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좆소기업 2

[그 회사 이야기] 4. 후일담

퇴사 후 간간히 그 회사에 대한 소식이 들려왔다. 굳이 알아본 건 아니다. 한인 사회는 좁다. 내 대체로 들어온 현지 채용은 사내 현지인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문제가 되어 1년도 안되어 해고됐다. 공장은 꽤 먼 곳으로 다시 이전했다. 땅값과 인건비가 엄청 싼 대신 엄청 시골인 지역이다. 회사에 순종적이던 간부 직원 일부를 선별하여 급여 인상과 주거비 지원을 조건으로 새 공장에 데려갔다고 한다. 나머지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오너 매제가 방법을 알려줬을 거다. 원래 공장은 들어간 돈의 두 배 차익을 남기고 매각됐다. 그 이익은 회사 매출로 인한 이익금이 아니라, 오너의 투자 수익이다. 매년 납품 단가를 후려쳐서 힘들지 않은 적이 없다는데도 왜 모두들 대기업 하청을 하..

소오~설 2023.12.20

[그 회사 이야기] 3. 처세의 달인, 그 부장

사택 제공이 입사 조건 중 하나였지만, 일 시작한 두 달 간은 임시로 남의 회사 기숙사에 얹혀 살았다. 전무가 한국에서 발령 온 후에야 그 기숙사를 나와 주택에서 살게 됐지만, 전무를 모시고 살아야 했다. 전무 가족이 따로 나올 때까지 임시로. 전무는 직장 상사인 자신을 아버지처럼 여기라고 했지만, 정작 그는 부하직원을 머슴처럼 대했다. 오너는 아직은 시험 운영 기간이니 일단 그대로 지내고, 공장 새로 짓기로 결정하면 그 때 사택을 따로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입사 1년 후, 회사는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처음 공장 건축 설계도에는 없던 기숙사가 수정된 설계도엔 들어가 있었다. 오너 매제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다. 그는 '직원들 퇴근해봐야 헛짓거리나 하고, 출퇴근 오고가는 게 시간낭비 돈낭비이며, 평일 일..

소오~설 2023.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