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우기 4

인니의 환절기

1년 내내 더운 열대지방에 환절기가 있겠냐 싶겠지만 실제로 있다. 한국 환절기에 병치레가 많은 것처럼, 인니도 그렇다. 본격적인 우기로 들어가는 12월, 1월이다. 이즈음에 피부 트러블이나, 배탈, 몸이 쑤신다던가 하는 증상이 자주 일어난다. 컨디션이 좀 안좋다라는 느낌이 계속된다. 아마도 습기가 높아지면서 곰팡이류가 기승을 부려서 그렇지 않나 추측한다. 인니에 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은 이런 변화가 없다. 오래 살아서 풍토에 적응한 사람에게 나타난다.

누전 화재 일어날 뻔

방안에 뭔가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여기저기 킁킁 거리고 수색했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네요. 이 집에 이사 온지 거의 1년 됐는데, 그동안 멀쩡했었는데 말이죠.아마도 우기철 심한 습도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뭐 한국이라도 오래된 집이라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지만, 인니는 좀 더 조심해야 합니다.한국은 국가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전기 설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엄격하지만, 인니는 아니거든요.물론 인니도 그런 규정이 있긴 합니다. (인니가 무슨 야만국도 아니지요. ㅎㅎ)공장의 경우, 국가의 허가를 받은 전기 업체의 배선 도면을 제출해야만 인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문제는 인니 행정력의 부족으로 민간 건축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매우 느슨하다는 점입니다. (공장만 봉이지요. ㅋㅋ 인니 ..

2020년 새해 첫날, 그리고 홍수 범람

여기는 비가 콸콸콸 쏟아지고 있습니다. ㅋㅋㅋ사계절 구분이 없는 열대 지방에 사는 맛이지요.덕분에 폭죽 터지는 소리는 안들어도 되겠습니다.여긴 아직도 명절에 폭죽 터뜨리고 나팔 불고 노는 풍습이 남아 있거든요.어젯밤에도 주택단지 한복판에서 10시에 폭죽을 터뜨리는 미친놈 천진난만하신 분들 덕분에 짜증이 좀 났었지요. ㅎ 언젠가 말씀 드렸다시피, 여기 살다 보면 시간 감각이 흐려져요.날짜를 적거나 입력해야 할 때가 되어야 '아, 연도가 바뀌었구나...' 하고 느끼는 정도지요. 게다가 생일이나 기념일에 대해 무딘 편이라 더욱 그렇네요.뭐 날짜나 연도, 기념일 따위는 사람이 갖다 붙인 거고, 시간이란 건 마치 강물처럼 마디가 없잖아요.오늘 한 살 더 먹었다고 해서, 한 살 어렸던 어제의 나와 뭐가 다른 것도 ..

우기 초입 무렵 날개미 떼죽음

인니어로는 라론 Laron 이라고 하고, 한국어로는 흰개미로 번역합니다.이름만 흰개미고 사실 바퀴벌레 사촌이라고 하는군요. ㅋㅋ 건기에서 우기로 접어드는 10월 무렵이면 날개미들이 그야말로 미친듯이 불빛을 향해 돌진하고 장렬히 전사합니다. 주변에 인가가 별로 없던 예전 회사는 정말 엄청났었죠.약 5일 가량 매일 사진에 나온 정도 수량이 바닥에 쌓였었습니다.생명체에게 있어서 생식은 가장 장렬한 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