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에어컨 4

에어컨 이야기

인니는 1년 내내 에어컨을 쓰기 때문에 3~6개월 마다 필터 청소를 한다. 필터 청소는 AS 대상이 아니다. 직접 할 수도 있지만 보통 뚜깡 아쎄 Tukang AC 라고 부르는, 에어컨 기술자를 부른다. * tukang 기술자 AC 에어컨 정기적으로 필터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감이 꽤 안정적이라, 뚜깡 아쎄는 어지간한 동네엔 다 있다. 에어컨 기술자라는 말 그대로, 어지간한 고장도 고친다. 인니도 AS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닌데 대응이 느리고 비용도 싼 것도 아니라, 어지간하면 뚜깡 아쎄에게 시킨다. 입소문 장사라 실력 괜찮고, 가격을 터무니 없이 속이지 않는 사람이 살아남기 마련이다. 그렇게 살아남은 기술자들은 각자 자기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개념이 있어서, 동네마다 실력이나 인성의 편차가 있다. ..

상대방 이득만 따지는 흥정

이사 갈 집에는 에어컨이 두 대 있었다.하나는 집주인, 다른 하나는 전 세입자 것이었다.전 세입자는 자카르타로 이사갈 예정이라고 했다.세들어 사는 삶이라 이사가 잦기 때문에 짐 느는 것도 부담이고, 설치하랴 해체하랴 복잡한 것도 귀찮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새로 사고 싶지 않았다.아마 전 세입자 입장에서도 해체하느라 돈 들고, 그 거 또 이삿짐으로 날라야 하는 것도 부담일 터였다.집주인을 통해 전 세입자의 에어컨을 내가 사면 어떻겠냐는 뜻을 전했더니, 전 세입자는 250만 루피아라는 값을 제시했다. 가장 작은 출력에 2년 중고인 이름도 잘 모르는 브랜드의 에어컨이 250만 루피아라...새 제품 가격이 300만 루피아일 거다. 그것도 2년 동안 물가 오른 거 감안해서 그렇다.전 세입자는 2년 전 자신이 구입했..

에어컨 모양 선풍기

에어컨인 거 같지만 내용물은 선풍기입니다. 허영심을 충족시켜 줄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네요.케이스는 못쓰게 된 에어컨 케이스 재활용한 거라고 100% 확신합니다. 일반화 하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만, 제가 본 바로는 인니인들 시샘도 여간 아닙니다.주택단지에서 한 집이 집을 개축하면, 많은 집들이 따라합니다.뭐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집이니 낡기도 비슷하게 낡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 하면 따라 한다는 건 확실합니다.어느 마을의 한 집이 바닥에 까는 매트리스를 침대로 바꾸면, 그 집과 소위 '급'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집들이 너도나도 침대를 들입니다.빚을 내건, 값이 싸서 좀 후지지만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제품을 들이건 말이죠.그러다 보니 에어컨 모양 선풍기도 있을 수 있겠지요.뭐 귀엽네요. ㅎ

낙동강 오리알

살고 있는 집을 연장했습니다.낡은 집이라 싸게 계약할 수 있었지만, 처음 지을 때 정성들여 지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쾌적한 집이었지요.다만 에어컨은 정말 문제였습니다.10년 이상은 됐는지 냉방도 시원찮고, 전기도 많이 먹더군요.반년 전에 고장이 났었을 때 관리인 아줌마(집주인 대행인)에게 고쳐달라고 했는데, 기술자가 와서 워낙 오래된 모델이라 부품 찾기 어렵다고 했었지요.(집을 임대하면서 에어컨도 포함됐기 때문에, 고장나면 집 주인이 고쳐야 합니다.)새 것으로 교체한다면 보증금을 더 달라고 하길레 동의했었습니다만, 그 후로도 차일피일 미뤄서 무려 5주 동안 고장난 채로 지낸 끝에 부품을 찾았다며 다시 기술자를 보냈습니다.참 지독한 사람들이지요. ㅎㅎ기술자는 고치고 나서, 만약 다시 고장난다면 새..