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친구 4

나이 서열이라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결혼만 해도 위아래 3~4살 정도 여유는 줍니다. 안그러면 매칭율이 너무 낮아지니까요. 그런데 친구는 동갑만 먹어요. 심지어 동갑인데 기수로 나누기도 하고. 거기에 '빠른'까지 들어가면 개족보 꼬이고 난리도 아닙니다. 지랄도 참 개지랄이죠. 그깟 나이가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1월1일생이 12월 31일생에게 형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건 지랄의 극치입니다. 그게 다 나이로 서열 가르는 군대식 문화의 대가입니다. 가장 가까운 인간 관계를 가족, 연인, 친구라고 하잖아요. 근데 나이 먹고 친구 먹을 사람 만나기 힘들죠? 동갑이라는 조건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친구가 될 사람 후보군이 확장되는 겁니다. 위아래 1살 터울만 허용해도 친구 후보군이 세 배로 늘어납니다. 쓰잘데기 없는 서열 문화만 버리면, 당신의 친구가..

단상 2021.06.17

옛날 사진

본가 책장 한켠에 이 게 놓여 있더군요. ㅎㅎ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사진입니다.경주였던 걸로 기억해요같이 몰려다니던 친구들과 가위바위보로 이긴 한 명이 시키는대로 포즈를 취하고 찍은 겁니다.사진 맨 오른쪽 친구는 그 와중에 뽀큐를 날리고 있네요. ㅋㅋ 어떤 친구는 교사가 되었고, 어떤 친구는 일본 게임 회사에 그래픽 파트 직원으로 몇 년 간 일했던 경력으로 지금은 한국의 모회사 홍보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도쿄대를 졸업했다는데 지금은 뭘 하는지 모르겠는 친구, 필리핀에서 사업하고 있는 친구, 반도체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도 있습니다.저 당시엔 훗날 그렇게 될 거라는 걸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겠지요. (아, 교사가 된 친구는 예외입니다.)저만해도 인니에서 살게 될 거라는 건 커녕, 인니라는 나라의 존재 자체도..

단상 2020.01.29

권위주의적 인간은 동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권위주의적 인간은 동등을 인정하지 않는다.권위주의라는 말 자체가 위계서열과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이니 당연한 말이긴 하다.자신이 복종해야 할 사람과 자신에게 복종해야 할 사람, 오직 상하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권위주의적인 인간이다.하지만 자신과 동등한 지위거나, 자신과 다른 위계에 속한 사람과의 협업은 어떨까?응당 동등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상황이 되면, 권위주의 인간은 협업의 테두리 내에서 또 다른 위계를 확립하려고 한다.자신이 무조건 우두머리를 맡겠다는 뜻이 아니다.자신이 인정할 수 있는 보다 높은 권위을 가진 다른 사람이 우두머리를 맡겠다면 기꺼이 인정한다.권위주의 인간에게 위계가 없는 관계는 불완전한 관계다.자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기 권위를 내세울 의사가 없는 상..

단상 2017.09.23

내 여유를 네 여유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해.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거의 항상 여유는 있어.돈으로 거의 대부분을 살 수 있는 세상에서, 금전적 여유는 곧 마음의 여유니까.그런 의미에서 돈을 빌려줄 여유도 늘 있는 셈이지.여유 한도 내에서는 군말 없이 빌려주는 편이야.친분이 있는 사람이 돈이 필요한 상황이 됐을 때, 내가 빌려줄 수 있다는 것도 기분 괜찮은 일이니까.어차피 여윳돈에서 빌려주는 거라 꼭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떼먹힐까봐 걱정하는 스트레스가 큰 것도 아니고.그런데 말야, 이유 묻지 않고 선뜻 빌려주다 보면, 빌리고 갚는 일이 잦아지는 사람이 꼭 나오더라고.처음에는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묻다가 나중에는 별 부담없는 표정으로 "빌려주세요"라고 한단 말이지.아마도, '당신 여유 있는 거 알아요. 저 빌리면 꼬박..

단상 2017.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