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한국식당에서 받은 영수증입니다.
음식값에 서비스 차지를 5% 합산하고 나서, 거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매겼더군요.
인니 상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서비스 차지를 전표에 명시하고 해당 금액을 직원들에게 지급할 경우, 부가가치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급여가 아니므로 근로소득세 부과 대상도 아니고요.)
원론적으로 부가가치세는 '부가된 가치'에 부과하는 세금이니 인니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음식값을 10만원으로 단순화 시켜 예를 들어보면...
음식값 10만원와 서비스 차지 5%인 5천원을 합산한 10만5천원에, 부가세 10%인 1만 5백원을 매겨 총합계 11만5천5백원을 청구한 셈입니다.
원래는 10만원의 10%인 1만원과 10만원의 5%인 5천원을 더해 합계 11만5천원이 나오는 게 정상이죠.
고작 몇 백원 갖고 쫀쫀하게 구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이건 부가세 몇 백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직원 팁이라는 건 핑계고요, 사실은 그냥 음식값 5% 더 받는 겁니다' 하고 손님에게 대놓고 까보인 셈입니다.
종업원들 팁으로 주겠다는 인도적인 명분으로 붙이는 비용입니다.
인니 정부 국고로 들어가 외국인에게 10원 한 푼 혜택으로 돌아올지 아닌지 모르는 부가세와 달리, 직접 대면하는 종업원들이 보다 성심성의껏 응대를 하라고 주는 돈입니다.
정말 나눠주는지 어떤지 탐탁친 않지만, 주겠거니 납득하고 지불하는 거지요.
직원에게 안줄거면 서비스 차지를 받지 말아야 하고, 굳이 5%를 더 받아야 수지가 맞는다면 음식값을 올리는 게 옳습니다.
음식값을 5% 올리고 서비스 차지를 안받으면, 종업원 팁을 따로 더 챙겨주는 손님이 조금이라도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테고요.
남 장사하는데 세금 따지고 그러는 걸로 오해하실까 싶어 말씀 드리는데, 전 한국 식당 가면 가급적 현금으로 계산합니다.
어차피 부가세는 법적으로 내야 하는 거니 내긴 하는데, 사장님이 슥삭슥삭 하고 싶으시면 편히 하시라고요.
인니 국고로 들어가 외국인에게는 10원 한 푼 혜택으로 돌아오지도 않을텐데, 기왕이면 같은 한국인 주머니로 들어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슥삭슥삭은 알아서 재주껏 하는 겁니다.
이익도 본인 몫, 그에 대한 노력이나 리스크도 본인 몫이지요.
서비스 차지 문제도 직원들에게 나눠주든 말든 알아서 할 일입니다.
그에 대한 직원 반발이나 본인 가책, 혹은 세무 조사 시 꼬투리 잡혔을 경우의 무마는 본인 몫이지요.
그런데, 그걸 버젓이 손님에게 전가하는 건 세상을 너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만만하게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부분 그런다고 해서 그 게 반드시 당연한 건 아니지요.
구구절절 썼는데 그냥 단순히 생각해도, 팁에 세금 붙여서 달라고 하면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