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오리 3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3. 세 마리가 남았다.

데려온지 2주 정도 지났다.고양이는 1주일쯤 전, 집을 비운 사이 사라졌다.집 근처에 나갔다가 다른 집 꼬마에게 잡혀 간 모양이다.귀여운 놈이라 어디 가든 사랑 받고 잘 클 거다.사료를 먹지 못하고, 아무 거나 주는 대로, 혹은 알아서 챙겨 먹어야겠지만.핑크와 연두는 죽었다.길거리에서 파는 병아리나 오리는 대부분 상태가 시원찮은 것들이기 마련이다.튼튼하고 건강한 놈이라면 놓아 기르기만 해도 지가 알아서 클테니, 굳이 팔 리가 없다. 새끼 오리는 병아리에 비해 덩치가 확연히 커졌다. 병아리들과 늘 붙어 다닌다.어쩌면 자기가 되게 못생긴 병아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병아리들도 이제 솜털이 빠지고 깃털이 자라기 시작했다. 초반에 가장 활동적이고 용감했던 노랑이는 뒤꽁무니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부어 올랐다...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2. 같은 새끼면 병아리가 고양이보다 센듯

새끼 고양이 사료를 사왔다.아직 새끼라 물에 불려서 줬다.그런데 어찌 된 게, 병아리와 오리가 더 잘먹는다. 노랑이가 부리를 코에 들이밀어 고양이를 밀어낸다. 못난 놈... ㅋㅋ 고양이가 작전을 바꿨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며 위협을 가한다. 작전이 통한듯 하다.병아리들과 오리가 탁자 밑으로 숨는다. 의기양양하게 접시를 차지하는데... 병아리들과 오리가 다시 기어 나온다. 자기들끼리 뭔가 상의를 하는듯 하더니... 용감한 노랑이가 다시 고양이에게 부리를 들이댄다. 정말 못난 놈... ㅋㅋㅋ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1.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러고 싶어서

2015년 말 경,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외로움에 못이겨 중도에 접고 찌르본 Cirebon 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서 한달 가량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593 참조)현지인들만 사는 시골 깡촌 마을에서 재기를 위해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한 친구였지요. 지내는 동안 시골 깡촌 현지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어느 날 친구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병아리와 오리를 사와서, 길러보기도 하고요.그 때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병아리와 새끼 오리를 사왔다.뜬금없이 왠 병아리냐 물었더니, 그냥 지나다 팔길레 아무 생각없이 샀다고 한다. 새끼 오리들은 왠지 측은하고 애잔해 보였다. 물을 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