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플로레스 15

[Flores Indonesia] 8/18. Ruteng 읍내

숙소에 짐을 푸는 사이 비가 내리다 그쳤다.숙소 직원 말로는 요즘 들어 매일 11시 쯤 비가 온다고 한다.혹시 몰라 우산을 빌려 들고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루뗑은 인근 반경 서너 시간 거리 내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시골 읍내 풍경이다. 올해 4월 치뤄질 대선 및 총선 때문에 후보 홍보가 한참이다. 인니 선거 포스터는 한국처럼 심하게 정형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종족 전통옷이나 당시 유행하는 옷차림을 입는 식으로 시선을 끌려는 후보 사진이 종종 보여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예전에 블리뚱 Belitung 동부의 망가르 Manggar 지역을 여행할 땐, 어느 후보가 캡틴 아메리카 복장에 자기 소속 정당 로고를 새긴 방패를 든 모습으로 합성한 선거 포스터를 본 적도 있었다. (그걸 사진을 못찍은 ..

[Flores Indonesia] 7/18. Labuan Bajo - Ruteng

6시 반에 눈이 떠졌다.온몸이 쑤시다 못해 뒷목까지 근육통에 욱신거린다. 엉덩이가 아파서 변기에 오래 앉아 있기도 힘들다. 아침 7시, 갓뜬 해로부터 비스듬하게 치고 내려오는 햇빛이 벌써 마치 한국의 가을 한낮처럼 쨍하다. 조식 메뉴는 어차피 팬케잌 한 가지 밖에 없고, 마실 것은 커피와 차 중 선택할 수 있다. 팬케잌은 맛있고, 양도 실했다.수박이 아주 달달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홀짝 거리며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려니, 이제 막 출근한 직원이 내 방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다가온다.출근길에 구눙 마스 Gunung Mas 여행사에 들러 예약했으며, 이따 9시 쯤 데리러 올거랜다.삐딱하게 보자면 소개비를 뜯고자 그렇게 부지런하게 일처리를 한 거겠지만, 딱히 내가 손해 본 것도 아니니 그냥 좋게..

[Flores Indonesia] 6/18. Pulau RInca & Pnatai Manjarite & 둘쨋날 저녁

언덕을 오른다.느낌상, 아까 국립공원 입구 들어오면서 봤던 언덕 꼭대기 정자로 가는 것 같다.초단거리 코스가 맞나 보다. 어제 오늘 아주 그냥 오르막의 향연이다.하루하루 몸뚱아리가 건강해지는 느낌이 너무 기뻐 절로 욕노래가 나온다. 아이 신나라 시발랄라~ 단거리 코스와 중,장거리 코스가 갈라지는 팻말이 서있다. 아마 아까 봤던 건 옛날 코스 팻말이고, 코스를 새로 바꿨나 보다.중,장거리 코스로 가는 방향엔 길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단거리 코스만 도는 모양이다. 드디어 정상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게 과연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선착장 바다 저곳에서 지금 서있는 이곳을 보면서 싸한 느낌이 들었었지... 둘이서 배를 ..

[Flores Indonesia] 2/18. Bukit Amelia, Bukit Cinta - Labuan Bajo

아멜리아 언덕 Bukit Amelia 이라는 곳에 가본다.사진 중앙의 저 둥그런 언덕인 줄 알았는데, 오른편의 옹벽 너머에 있었다. Amelia Sea View 라는 소박한 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 오른쪽의 높은 언덕이 아멜리아 언덕이다. 일단 왼쪽의 작은 언덕에 맛배기로 올라가본다. 와... 와 이런... 와 이런 시ㅂ...멋진 풍경에 나도 모르게 아름다운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사전에 구글맵으로 봤을 때 경치 끝내주겠다 싶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타이밍 좋게 비행기 한 대가 착륙하고 있다. 내가 타고온 비행기도 저 경로로 착륙했을 거다. 착륙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바로 내가 서있는 이 근처고. 나와 다른 여행자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가 공터에 서있다.이 정도로 목 좋은 곳이면..

[Flores Indonesia] 1/18. 10년 만에 드디어 플로레스

2010년 어학연수 당시 장기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267) 인니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전국일주는 엄두도 못내고, 자카르타에서 동쪽 방향으로 돈이나 시간 떨어질 때까지 가보자는 여행이었지요.그런 여행이다 보니 어디서 며칠, 언제 뭐 타고 어디로... 라는 식으로 일정을 자세히 짜진 않았고, 대강 설렁설렁 포인트만 찍는 정도 였는데 여정의 종착지가 될 곳이라고 잠정적으로 생각한 곳이 플로레스 Flores 섬이었습니다.당시 여행은 족자에서 브로모로 가는 장거리 버스에 진이 빠지고, 브로모에서 제대로 눈탱이 한 번 맞고, 다시 브로모에서 발리까지 가는 교통편도 뒤통수를 맞은 3연타에, 발리에서 뻗어 버렸지요.덕분에 발리에서 추스리고, 한 발 짝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