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Balas Budi 2

[인니가 한국과 다른 점] 3. 도움, 감사, 답례

예전엔 나도 '도움'을 한국식으로 인식했다.발리 첫 여행 때, 숙소를 찾는 나를 도와준다고 한 사람이 숙소까지 오토바이로 태워주고서는 돈을 달라고 했을 적에 '인니 참 엿같은 나라네!'라고 욕한 적도 있고 그랬다. 지금은 도움을 받으면 가급적 답례를 하려고 한다. (물론 가장 깔끔하고 유용한 도구인 돈으로)상황과 상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작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적은 돈으로라도 감사의 표시 정도는 한다.인니에도 "담뱃값이라도 하세요."라는 관용적 표현이 있다.관용적 의미가 한국과 다른 점은 한국은 정말 담뱃값만큼 주면 거지 취급하냐고 기분 나빠하지만, 여긴 그보다 덜 줘도 된다는 거다.못사는 나라라서가 아니라, 돈에 체면을 연관시키는 한국과 달라서 그렇다.물론 안줘도 된다.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안준..

돌려 받을 걸 기대하며 베푸는 도움을 호의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과 인니는 서로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그저 다를 뿐인데 단점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인니인들이 매정하다, 자기 잇속만 차린다는 얘길 하는 한국인이 많다. 평소 이런 저런 도움을 주고 배려했는데, 뭐 좀 부탁했더니 거절 당해서 서운했던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매정한 건 맞다. 인니는 한국과 같은 '정'이라는 개념이 없다. 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니, 한국인 입장에선 정없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한국의 정은 '모호한 부채'라는, 외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 있다. 우선, '도움'이라는 게 참 모호하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도움인지, 갚아야 할 도움인지 분명하지 않다. 한국인끼리는 공통적 정서를 바탕으로 가늠하지만, 외국인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도 가늠하는 거다.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