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시답지도 않은 인간 쓰레기들과 마주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러려니~ 하고 신경 끊는 건,
살아오면서 세상 이런 저런 사람 만나다 보니 마음이 넓어져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늙어서 귀찮아서 그래.
증오에도 에너지가 소모되거든.
젊었을 때는 에너지가 넘치니까 그만큼 감정도 세게 폭발하는 거고, 그래서 참기 힘든 거야.
늙어서 둥굴어지고 현명해지니까 잘 참는 게 아냐.
애초에 에너지가 많지 않다보니 감정도 그리 강렬하지 않은 거고, 그래서 참기 쉬운 거야.
성욕이랑 비슷한 거지.
제대로 인간 쓰레기라면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면 돼.
꽤 많이 겪어 봤는데, 격렬한 증오는 부질없더라고.
그보다는 그냥 기억에서 지우는 편이 더 쉽고, 효율적이더라고.
늙어서 좋은 점이라고나 할까, 나이 먹으면 기억을 잘 못하고 자꾸 까먹잖아.
망각도 잘만 쓰면 꽤 좋아.
머릿속에서 지운다는 게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어쩌면 증오보다 더 흉폭한 일이야.
내가 주인공인 내 세상 속에서 그 인간의 존재 자체를 지워 버린다는 뜻이니까.
인식하지 않으면 없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