대로 물이 범람하게 되면 휩쓰는 지역인가 봅니다.

이 곳에서 바다 방향으로 더 가면 바로 몇 년전 제가 홍수로 인해 밤새 고립되어 있었던 지역이 나옵니다. 


이외에도 서부 자바 전역에 미친듯이 비가 쏟아져 홍수가 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데, 새해 참 요란하게 맞이하네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다행히 지대가 높아서 침수될 일은 없긴 한데...


올해 다들 별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별일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